아이돌 연애, 팬덤 비즈니스 설계

김동은WhtDrgon. 20240301

팬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표면적으로는 인기를 얻으면 되는 식으로 구조가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교와 커뮤니티의 복잡한 특성을 가미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구성원은 돈과 시간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자원을 '소비'형식으로 투자합니다. 그 투자를 유치하려는 컨셉 제시가 있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나 음악이나 가수를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선, 약속 기반의 후원, 종교적인 신념에 비유될 수 있을 정도의 헌신을 요구합니다. 아이돌의 성공은 기획사의 기획과 그것에 응하는 팬덤의 호응으로 단계적 성장 달성의 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속적 상품개발과 소비, 흥행과는 다릅니다. 

팬덤 비즈니스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단순히 팬을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투자자를 유치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팬덤 구성원들은 투자적 소비를 하게 되며, 이는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직접적인 금전적 보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먹튀 사례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커뮤니티는 모두 약속기반이지만, 국가, 회사 등은 헌법/형사/민사법을 기반으로 현실성을 강하게 가지는 반면, 종교나 지역 커뮤니티, 학교, 직장 문화는 상대적으로 구속력이 약하지만 법, 계약, 약속은 구속력 차이일 뿐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하는 같은 종류의 것입니다. 

컨셉과 디자인 역시 약속입니다. 안전한 디자인은 안전해야 하고, 피부과학적 컨셉은 피부과학적이어야 합니다. 착각을 유도하면 기만, 사기가 됩니다. 나중에 착각은 자유일 뿐 이게 뭐가 문제냐고 해서는 안됩니다. 

종교와 마찬가지로, 팬덤 커뮤니티도 '약속'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속은 팬덤 커뮤니티의 지속적 소비의 근간이고, 커뮤니티 내에서의 금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팬덤 커뮤니티 내에서는 아이돌의 연애와 같은 일이 큰 문제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약속된 계약의 바깥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행동이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심각한 위반으로 간주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금기는 불교의 육식금지, 천주교의 결혼금지처럼 해당 커뮤니티 내의 문화적 기호화의 결과입니다. 결국, 팬덤 비즈니스에서의 성공은, 처음부터 이러한 약속의 설계와 조성, 이행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접근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팬덤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약속의 설계에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며, 이는 팬덤 프로젝트가 종종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세계관 설계는 단순히 마왕이나 초능력 같은 설정을 넘어서, 팬들과의 약속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데에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 글이 자칫하면 '배우, 아이돌은 연애하면 안 되나?' 같은 반론을 부를 수 있는데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커뮤니티 약속 설계를 애초에 그렇게 했으면 큰 문제가 벌어지지 않습니다. 목사님들은 결혼하든 육식하든 아무 문제없으니까요. 정치든 연예든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작은 일탈이 치명적이 되지만, 어떤 사람은 무슨 사고를 쳐도 별 일 아닌 것처럼요. 잘 벌리는 방향으로 그렇게 컨셉을 설계했다면 그 컨셉을 지켜줘야 하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