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은WhtDrgon 240225
전화교환수 포스팅이 타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고, 저마다 관점이 다르다는 흥미있는 상황 때문에 저도 유행에 편승하여 느낌을 하나 포스팅해봅니다.
GPT의 1줄요약 : 직업 세계의 변화와 기술 진보 속에서 개인이 자신의 역할과 사명을 재정의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
1. 직업은 원래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기술 등장으로 대규모로 바뀌기 때문에 이슈가 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죠. 버스 운전석의 앞뒷문 개폐기와 요금수령기계, 자동전화교환기, 셀프주유기 같은 예가 있죠. 반면, 좌판이나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주던 방식에서 사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물건을 담는 셀프가게가 1930년에 생겼고,이후 '슈퍼마켓'은 '캐셔'라고 부르는 매장 톨게이트 수금원 직업을 탄생시켰죠. 그리고 그 캐셔가 지금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죠.
2. 직업 구인 공고에 보면 JD와 JS가 있습니다. JD는 잡 디스크립션. 일의 작업에 대한 내용이고, JS는 잡 스펙. 갖춰야할 능력, 우대사항, 소양 같은 것입니다. 이중 JD 자체가 일자리, 비용을 만들기 때문에 자동화의 공략 시장이 됩니다. '일을 더 능숙하고 쉽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람의 경쟁력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JS쪽이 직업의 변화에서 더 큰 역할을 한다라고 할 수 있겠죠.
3. 하지만 격변 수준의 직업의 변화는 체계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사실상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히든 피겨스에서는 직원들이 자신들의 컴퓨팅 업무를 대체할 기계인 '컴퓨터'를 공부하는 멋진 내용이 나오지만, 전화교환수가 시대의 미래를 읽고 미리 공부해서 자동전화교환기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드라마 영화같은 느낌입니다. 버스안내양이 운전을 배워서 버스기사가 된다거나, 비행승무원이 기장이 되는 것도 드라마틱하긴 하지만 적어도 이걸 '해결책'이라고 부를 수 있는건가. 이런 면에서 보면 AI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AI를 배우라는 말도 이상해보입니다. 그렇다고 의미없으니 아무것도 안할 수도 없는 것이죠.
4. 돌이켜보면 전화교환수 역시 혁신의 결과였습니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그래서 너무도 익숙하게 정형화되서 못 느낄 뿐 '상담원'이라는 특유의 느낌도 그냥 생긴 것이 아닙니다. 1878년 17세의 에마 너트(Emma Nutt)가 남자 일색의 전화교환 직업시장에 교양있는 화법과 정확한 발음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전화교환수를 서비스직으로 바꾸며 여성 전화교환수의 시대를 열었던 것이고, 한국의 시대도 여기에 무관하지 않았겠죠.
5. 사명의식. JS. 잡스펙은 결국 '직능인'을 규정하는 사양입니다. 스펙의 위에는 그 스펙이 지향하는 방향, 즉 사명을 가진 캐릭터가 있습니다. 부캐라고 해두죠. 저 역시 스스로를 게임기획자라고 생각하지만, 왜 게임기획자인가 생각해보면 결국 '미지를 만드는 사람'. 그래서 지금은 세계관 제작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업가만 사명과 비전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마치 예술가들처럼 자신의 사명을 구축해야하는 시대. 나의 '직업인' 캐릭터는 어떤 사명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능숙한 인간 JD 산출역할인가?
6. 물론 우리 주위에는 주식으로 떼돈벌게 해주겠다는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그들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책과 강의로 현재 사람들의 관심사로 수익을 올립니다. 부도덕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콘텐츠는 유저를 거절할 수 없거든요.
7. 아무도 모르는 미래는 어떻게 대비한단 말인가. 쯔나미가 몰려들면 결국 고지대 뿐이겠죠. JD가 통합되면 JS. JS까지 삼킬정도의 격변이면 직능인 캐릭터, 직능이 소멸하면 직업인 캐릭터, 능과 업이 모두 삼켜진다면 이제 사명이 남겠죠. 너무 거창하고 형이상학적이지만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생계,가족,인생까지 걸린 일이라면 사명이란 단어도 급에 맞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시장논리적으로 철학과 예술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AI를 배우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가? 물론이죠. 분명 도움이 될겁니다. 하지만 그 학습은 어느쪽을 위한 것입니까? JD? JS? 아니면 내 부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