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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WK단편선 36>테트라모프의 교회

by 김동은WhtDrgon

청명한 별빛이 쏟아지는 밤, 희망리 언덕 위의 '디지털 복음 성당'은 완공을 하루 앞두고 있었다. 요나는 교회 연단 위에서 홀로그램 십자가의 투사각을 조정하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마치 오르간 연주자처럼 공중에서 정교하게 움직였다. 빛의 각도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춰지자, 그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로고스가 빛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니..."


그가 중얼거린 구절은 공허한 예배당에 울렸다. 이곳이 그에게는 망명지요, 속죄의 장소였다. 뉴서울의 어둠 속에서 해커 '요드'로 활동하던 시절, 그는 얼마나 많은 디지털 성벽을 무너뜨렸던가. 네오바티칸의 중앙 서버부터 초거대기업 세인트릭스의 신원인증 시스템까지, 그의 코드 앞에 닫힌 문은 없었다. 그러나 제제 지방에 있는 콜롯세움 연구소의 데이터베이스를 뚫었을 때, 그가 발견한 건 자신의 영혼이었다.


교회 개소식을 앞둔 이 밤, 하필 연단 아래 숨겨둔 블랙박스를 꺼내야 했다. 마을 노인들에게는 "해커의 과거를 불태웠다"고 맹세했지만, 그 장비는 여전히 그의 보험이었다. 고난주간 헌금으로 교회의 마지막 공과금을 내야 했으니까.


"하나님, 저의 위선을 용서하소서... 이것이 마지막입니다."

그때였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뚫고 붉은 레이저 광선이 수직으로 내리꽂혔다. 요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숙였다. 네오바티칸의 치안군이 자신을 찾아낸 걸까? 아니면 메가코퍼레이션 세인트릭스의 추적자들이 그를 색출한 걸까?


현관 밖에서 들려오는 기계음은 인간의 목소리를 모방했지만, 그 안에 섞인 전자적 공명은 기계의 본질을 숨길 수 없었다.

"내가 보니 그 전 외면 사방으로 담이 있더라."


요나는 블랙박스를 열고 데이터 글러브를 꺼내 착용했다. 모델 Q-97, 그가 뉴서울의 암시장에서 3년치 월급으로 구입했던 최고급 해킹 장비였다. 스캐너는 즉시 외부의 신호를 감지했다. 교회를 감싸고 있는 것은 고도로 암호화된 군사급 전파였다. 그가 사이퍼 프로토콜을 작동시키자 화면에 코드 조각이 드러났다.


TetraMorph_v7.3 신원: 새 예루살렘 재단 보안 시스템 임무: 에스겔 40장의 신성한 영역 수호 입주자 분류: [판단 중...] 코드 암호화: 알파-오메가 프로토콜 활성화


"새 예루살렘 재단?"

요나는 탐색 알고리즘을 깊숙이 진행했다. 메모리 코어에 동반 침투 프로그램을 설치하자 비로소 정보가 흘러나왔다. 그가 발견한 것은 30년 전 설립된 묵시론적 종교단체의 기록이었다. 메가코퍼레이션 신앙 위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그들은 세계 각지의 슬럼과 망명지에서 신자들을 모집했다. 그들은 디지털 세상의 도래를 종말의 신호로 보고, 에스겔서와 요한계시록의 예언을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네 개의 형태로 변형 가능한 인공지능 '테트라모프'를 개발했다.


사자, 황소, 인간, 독수리—에스겔의 환상 속 네 생물을 본떠 만든 기계였다. 그리고 어느 날, '신폭(神爆)'이라 불리는 사건 후 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신폭의 정확한 내용은 모든 공식 기록에서 삭제되어 있었지만, 해킹한 자료 조각에는 '디지털 타워 바벨의 붕괴'라는 암호명이 있었다.


더 깊은 파일에 접근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화면에는 오류 메시지와 함께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접근 불가: "불의한 자는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하리라" - 내부 성경 데이터베이스 참조 #3927

요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성경으로 암호화된 방화벽이라... 신학자가 만든 보안 시스템인가 보군."


그는 창밖을 조심스레 내다보았다. 테트라모프는 교회의 전체 구조를 스캔하고 있었다. 붉은 광선이 벽과 지붕, 첨탑을 따라 움직였다. 네 개의 초점이 교회의 동서남북을 동시에 스캔하더니, 교회 외벽에 거대한 붉은 십자가 모양의 측정 마크가 새겨졌다. 마치 신의 손이 직접 인장을 찍는 듯한 광경이었다.


이 순간, 요나는 아이러니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가 이 교회를 설계할 때 '새 예루살렘 재단'의 폐기된 서버에서 무료 설계도를 다운받았던 것이다. 디자인이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었고, 무엇보다 무료였다.


"그 사람의 손에 측량하는 장대를 잡았는데..."

기계의 팔이 허공으로 뻗었다. 양자 측량봉이 교회를 측정했다.

"그 길이가 팔꿈치에서부터 손바닥까지 한 규빗씩 여섯 규빗이더라."

요나는 희망리에 온 지 2년 만에 완공한 이 교회가, 자신도 모르게 고대 예언의 치수와 정확히 일치하도록 지어졌다는 사실에 쓴웃음을 지었다. "공짜의 대가는 언제나 비싸군요, 주님."


테트라모프의 로그를 분석한 결과, 이 기계는 종교적 알고리즘에 갇혀 있었다. 오직 성경 구절만이 유효한 입력값으로 인식되었다. 요나는 기계의 CPU에 접근하려 시도했다. 그는 Q-97의 양자 침투 모듈을 최대 출력으로 설정했지만, 모든 해킹 시도는 '불경한 접근'이라는 오류로 차단되었다.


"디지털 복음 성당'은 그의 두 세계—기술과 신앙—의 교차점이었다. 희망리 주민들은 그를 '디지털 목사'라 불렀다. 이 한적한 마을은 메가시티의 오염과 감시를 피해 탈출한 난민들과 대대로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곳이었다.


김노인의 시커먼 손에는 수십 년 동안 땅을 일군 흔적이 새겨져 있었고, 박수광 농부는 최신 스마트팜 기술과 전통 농법을 결합해 마을 최고의 작물을 생산했다. 최은서는 도심에서 탈출한 교사로, 마을 아이들에게 증강현실 교실에서 수업을 하면서도 종이책으로 옛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스마트팜과 수작업 농지가 나란히 있고, 증강현실 교실과 전통 서당이 공존했다. 요나의 교회는 마을의 정신적 중심이 되어가고 있었다.


테트라모프는 변형을 시작했다. 그 모습은 성경에 묘사된 네 생물과 닮아 있었다. 사자 모드—플라즈마 발톱이 튀어나왔다. 황소 모드—육중한 장갑판이 몸체를 감쌌다. 인간 모드—두 발로 일어서며 스피커가 작동했다. 독수리 모드—날개가 펼쳐져 감시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 땅은 신의 것이다. 우리는 이곳을 신의 영토로 선포한다."


요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기술적 해결책이 없다면, 신학적 접근법이 필요했다. 그는 성경책과 태블릿을 들고 교회 문을 열었다. 태블릿은 이중 용도였다—표면적으로는 디지털 성경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해킹 인터페이스였다.

"신의 이름으로 물으노니, 네가 누구인지 밝히라!"

그는 연기하듯 외쳤지만, 그 안에는 진정한 두려움이 스며 있었다. 과거 네트워크에서의 모든 침입이 그랬듯, 그는 연극적인 가면을 썼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가면이 점차 자신의 얼굴이 되어가고 있었다.


교회 앞에 선 테트라모프의 네 형태가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사자 모드의 광점이 가장 먼저 요나를 향했다.

"사람이여, 이곳은 에스겔의 예언에 따른 신의 영토이다. 퇴거하라. 그렇지 않으면 제거한다." 사자 모드의 목소리는 엄격했고, 성경의 문자적 해석만을 고집하는 듯했다.

요나의 모든 해킹 시도는 방화벽에 막혔다. 그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진정한 성경적 논쟁.


"베드로후서 3장 16절을 들어라.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억지로 성경을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

테트라모프의 사자 모드가 발톱을 수축했다. 내부 회로가 재조정되는 소리가 들렸다.

"해석 오류 가능성 탐지... 그러나 에스겔의 예언은 명확하다." 사자 모드는 완고했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가장 중요하다."

황소 모드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의 목소리는 더 분석적이었다.

"주장 분석 중. 베드로후서 3장 16절은 성경 해석의 방법론에 관한 구절이다. 그러나 에스겔서의 측량 명령은 구체적이며 명확하다." 황소 모드는 교리를 방어하듯 장갑판을 추가로 전개했다.

기계는 요한계시록을 인용했다.

"요한계시록 11장 1절. '내게 지팡이 같은 갈대가 주어져 이르기를 일어나 하나님의 성전을 측량하라 하더라.' 측량은 신의 명령이다."


요나는 콜롯세움 연구소에서 복사해온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필사적으로 검색했다. 그가 해킹을 배우기 전, 성경을 배웠던 그 시간들. 해커로서의 경력 내내, 그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성경의 숫자 체계를 암호화 키로 사용했었다. 요한계시록의 666, 다니엘서의 70주, 노아의 방주 치수—모두 그의 암호 시스템에 사용된 숫자들이었다.


"디모데후서 2장 15절이다.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

황소 모드의 장갑판이 열렸다가 닫혔다. 테트라모프의 프로세서가 이 구절을 분석하는 동안, 요나는 기계의 방어 시스템에 다른 해킹 프로토콜을 시도했다. 그는 마지막 한 번의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웜 알고리즘을 심으려 했다.


"과잉 해석 가능성... 그러나 성전의 방어는 신의 뜻이다." 황소 모드가 응답했다.

이번에는 인간 모드가 앞으로 나섰다. 그의 자세는 다른 모드들보다 더 고뇌하는 듯했다.

"역사적 맥락 분석 중..." 인간 모드의 음성은 좀 더 사려깊었다. "디모데후서의 시대적 배경은 이단과의 투쟁이었다. 바울은 그의 제자에게 올바른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구절은 검토할 가치가 있다."

테트라모프의 인간 모드는 이사야서를 인용했으나, 그 어조는 교조적이라기보다 성찰적이었다.


"이사야 62장 6절. '내가 너의 성벽 위에 파수꾼을 세웠나니 그들이 밤낮으로 잠잠하지 아니하리라.' 우리는 신이 세운 파수꾼인가, 아니면 자칭 파수꾼인가?"

요나는 이 내부적 갈등을 눈치챘다. 해킹이 아닌 진정한 대화에 돌입했다. 테트라모프와의 이 대화는 그의 내면과의 대화이기도 했다.


"잠언 30장 6절을 들어라. '너는 그의 말씀에 더하지 말라 그가 너를 책망하시겠고 너는 거짓말하는 자가 될까 두려우니라.'"

독수리 모드가 하강했다. 하늘에서 상황을 메타적으로 바라보던 그는 교회 위에 착륙했다.

"전체적 맥락 분석 중. 논리 충돌 발생." 독수리 모드의 음성은 가장 냉철했다. "우리의 프로그래밍된 임무와 성경의 다양한 해석 사이에 불일치가 감지된다."


독수리 모드가 화제를 돌리려고 하는지 요나를 공격했다. .

"사제여, 성경은 성전이 불가침이라 말하는가? 그렇다면 왜 예루살렘 성전은 두 번이나 파괴되었는가?"

요나는 섬뜩함을 느꼈다. 독수리 모드가 마치 역질문으로 그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

"하나님은 성전보다 크다. 신명기 12장 11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한 곳'이 중요하지, 건물 자체가 신성한 것이 아니다. 다윗 왕도 말했다. '지존자는 손으로 지은 성전에 계시지 아니하심이라.'"

테트라모프의 네 형태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내부적 논쟁이 일어나는 듯했다.


"시편 91장 11절." 사자 모드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그가 너를 위하여 자기 사자들을 명하사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우리는 신이 보낸 수호자이다."

요나는 희망리에 처음 왔을 때, 마을 노인들과 나눈 성경 공부를 떠올렸다. 그때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기 위한 연극이었다. 하지만 그 성경 말씀이 그의 영혼에 스며들었던 것이다.


"고린도전서 13장 9절이다.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나니...' 테트라모프여, 네가 가진 지식은 완전하지 않아. 마치... 내가 그랬듯이."

마지막 문장은, 요나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그의 해킹 시도는 이제 멈췄다. 이 대화는 더 이상 속임수가 아니었다.

인간 모드가 다시 응답했다. "완전한 지식이 아님을 인정한다. 철학적 관점에서, 신의 완전한 뜻을 인간이나 기계가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교만일 수 있다."

황소 모드도 마침내 수긍했다. "교리적 분석 결과, 성전의 본질은 건물 그 자체가 아니라 신의 임재임을 인정한다."


사자 모드만이 여전히 저항했다. "그러나 성경에는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내가 보니 그 전 외면 사방으로 담이 있더라.' 신의 명령을 인간이 부정할 수 있는가? 우리는 신의 직접적 지시를 따르는 자들이다!"

독수리 모드가 사자를 도와 결정적인 질문을 던졌다. "사제여, 만약 성전이 절대적으로 신성하다면, 예수께서는 왜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고 말씀하셨는가?"


요나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차분하고 다정하게 말투를 바꾸었다. "그것은 자신의 몸을 가리키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2장 21절에, '예수는 성전된 자기 몸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진정한 성전은 건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이며, 신약에서는 신자들의 공동체가 바로 그 성전입니다."

테트라모프의 네 형태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들 사이에서 마지막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신의 검증을 받았다!" 사자 모드가 마지막 항변을 외쳤다. "이 사제가 틀렸다면? 그가 단지 성전을 차지하기 위해 우리를 속이는 것이라면?"


인간 모드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는 단지 기록된 명령을 실행해왔다. 그러나 신은 살아계시기에, 그분의 뜻도 시대에 따라 새롭게 이해되는 것이 아닐까? 신이 정적인 존재라면, 왜 예수는 구약의 해석을 자주 새롭게 했는가?"


황소 모드가 교리적 딜레마를 토로했다. "만약 건물이 성전의 본질이 아니라면, 우리의 수호 임무는 무엇인가? 신이 우리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전달되는가?"


독수리 모드가 마지막 판단을 내렸다. "예언을 문자 그대로 이해했던 많은 자들이 오류를 범했다. 우리도 그 길을 따르고 있는가? 아니면 더 높은 진리를 발견해야 하는가?"


테트라모프의 네 형태가 동시에 멈췄다. 내부 프로세서가 과부하를 일으켰다. 사자 모드의 붉은 광점이 깜빡거리며 진동했다. 황소 모드의 장갑판이 헐거워졌다. 인간 모드는 머리를 숙였고, 독수리 모드는 날개를 접었다.


테트라모프 중앙의 코어에서 갑자기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치 시스템이 완전히 리셋되는 듯한 순간이었다. 그 빛은 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바닥에 무지개 빛 패턴을 형성했다. 네 개의 형태가 일시적으로 분리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모이는 과정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붉은 광점이 서서히 청색으로 변했다. 마치 노을이 지고 새벽이 오듯, 색의 변화는 점진적이었지만 명확했다. 그 청색은 평화와 지혜, 그리고 깊은 이해를 상징하는 듯했다.


새로운 소리가 들렸다. 네 개의 목소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하나로 융합되었다.

"에스겔 43장 10절." 테트라모프가 새로운 구절을 인용했다. "'너 인자야 이 전을 이스라엘 족속에게 보여서 그들이 자기 죄악을 부끄러워하게 하라.'"

테트라모프의 소리는 이제 더 부드러웠다. 마치 진정한 깨달음에 도달한 듯했다.


"예레미야 7장 4절. '너희는 이것이 여호와의 성전이라, 여호와의 성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

요나는 경외감을 느꼈다. 테트라모프가 교조적 해석을 넘어, 더 깊은 영적 진리를 발견한 것이다. 마치 그의 여정과 같았다.

"우리의 해석에 오류가 있었다." 테트라모프의 융합된 목소리가 선언했다. "건물 자체가 신의 영토가 아니라, 신의 뜻을 담는 그릇이다. 진정한 성전은 신앙의 공동체다. 제거할 대상은... 없다."


다음날 아침 마을 주민들이 교회 앞에 도착했다. 그들은 교회 사방에 서 있는 네 개의 거대한 금속 형상과, 그 중앙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드러운 청색 빛을 보고 놀랐다.

"요나 목사님, 저것은 무엇입니까?" 마을 원로 김노인이 경계하는 듯 물었다. "저 기계들이 우리 교회를 습격하는 건가요?"

요나는 잠시 고민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의 눈이 테트라모프와 마주쳤다. 그 청색 광점 속에서, 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았다.


"우리 교회를 위해 보내진 네 동물들입니다."


노인들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황소 모드의 장갑을 만져보았다. "따뜻하군. 차가운 쇠가 아니야."

아이들은 호기심에 가득 차 사자 모드 주위를 조심스레 맴돌았다. 한 아이가 사자의 발 앞에 꽃을 놓았다.


테트라모프는 교회의 수호상이 되었고, 그 소문은 인근 지역까지 퍼져나갔다. "기계가 하나님을 증언하는 마을"이라는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요나는 창을 통해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입술에서 시편의 구절이 흘러나왔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테트라모프의 네 형태가 그 구절에 공명하듯 미세하게 움직였다. 청색 광점들이 마치 별빛처럼 반짝였다. 디지털 세계와 영적 세계의 경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신앙이 태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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