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가 금발에 푸른 눈의 아이를 낳자, 재민의 가족은 그녀를 쫓아낸다. "우리 가문에 이런 유전자는 없다"는 주장과 함께.
민지는 아이와 함께 잿더미 폐공장 지구로 내려가 삶을 재건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우연히 과거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은지라는 정보 브로커의 도움으로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재민은 러시아 출신 금발의 아나와 재민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던 것.
민지는 이 진실로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하지만, 그 결과는 기대와 다르다. 그녀는 자신의 출생에 대한 의문도 품게 되고, 결국 재민과 마지막 대면 후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민지는 아이를 품에 안고 병원을 나왔다. 비가 내린 뒤라 바닥이 미끄러웠다. 그녀는 비틀거렸지만 아이는 꼭 붙잡았다. (주)잿더미의 후계자 재민과의 사이에서 탄생한 금발에 푸른 눈. 이 조합이 그녀의 세계를 무너뜨렸다.
"우리 가문에 이런 눈, 이런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재민의 어머니는 냉정했다. 병실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금속처럼 울렸다.
"DNA 검사 결과가 여기 있어요," 민지가 말했다. "검사가 뭐가 중요해? 보면 알잖아. 이건 우리 아이가 아니야."
[경로 1] 민지는 항변했다. "아이는 당신 아들의 아이에요!" 재민의 어머니는 코웃음쳤다. "그럼 우리 아들이 외도를 했다는 건가?" 민지는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외도? 그녀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
[경로 2] 민지는 침묵했다.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재민의 어머니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훑었다. "오늘 안으로 짐을 빼. 우리 회로에 맞지 않는 부품은 필요 없어."
버스는 도시를 관통했다. 창밖으로 풍경이 세 개의 뚜렷한 층으로 나뉘어 흘러갔다: 상층구역: 재민의 가족과 같은 권력자들이 사는 곳. 유리와 강철로 된 고층 건물들. 중간구역: 일반 시민들의 거주지. 정돈된 아파트 단지와 상점들. 하층구역: 폐공장과 저소득층 주택이 밀집한 곳. 무너진 벽과 녹슨 철문.
도시는 미리 설계된 듯했다. 각 구역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마치 거대한 회로판처럼, 각자의 기능이 명확했다. 상층구역에서는 결정이 내려지고, 중간구역에서는 실행되며, 하층구역에서는 그 부산물이 처리된다.
[경로 1] 민지는 하층구역의 작은 원룸을 구했다. 보증금은 그녀가 결혼 전 모아둔 돈으로 겨우 충당했다. "호환되지 않는 부품으로 분류되었군," 그녀는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경로 2] 민지는 김씨 아줌마의 소개로 폐공장 근처 아파트 5층을 얻었다. 엘리베이터는 고장 나 있었다. "폐기 처분된 모듈의 새 자리군," 그녀는 계단을 오르며 생각했다.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재민 가문의 철강 공장 '잿더미'. 굴뚝에서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올랐다. 밤에도 기계들은 쉬지 않았다.
"깃털처럼 가벼운 혈통." 재민은 항상 그렇게 자랑했다. 그러나 민지는 생각했다. 혈통이란 무엇인가?
재민의 아버지: 이상철 재민의 어머니: 박미영 이상철의 아버지: ? 박미영의 어머니: ?
끝없이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혈통은 수천, 수만 개의 조각들이 결합된 것이 아닌가? "순수한 혈통"이란 애초에 불가능한 개념이 아닌가? 모든 사람은 모듈식 구성품의 집합체가 아닌가?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금발에 파란 눈. 이 아이는 재민을 닮았는가? 아니, 어쩌면 재민이 닮지 않은 누군가를 닮은 것인지도.
잿더미 폐공장의 내부. 열기, 소음, 금속 냄새가 공간을 채웠다. 민지는 철판을 나르며 리듬을 찾아갔다. 다른 노동자들도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마치 거대한 기계의 부품들처럼.
"조심해요, 새 사람." 김씨 아줌마의 목소리가 기계 소리 너머에서 들려왔다. "저 철판 모서리가 날카로워요."
민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 아줌마의 손을 보았다. 상처와 굳은살로 가득했다. 수년간의 반복된 노동이 새겨놓은 지도 같았다.
[경로 1] "어떻게 여기서 오래 일하셨어요?" 민지가 물었다. "선택이 없었지," 김씨 아줌마가 대답했다. "살아남는 법을 배우면 견딜 만해. 우리 모두 이 시스템의 부품일 뿐이야."
[경로 2] 민지는 묵묵히 일했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한 곳이었다. 김씨 아줌마는 민지의 자세를 지켜보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배우네. 결국 모든 부품은 교체 가능해."
첫 주급을 받았다. 숫자는 냉정했다: 수입: 주급 35만원 지출: 보육원비 20만원 + 월세 10만원 + 식비 15만원 결과: -10만원
산수는 단순했다.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
[경로 1] 민지는 공장 관리자를 찾아갔다. "추가 근무가 가능할까요?" "야간 청소 담당이 필요하긴 해," 관리자가 말했다. "하지만 아이는 어떻게 할 거야?" "방법을 찾을게요. 부품처럼 작동할 테니 걱정 말아요."
[경로 2] 민지는 다른 일을 찾기 시작했다. 주말에 식당 서빙, 새벽에 전단지 돌리기. 아이는 옆집 할머니가 봐주기로 했다. 하루에 만원. 또 다른 지출. "다중 기능 모듈이 될 거야," 그녀는 자신에게 다짐했다.
매일 저녁, 일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 순간만큼은 행복했다. 아이의 웃음은 모든 계산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만큼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셋째 주, 공장에서 사고가 났다. 오래된 프레스 기계가 폭발했다. 굉음과 함께 금속 파편이 날아왔다. 세 명의 노동자가 다쳤다. 민지는 간신히 피했지만, 옆에서 일하던 젊은 남자의 팔이 심하게 다쳤다.
"응급차는요?" 민지가 물었다. "사장이 자기 차로 데려갔어," 김씨 아줌마가 대답했다. "왜요?" "보험 처리하기 귀찮으니까. 비용이 올라가잖아." "그럼 치료비는 어떻게..." "우리가 모아서 줘. 항상 그래왔어. 고장난 부품은 최소 비용으로 수리하는 게 효율적이니까."
[경로 1] "이건 부당해요," 민지가 말했다. "신고해야 해요. 우리는 부품이 아니라 사람이에요." 김씨 아줌마는 민지의 어깨를 잡았다. "여기서 오래 살고 싶으면, 규칙을 배워야 해. 시스템의 논리를 받아들이는 거지."
[경로 2] 민지는 침묵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변했다. 이것이 세상의 작동 방식이라면, 그녀도 새로운 규칙을 배워야 했다. "나도 부품처럼 굴지만, 내 프로그램은 달라질 거야," 그녀는 다짐했다.
그날 폐기 서류를 정리하던 중, 민지는 낡은 일기장을 발견했다. 먼지 쌓인 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3월 15일: 그는 나를 보지 않는다. 내 배는 불러오는데. 이 아이의 잘못은 아니다. 단지 내가 '깃털처럼 가벼운 혈통'을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7월 7일: 아이가 태어났다. 그의 눈동자는 파랗다. 머리카락은 금발이다. 그는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마지막 페이지: "이 공장에서 나는 죽을 것이다. 내 아이는 결코 나를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드러날 것이다. 혈통이라는 거짓 구조는 영원할 수 없다."
민지의 손이 떨렸다. 이 일기장은 누구의 것일까? 그리고 왜 그녀에게 이런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걸까?
공장 식당에서 민지는 처음으로 은지를 만났다. 다른 노동자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손에는 굳은살 대신 매니큐어가 발려 있었고, 말투는 교육받은 사람처럼 정제되어 있었다.
"혹시... 당신이 재민의 아내죠?" 은지가 민지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전 아내예요," 민지가 수정했다. "흥미롭네요," 은지의 눈이 반짝였다. "제가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잿더미의 비밀들을 좀 알아요."
[경로 1] 민지는 경계했다. "무슨 도움을요? 당신은 누구죠?" "정보 브로커라고 할 수 있죠," 은지가 미소지었다.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어요. 시스템의 버그를 찾는 사람이에요."
[경로 2] "당신이 어떤 비밀을 알고 있다는 거죠?" 민지가 궁금해했다. "재민 가문에 관한 것들이요," 은지가 속삭였다. "그들이 당신에게 한 일보다 훨씬 더 어두운 것들. 중앙 프로세서의 결함을 알고 있어요."
일주일 후, 은지의 소개로 민지는 시청 기록 보관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낮에는 공장에서, 저녁에는 기록 보관소에서 일했다. 공식적으로는 서류 정리가 그녀의 일이었지만, 실제로는 재민 가문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었다.
[경로 1] 민지는 밤마다 기록을 뒤졌다. 문서들은 오래되었고 복잡했지만, 그녀는 끈기 있게 찾아나갔다. "이건 마치 거대한 회로도를 해독하는 것 같아," 그녀는 생각했다.
[경로 2] 은지는 민지에게 검색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항상 두 갈래로 찾아가세요. 공식 기록과 지워진 기록." "마치 시스템의 표면 코드와 숨겨진 알고리즘을 동시에 파고드는 거군요," 민지가 대답했다.
마침내 발견한 것:
1994년 7월 7일. 재민의 출생 증명서:
이름: 이재민
아버지: -
어머니: 아나 노비코바
1995년 1월 16일 입양 서류:
입양인: 이상철
피입양인: 이재민 (생후 6개월 가량)
양모: 박미영
추가 기록들:
아나 노비코바: 러시아 출신 댄서
1994년 7월 7일: 아들 출산
1995년 1월 15일: 사망 (폐렴)
[경로 1] "이건... 재민이 입양아였다는 거네요," 민지가 충격에 빠졌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은지가 말했다. "완벽한 혈통이라는 회로에 숨겨진 버그죠. 계속 찾아보세요."
[경로 2] 민지는 아나 노비코바의 이름을 메모했다. 이 이름이 일기장의 주인과 관련이 있을까? "아나에 대해 더 알아봐야 해요," 민지가 말했다. "이 모듈이 시스템에서 어떻게 제거되었는지 알고 싶어요."
은지의 도움으로 아나의 사진을 찾아냈다. 푸른 눈, 금발 머리. 민지는 숨을 멈췄다. 그녀의 딸과 똑같은 특징들.
노인은 작은 상자를 건네주었다. "아나가 남긴 마지막 물건들이에요." 상자 안에는 머리빗, 칫솔, 그리고 푸른 리본이 있었다. 민지는 리본을 집어들었다. 금발 머리카락 몇 가닥이 얽혀 있었다. "이건..." 민지의 손이 떨렸다.
"유전자는 숨겨질 수는 있어도 사라지지 않아요," 은지가 설명했다. "재민은 모르게 어머니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당신의 아이에게 나타난 거예요."
아나의 마지막 주소지: 폐공장 근처 아파트 B동 203호. 현재 민지의 아파트와 불과 2블록 차이.
[경로 1] "이 여자가 내 일기장의 주인이었군요," 민지가 말했다. "그리고 재민의 진짜 어머니죠," 은지가 덧붙였다. "시스템에서 제거된 모듈이에요."
[경로 2] 민지는 아나가 살았던 아파트를 찾아갔다. 집주인은 여전히 같은 노인이었다. "아나? 아, 그 불쌍한 러시아 여자..." 노인은 기억을 더듬었다. "호환되지 않는 부품이라고 버려졌지..."
"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에요," 민지가 말했다. "그래요," 은지가 동의했다. "이 도시는 겹겹이 쌓인 비밀로 만들어져 있어요. 당신의 아이는 그 비밀을 폭로했죠. 제거됐다고 생각한 코드가 다시 표면화된 거에요."
은지의 아파트. 테이블 위에 늘어놓은 증거들:
재민의 출생/입양 서류
아나의 비자 신청서와 사진
아나의 사망 증명서
발견한 일기장
푸른 리본
"이제 어떻게 할 건가요?" 은지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민지가 솔직히 대답했다. "복수하고 싶으세요?"
[경로 1] "네, 그들이 나에게 한 일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어요. 시스템의 중앙 프로세서를 타격하고 싶어요." 은지의 눈이 반짝였다. "그럼 계획을 세워봅시다. 중앙 시스템에 바이러스를 심는 거죠."
[경로 2] "때로는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때는... 그냥 이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오류 있는 부품처럼 시스템에서 빠져나가고 싶어요." "당신이 떠나도, 그들은 계속 같은 프로그램을 실행할 거예요."
"그럼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죠?" "진실은 무기예요. 제대로 사용해야 해요. 시스템 코드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거죠."
시청 기록에서 발견한 추가 정보들:
지난 30년간 재민 가문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 32건
사망자: 17명
회사 지불 보상금: 최저액
법적 처벌: 없음
[경로 1] 민지는 이 모든 증거를 언론에 제보할까 고민했다. "언론은 그들의 편이에요," 은지가 경고했다. "더 직접적인 방법이 필요해요. 시스템 리셋이 필요해요."
[경로 2] "법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을까요?" 민지가 물었다. "그들은 법까지 소유하고 있어요," 은지가 냉소적으로 말했다. "모든 프로토콜은 그들이 작성했어요."
유전학자의 분석: "금발과 푸른 눈은 열성 유전자예요. 재민씨가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아이에게 표현된 거죠. 유전적으로 완벽히 증명 가능합니다."
아나의 묘지: 잿더미 외곽 공동묘지, 묘비는 훼손되고 잡초만 무성함.
아나의 남은 물건들 - 머리빗, 칫솔로 진행한 DNA 검사 결과: "아나와 재민 사이에는 명확한 모자 관계가 확인됩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이는 아나의 유전적 특성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어요," 민지가 말했다. "그래요, 하지만 선택은 당신의 몫이에요," 은지가 대답했다.
은지의 아파트에서 만난 해커 그룹 '그림자들'. 그들의 리더 태오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재민 가문은 이 도시의 한 부품일 뿐이에요. 우리가 그들만 공격한다면, 그저 다른 부품으로 교체될 뿐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민지가 물었다. "시스템 전체를 흔들어야 해요. 중앙 프로세서의 오류를 모두가 볼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경로 1] 민지는 망설였다.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나요?" "삶 자체가 위험해요," 태오가 웃었다. "지금의 당신 상황이 안전한가요? 버려진 모듈의 운명을 받아들일 건가요?"
[경로 2] "어떻게 하면 되죠?" 민지의 눈이 결의로 빛났다. "당신이 내부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가 실행할게요. 시스템을 재부팅시킬 바이러스를 심는 거죠."
민지가 폐공장에서 발견한 중요한 정보: "지하실에 15년 된 폭발물이 아직 처리되지 않고 남아있어요. 안전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숨겨둔 거죠."
계획이 세워졌다:
폭발물로 재민 가문의 주력 공장 타격
모든 도시 스크린을 해킹해 진실 공개
인명 피해 방지를 위한 타이밍 조절
[경로 1] 민지는 마지막까지 갈등했다. "사람이 다치면 어떡하죠?" "철저히 대피시킬 거예요," 태오가 약속했다. "우리는 살인자가 아니니까. 우린 시스템 수정자일 뿐이에요."
[경로 2] "이 계획은 완벽해요," 민지가 말했다. "그들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는 거죠." "맞아요," 은지가 동의했다. "그들의 평판과 권력을. 중앙 프로세서의 오류를 모두에게 보여주는 거죠."
실행일 저녁, 공장이 문을 닫은 시간. 민지는 마지막으로 아이를 보았다. "엄마가 곧 돌아올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게."
예상외 변수: 한 경비원이 평소와 달리 남아있었다. 민지의 조치: 화재 경보 작동시켜 대피 유도. 하지만: 폭발 순간 경비원이 뒤돌아보며 파편에 부상. 민지도: 손이 유리에 베임.
[경로 1] 민지는 경비원에게 달려갔다. "괜찮으세요? 구급차를 불러야 해요!" 혼란 속에서, 그녀의 얼굴이 CCTV에 찍혔다. "망했어," 민지는 생각했다. "시스템이 나를 식별했어."
[경로 2] 민지는 현장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이미 계획의 일부였다. "증거를 남기지 마," 태오의 지시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추적 불가능한 모듈로 남아."
동시에 도시의 모든 스크린에 나타난 메시지들:
아나의 이야기
재민의 진짜 출생 기록
가족의 위선
노동자 착취 증거
유전자 검사 결과
민지는 멀리서 결과를 지켜보았다. 그녀의 계획은 성공했지만, 내면에는 예상치 못한 감정이 자리잡았다: 죄책감.
폭발 일주일 후, 잿더미는 혼란에 빠졌다:
재민 가문 주식: 70% 하락
이상철: 공개석상 불참
재민: 해외 도피 소문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과도 있었다:
공장 폐쇄로 2,300명 실직
임금 체불 상태로 노동자들 생계 위협
지역 경제 타격
[경로 1] "다 당신 때문이에요," 한 여성 노동자가 민지에게 분노했다. 민지는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정의를 위해 행동했다고 생각했는데. "난 고장난 모듈이었지만, 그걸 교체한다고 시스템이 바뀌진 않네," 그녀는 쓰게 웃었다.
[경로 2] 민지는 노동자들의 분노를 예상했다. 그녀도 한때 그들 중 하나였으니까. "모든 변화에는 희생이 따라요," 그녀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중앙 프로세서를 교체해도 프로그램은 그대로네."
김씨 아줌마조차 더 이상 민지와 말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긴 말: "우린 그저 생존하는 거였어.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게 아니라."
민지는 집에서 아이를 안았다. 금발, 푸른 눈. 아이는 웃었지만, 민지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내가 한 일이 정말 옳았을까?"
[경로 1] 은지는 민지를 위로했다. "이건 과도기일 뿐이에요. 모든 혁명에는 희생이 따르죠." "하지만 그 희생이 무고한 사람들의 것이라면?" 민지가 물었다. "내가 결함 있는 부품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문제였다면?"
[경로 2] 태오는 더 큰 계획을 제안했다. "이제 다른 기업들도 타겟으로 삼아야 해요. 전체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이제 빠질래. 이건 복수였지, 혁명이 아니었어. 한 오류를 교정했을 뿐이야."
민지의 관찰:
재민 가문 공장들은 다른 기업에 인수됨
그러나 노동 조건 개선 없음
일부 공장에서는 임금 오히려 하락
"모든 것이 바뀌었는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 민지는 창밖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는 공장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녀는 새로운 관심사를 찾았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 알고 있는 것: 1989년 보육원 문 앞에 버려짐. 발견한 것: 아나가 1993년 이전에도 한국 방문 기록 있음 - 1989년, 민지가 버려진 바로 그 해.
[경로 1] 민지는 이 우연의 일치를 추적했다. 아나가 1989년 보육원 근처 병원에서 일했다면?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일 가능성이 있을까? 아나의 푸른 리본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그녀는 생각했다. "나도 교체된 모듈이었을까?"
[경로 2] 민지는 자신의 DNA 샘플을 아나의 것과 비교하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내 어머니였다면, 이 모든 일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걸까?" 아나의 리본을 꽉 쥐며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시스템에서 분리된 부품들인지도 모르지."
답을 찾지 못함: 증거 부족, 단지 추측만 가능.
비 내리는 저녁, 재민의 집 앞에 선 민지. 손에는 서류 가방과 녹슨 철봉.
[경로 1] 그녀는 초인종을 눌렀다. 기다림. 다시 한 번 누름. 마침내 문이 열렸다.
[경로 2] 민지는 철봉으로 문을 부쉈다.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그녀는 조각들을 밟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재민의 집 내부. 한때 호화롭던 공간은 이제 거의 비어 있었다. 가구들은 사라졌고, 벽에 걸렸던 그림들도 없었다. 거실에서 그녀는 재민을 발견했다. 그는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민지?" 그가 놀라움과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경로 1] "네가 기억하는군," 민지가 차갑게 말했다. "물론이지," 재민이 중얼거렸다. "어떻게... 여기를 찾아왔어?"
[경로 2] 민지는 대답하지 않고 서류 가방을 테이블 위에 던졌다. 재민은 움찔했다. "무슨 짓이야? 경찰을 부를 거야!"
"네가 나를 버린 순간, 이게 시작된 거야," 민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경로 1] "난 널 버리지 않았어," 재민이 항변했다. "내 가족이... 난 어쩔 수 없었어." 민지는 쓴웃음을 지었다. "항상 다른 사람 탓이군. 중앙 프로세서의 지시라 그냥 따른 거야?"
[경로 2] 재민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넌 우리 가족을 망쳤어. 넌 미쳤어!" "진실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니?" 민지가 물었다. "시스템 오류를 고치는 건 미친 짓이야?"
민지는 서류를 펼쳤다. 아나의 기록들과 자신의 보육원 기록.
"이것 봐. 네 어머니 아나는 1989년에도 여기 있었어. 내가 버려진 바로 그 해, 그 장소 근처에."
재민은 서류를 떨리는 손으로 넘겼다. 그의 눈에 점점 깨달음이 찾아왔다. "내 어머니가... 그리고 네가..."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아버지는 알고 있었을까?" "물론이지," 민지가 말했다. "모든 걸 알면서도 숨겼어. 너의 출생도, 아나의 존재도." 재민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내 인생 전체가 거짓이었어. '깃털처럼 가벼운 혈통'..." 그가 쓴웃음을 지었다. "난 그 말을 믿고 자랐어. 그리고 그 거짓 때문에 널... 우리 아이를..."
[경로 1] "이게... 이게 무슨 의미야?" 그가 물었다. "네가 직접 결론을 내려봐," 민지가 말했다.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코드가 거짓이었어."
[경로 2] 재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네 말은... 네가 내 여동생일 수도 있다는 거야?" "가능성이지," 민지가 대답했다. "우리는 결코 확실히 알 수 없겠지만. 같은 설계자의 모듈일지도 모르지."
"이럴 수가..." 재민은 소파에 무너지듯 앉았다. "내가... 내가 뭘 한 거지?"
민지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이것이 그녀가 원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예상했던 만족감 대신, 그녀는 오직 피로함만 느꼈다.
[경로 1] "네가 어떻게 느끼든 상관없어," 민지가 말했다. "난 이제 내 삶을 살 거야." 재민은 고개를 들었다. "아이는... 어떻게 지내?"
[경로 2] "우리의 선택이 만든 결과야," 민지가 말했다. "너도, 나도, 네 가족도. 우리 모두 서로 맞물린 부품이었어." "넌 복수했어," 재민이 중얼거렸다. "이제 만족해?"
"넌 네 삶을 살았고, 나도 내 삶을 살았어," 민지가 대답했다. "이제 우리 아이의 삶이 중요해."
민지는 철봉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재민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복수는 이미 충분했다. 이제 그녀는 다른 것을 원했다: 평화와 새로운 시작.
[경로 1] "난 널 용서하지 않아," 민지가 말했다. "하지만 미워하지도 않아. 넌 그럴 가치도 없어." 재민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경로 2] "어쩌면 우린 모두 이 시스템의 부품일 뿐이야," 민지가 말했다. "하지만 난 이제 내 방식대로 움직일 거야." 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해했다.
"잘 있어, 재민," 민지는 말했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
그녀는 집을 나왔다. 밖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민지는 준비했던 짐을 챙기고 아이를 데려왔다. 터미널에서 그녀는 무작정 첫 번째 출발하는 버스표를 샀다.
[경로 1] "어디로 가는 버스예요?" 민지가 물었다. "강릉이요," 매표소 직원이 대답했다. 바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좋은 장소.
[경로 2]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떠나는 것이었다: 잿더미를, 복수를, 과거를.
버스가 출발했다. 창밖으로 잿더미의 풍경이 지나갔다. 민지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희망과 체념이 공존하는 표정.
아이는 그녀의 품에서 잠들어 있었다. 민지는 아나의 리본을 꺼내 아이의 머리에 살짝 묶어주었다. "이제 우리 셋 다 함께 떠나는 거야," 그녀는 속삭였다. 금발 머리카락이 창가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반짝였다.
마지막 커브를 돌자, 잿더미의 언덕 위에서 무언가가 폭발했다. 불꽃이 하늘로 치솟았다가 사그라들었다.
[경로 1] 민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것이 무엇이든, 이제 그녀의 삶과는 무관했다. "새로운 모듈, 새로운 시작," 그녀는 아이의 이마에 키스하며 속삭였다.
[경로 2] 그것이 무엇인지 민지는 알 수 없었다: 또 다른 공장? 재민의 집? 아니면 그저 우연한 불빛? 중요하지 않았다. 민지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앞에 있는 길뿐이었다.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그녀 자신이 선택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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