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제웍스 MEJEworks 김동은WhtDrgon.
MEJE works 실험적 스토리는 브랜드, 팬덤, 게임, 앨범, 기호, 상징 등의 IP를 핵심 키워드가 주어지면, 메제웍스의 방식대로 글로서리화하고 기믹, 키워드, 클리세를 라이브러리화하여 AI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계관을 수립하고, 오프닝 시놉시스라고 부르는 단편소설화를 실험하는 과정의 예시입니다. 이 단편소설 규격의 텍스트는 출판용 원고가 아닌 모델링,음악,영상 등의 콘텐츠 생성을 위한 고맥락 프롬프트 제작과정으로, 브랜딩 혹은 아이덴티티와 닮아있습니다만, IP확장이라는 목적면에서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핵심 키워드, 클리세를 어떻게 컨트롤 하고 사용하는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 * 이 글에서는 클리세와 Tropes를 같은 의미로 쓰고 있습니다. Trope에 대해서는 TVtropes.org 참조.)
우리는 인간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그저 생물학적 존재로만 머물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단어에 문화(Culture), 장르(Genre), 법칙(Laws), 지리(Geography), 문명(Civilization), 시대(Era), 종족(Species)이 붙을 때 비로소 구체적인 형태를 갖춘다. 이 요소들이 빠진 인간은 생물학적 특성만 남은 빈 껍데기다. 그 빈자리는 보편성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채워진다. 예를 들어, 누군가 "여기에 사람이 있다"고 말하면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한다. 성별, 나이, 인종이 궁금해질 수는 있어도 꼬리나 촉수, 팔의 개수는 묻지 않는다. 그런 질문이 생기려면 종족이나 법칙 같은 더 큰 키워드가 새롭게 붙어야 한다.
과거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에는 분류가 열람을 위한 도구였다. 트리 구조가 대표적이다. 컴퓨터 파일처럼 계층을 나눠 정리했고, 물질적 원본 개념을 파일로 유지하며 바로가기 같은 접근 방식을 개념화했다. 큰 범주 아래 중간 범주가, 다시 그 아래 세부 항목이 자리 잡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제 통합지식체계 아래에서는 검색이 단순히 계층적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가능성을 규제하거나 개방함으로써 지식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세계관은 세계만큼 열려 있고, 그 열린 가능성을 체계화하려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계관을 설계하는 방법으로 ‘인접 키워드’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인접 키워드는 지식체계를 정리하는 핵심 단위다. 인접 키워드가 모이면 인간이 구체화되고, 인간이 구체화되면 인간 자체도 또 다른 인접 키워드로 작용해 가능성을 좁히며 데이터를 지식이나 스토리로 변환한다. 예를 들어, 장르(Genre)는 법칙(Laws)에 귀속될 수도 있고, 반대로 법칙, 문명, 시대가 결합해 장르를 만들 수도 있다. ‘좀비’라는 장르는 단독 키워드로 존재할 수 있지만, ‘무협’은 문명(중국風), 시대(고대나 근대), 법칙(내공과 무술)이 얽혀야 완성된다. 인간은 이런 인접 세계관 키워드들을 붙임으로써 점차 형태를 갖춰간다.
물론 ‘인간’이라는 키워드만으로도 보편성으로서 성립한다. 우리는 “사람이 있다”는 문장을 들으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기본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 인간의 구체적인 모습—이를테면 성별, 나이, 혹은 더 나아가 어떤 세계에 속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키워드가 더 붙어야 한다. 세계관 키워드는 이렇게 키워드를 규정하는 작업이다. 키워드가 인접 키워드로 구체화되고, 이들이 충분히 모여 주체성을 가질 때 나는 그것을 ‘키워드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키워드 클라우드는 단순한 단어 모음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관을 대표하는 집합체다. 멋진 그림, 음악, 영화, 소설 같은 콘텐츠는 이 키워드 클라우드와 호환된다. 우리는 이제 텍스트 프롬프트가 그림으로 전환되는 것에 놀라지 않는다. AI가 “붉은 황야, 외로운 방랑자, 석양”이라는 키워드를 입력받고 이미지를 뱉어내면 그 결과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 프롬프트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세계의 분위기, 뉘앙스, 성격을 담으려면 이야기가 필요하다. 단편소설이 그 최소 단위다. 성격과 분위기를 민감하게 전달하는 행위는 예술이고, 단편소설은 그 행위를 구현하는 가장 작은 구조다. 그리고 그 단편소설은 클리셰를 문법처럼 활용해 구성된다.
클리셰는 단순히 반복되는 진부한 패턴이 아니다. 세계관을 설계하고 이야기를 짜는 데 있어 필수적인 구성 요소다. 클리셰를 분별하는 것은 키워드와 인접 키워드를 통해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고독한 영웅”이라는 클리셰는 장르(드라마), 법칙(현실적 생존), 지리(도시나 황야) 같은 인접 키워드와 결합하며 더 선명해진다. 클리셰를 분류하고 분석하는 방법은 곧 세계관을 설계하는 기술이 된다.
이제 정리해보자. 세계관 설계는 키워드에서 시작한다. 키워드는 인접 키워드로 확장되고, 인접 키워드가 모여 키워드 클라우드를 형성한다. 키워드 클라우드는 콘텐츠와 연결되며, 그 콘텐츠는 단편소설로 구현된다. 단편소설은 클리셰를 문법으로 삼아 이야기를 만든다. 인간은 이 과정에서 보편적 존재에서 구체적 캐릭터로 변모한다. ‘인간’이라는 빈 껍데기에 문화, 시대, 법칙이 붙을 때 비로소 그는 이야기가 된다.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자면, 키워드 클라우드가 단순히 정적인 집합이 아니라 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세계관은 고정되지 않는다. 키워드가 추가되거나 빠지며 클라우드는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예를 들어, “현대 도시”라는 세계관에 “좀비”라는 키워드가 붙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 유연성이 세계관 설계의 핵심이다.
결국 우리는 클리셰를 분별하는 법을 세계관 설계 방법으로 설명한다. 클리셰는 키워드와 인접 키워드가 얽히는 지점에서 태어나고, 그 얽힘을 풀어내는 작업이 이야기를 창조한다. 인간은 그 중심에 서 있다. 빈 껍데기에서 시작해 키워드 클라우드로 채워진 인간은 더 이상 보편적 존재가 아니다. 그는 세계관 그 자체가 된다.
세계관을 설계할 때 인간은 중심에 선다. 하지만 인간은 그저 ‘인간’이라는 단어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먼저 인간을 보편적 규정으로 정의한다. 예를 들어, 현실물리, 현실역사, 현대, 동양, 서울, 여성, 50세라는 조건을 붙이면 인간은 더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낸다. 이 규정은 기본 틀이다. 여기서부터 신체, 정신, 정체성, 소명의식 같은 필수적 속성을 분류하며 인간의 클리셰를 구성한다. 더 큰 범위의 소셜, 가정 같은 분야는 ‘확장 인접 키워드 소켓’으로 따로 묶어 압축하고, 우선 인간 중심의 분류에 집중해보자.
보편적 규정: 현실물리, 현실역사, 현대, 동양, 서울, 여성, 50세
이 규정 아래 인간을 이루는 필수적 속성을 나눈다.
신체 (Physical Traits) 체형 (날씬함, 통통함, 근육질), 외모 (주름, 화장, 헤어스타일) , 건강 상태 (활력, 피로, 만성 질환), 신체적 흔적 (흉터, 주근깨, 피부 톤), 움직임 (느림, 민첩함, 경직됨)
Huge Guy, Tiny Girl: 거대한 체형의 남성과 작은 체형의 여성이 대비되는 전형적인 페어링.
Hollywood Pudgy: 약간 통통한 캐릭터가 과장되게 뚱뚱한 취급을 받는 클리셰.
Wrinkles Are Wisdom: 주름이 많은 외모가 지혜나 경험을 상징하는 패턴.
Makeover Montage: 화장과 헤어스타일을 바꾸며 캐릭터가 변신하는 장면.
Sickly Prodigy: 건강 상태가 약하거나 만성 질환을 가진 천재 캐릭터.
Scarred Survivor: 흉터가 과거의 고난이나 생존을 암시하는 흔적.
Lightning Bruiser: 체형과 상관없이 빠르고 강한 움직임을 보이는 캐릭터.
Old Master: 나이 든 외모와 경직된 움직임 속에 숨겨진 놀라운 실력.
Fragile Speedster: 민첩한 움직임을 가졌지만 신체적으로 취약한 유형.
Beauty Mark: 주근깨나 점 같은 신체적 흔적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는 클리셰.
이 클리세는 인간 신체 관련 클리세들이지만 여기에 앞서 정한 현실물리,현실역사,현대,동양,서울,여성, 50대를 인접키워드로 배치시키면 아래와 같은 종류가 나올 수 있다.
Silver Fox: 50세 여성의 나이 든 외모가 세련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클리셰.
Wrinkles Are Wisdom: 주름이 현대 서울 여성의 삶의 경험과 지혜를 상징하는 패턴.
Petite Powerhouse: 동양 여성 특유의 작은 체형이 의외의 강인함을 숨기고 있음.
Graceful in Their Element: 50세 여성의 경직된 움직임 속에서도 우아함이 돋보이는 모습.
Overworked Office Lady: 현대 서울 직장 여성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건강 상태로 드러남.
Scar of Resilience: 신체적 흔적(흉터)이 현실역사 속 고난을 이겨낸 증거로 작용.
K-Beauty Standard: 화장과 헤어스타일이 현대 동양의 미용 트렌드를 반영.
Aging Gracefully: 50세 여성의 자연스러운 주름과 피부 톤이 품위를 더함.
Slow but Steady: 현실물리 기반으로 나이 든 여성의 느린 움직임이 신뢰감을 줌.
Matriarchal Muscle: 가족 중심 동양 문화에서 체형이 단단한 어머니 상을 나타냄.
정신 (Mental Traits) 감정 (차분함, 불안, 낙관), 성격 (온화함, 완고함, 사교성) , 사고 방식 (실용적, 감성적, 분석적), 정신 상태 (안정, 스트레스, 회복 중), 습관 (침묵, 수다, 반복 행동)
Stoic Woobie: 차분한 감정 뒤에 숨겨진 현대 여성의 내적 고난.
Nervous Wreck: 서울의 빠른 생활 속 불안이 두드러진 정신 상태.
Cool Old Lady: 온화한 성격으로 주변을 편안하게 만드는 50세 여성.
Stubborn Mule: 완고한 성격이 동양 가정의 전통을 지키려는 모습으로 나타남.
Pragmatic Hero: 실용적 사고 방식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클리셰.
Team Mom: 사교성과 감성적 사고가 가족이나 동료를 돌보는 데 발휘됨.
Stress Eater: 스트레스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먹는 습관이 드러남.
Wise Beyond Their Years: 안정된 정신 상태가 나이를 넘어선 지혜로 보임.
Chatterbox: 수다스러운 습관이 동네 아줌마 스타일로 현대 서울에 어울림.
Stepford Smiler: 낙관적 감정으로 내면의 회복 중인 상처를 감추는 패턴.
정체성 (Identity) 자아 인식 (자신감, 불확실, 성찰), 문화적 정체성 (전통적, 현대적, 혼합), 성별 정체성 (여성성 강조, 중립적) , 나이 인식 (젊게 느낌, 나이 듦 수용) , 이름/별칭 (개인적 의미, 사회적 상징)
Confident Matriarch: 자신감 넘치는 자아 인식이 가족을 이끄는 중심으로 나타남.
Fish out of Water: 불확실한 자아가 현대 서울의 빠른 변화에 적응 못 함.
Traditionalist: 전통적 문화 정체성이 동양 가치를 고수하는 모습으로 드러남.
Modern Woman: 현대적 문화 정체성이 서울의 도시 생활과 조화를 이룸.
Lady of Grace: 여성성 강조된 성별 정체성이 우아함으로 표현됨.
Tomboy Grandma: 중립적 성별 정체성이 50세 여성의 활동적인 면모로 보임.
Young at Heart: 젊게 느끼는 나이 인식이 외모나 행동에 반영됨.
Embracing the Years: 나이 듦을 수용하며 성찰적 태도로 삶을 정리함.
Meaningful Name: 이름이 개인적 의미나 동양 전통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음.
Neighborhood Legend: 별칭이 서울 동네 내 사회적 상징으로 자리 잡음.
소명의식 (Sense of Purpose) 목표 (가족 지키기, 업적 남기기), 동기 (책임감, 후회 극복, 인정 욕구) , 신념 (가치 중시, 실리 추구) , 갈등 (내면적, 외부적 저항) , 유산 (전달하고 싶은 것, 끊고 싶은 것.)
Mama Bear: 가족을 지키는 목표가 강한 보호 본능으로 나타남.
Living Legend: 업적을 남기려는 목표가 서울 사회에서 명성을 쌓는 데 집중됨.
Duty Before Desire: 책임감이라는 동기가 개인적 욕망을 앞섬.
Redemption Seeker: 후회를 극복하려는 동기가 과거 실수를 바로잡으려 함.
Honor Before Reason: 가치 중시 신념이 동양 전통적 도덕을 따르는 모습.
Cynical Mentor: 실리 추구 신념이 현대 서울의 생존 전략으로 변형됨.
Inner Conflict: 내면적 갈등이 자신의 선택에 대한 고민으로 드러남.
Defiant to the End: 외부적 저항에 맞서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 태도.
Passing the Torch: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 싶은 유산을 남기려는 노력.
Breaking the Cycle: 끊고 싶은 부정적 유산을 끝내려는 결심.
이 속성들은 인간을 구성하는 필수적 클리셰의 뼈대다. 예를 들어, 50세 여성이라면 신체는 ‘주름진 피부와 느린 걸음’일 수 있고, 정신은 ‘차분함과 완고함’이 섞일 수 있다. 정체성은 ‘전통과 현대가 혼합된 동양적 자아’로, 소명의식은 ‘가족을 지키려는 책임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규정 안에서 클리셰는 이미지를 구체화한다.
마지막으로 2개 핵심 키워드, 확장 인접 키워드 소켓이 추가된다.
이것은 이 인물이 존재해야하는 절대적 키워드를 의미한다. 작품의 주인공은 창작이기 때문에 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가 명확해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 인물을 만들기로 정한 순간 이미 정해져있다.
소셜 (Social Context): 직업, 관계, 계층, 평판
가정 (Family Context): 부모, 배우자, 자녀, 가문
환경 (Environmental Context): 도시 생활, 자연 요소, 기술
경험 (Experiential Context): 과거 사건, 변화, 외부 영향
인간을 넘어 더 큰 세계관으로 확장될 수 있는 분야는 따로 압축한다. 이들은 인간과 직접 연결되며, 필요에 따라 소켓처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다.
이런 경로로 MEJE works 실험적 스토리
그중에서도 6. 배꽃 스파클!: 구례의 술잔에 피어난 봄
이 내용의 '김옥분'은 아래와 같은 클리세 구조를 가진다.
보편적 규정: 현실물리, 현실역사, 현대, 동양, 전남 구례, 여성, 60세. 핵심키워드 : 전통주, 가족.
구례라는 전통적인 지역과 현대적 변화가 공존하는 배경에서, 60세 여성 김옥분의 삶과 술에 대한 집념을 중심으로 클리셰를 구성한다.
Aging Gracefully: 60세의 주름진 피부와 은빛 머리카락이 품위와 경험을 드러냄.
소설에서 옥분의 손끝에 묻어난 우아함과 세월의 흔적이 이를 반영.
Scar of Resilience: 손에 남은 거친 흔적과 흉터가 양조 일을 평생 해온 증거로 작용.
술 항아리를 다루며 생긴 신체적 흔적이 구례에서의 고난을 암시.
Slow but Steady: 나이 든 몸의 느린 움직임이 전통주를 빚는 정교한 손놀림과 대조됨.
시계 방향 세 번, 반시계 방향 네 번의 반복 동작에서 느껴짐.
Matriarchal Muscle: 단단한 체형이 동양 가정에서 가족을 지탱하는 어머니 상을 상징.
양조장 마당을 지키는 그녀의 모습에서 드러남.
Wrinkles Are Wisdom: 얼굴 주름이 전남 구례의 전통을 지켜온 지혜로 보임.
술노래를 흥얼거리며 술을 빚는 장면에서 지혜가 묻어남.
Stoic Woobie: 차분한 감정 속에 가족과의 갈등과 외로움이 숨겨져 있음.
창고에서 눈물을 흘리며 전통을 지키려는 모습에서 드러남.
Stubborn Mule: 완고한 성격이 이화 문백주를 변질시키지 않으려는執着으로 나타남.
“내 술은 문화재여”라는 대사에서 강하게 표현됨.
Pragmatic Hero: 실용적 사고가 술을 빚는 정확한 손놀림과 생존 본능에 반영.
용소 물과 달맞이 의식을 고집하며 전통을 유지하려 함.
Stress Eater: 스트레스 상태에서 술을 시음하거나 혼잣말로 감정을 다스림.
홀로 양조장에 틀어박혀 고민하며 술을 빚는 장면에서 엿보임.
Wise Beyond Their Years: 안정된 정신이 60세를 넘어선 깊은 통찰로 이어짐.
섬진강변에서 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깨달음을 얻음.
Traditionalist: 전통적 문화 정체성이 구례의 이화 문백주를 지키는 핵심으로 작용.
도선국사 비법과 화엄사 의례주라는 자부심에서 드러남.
Confident Matriarch: 자신감 있는 자아가 양조장과 가족을 이끄는 중심이 됨.
“진짜 주인은 항상 네였어”라는 태호의 말에 부합.
Lady of Grace: 여성성 강조된 정체성이 술빚는 우아한 동작에서 보임.
항아리 앞에서 무릎 꿇고 술을 저을 때의 품격.
Embracing the Years: 나이 듦을 수용하며 전통을 후대에 전하려는 성찰적 태도.
소영과 한결에게 마음을 열고 새 시작을 받아들임.
Meaningful Name: ‘옥분’이라는 이름이 동양적이고 개인적인 의미를 담은 상징.
구례의 배꽃과 순수함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정체성 강화.
Mama Bear: 가족을 지키려는 목표가 소영에게 비법을 전수한 동기로 이어짐.
한결이 떠난 후 딸에게 전통을 맡긴 선택에서 드러남.
Living Legend: 업적을 남기려는 소명이 이화 문백주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됨.
전통주 대회 수상과 해외 진출로 인정받음.
Duty Before Desire: 책임감이 개인적 욕망보다 전통 유지에 우선함.
“술은 나누는 기쁨이여”라는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고집.
Inner Conflict: 내면적 갈등이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으로 표출.
배꽃 스파클을 폐기하며 터뜨린 울분에서 확인됨.
Passing the Torch: 전달하고 싶은 유산으로 술과 가문의 혼을 후대에 남김.
한결과 소영이 함께 양조장을 잇게 된 결말에서 완성.
스토리에서의 클리셰 용법을 다루기 전에 인간의 클리셰 구성을 정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세계관의 출발점이다. 보편적 규정에서 시작해 속성을 채우고, 확장 소켓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며, 그 과정에서 클리셰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50세 서울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주름진 손으로 전통주를 빚는 완고한 장인’으로 변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이야기를 보고 있다. 클리셰는 이 변화를 이끄는 문법이다.
이제 이 틀을 바탕으로 스토리 용법으로 넘어갈 준비가 됐다. 인간의 클리셰가 명확해졌으니, 그다음 단계에서 화해, 배신, 복수 같은 클리셰가 어떻게 얹어지는지 살펴보자. 인간은 키워드 클라우드의 씨앗이고, 클리셰는 그 씨앗을 꽃피우는 방식이다.
세계관을 컨트롤하는 데 있어 키워드는 의미소의 기본 단위로 클리셰를 활용한다. 클리셰는 단순히 진부한 패턴이 아니라, 이야기를 구성하는 문법이자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도구다. 이를 통해 우리는 보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자극적인 전개까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클리셰의 용법을 예시로 살펴보자.
가장 익숙한 클리셰 중 하나는 ‘Reconciliation’이다. 갈등하던 인물들이 화해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패턴이다. 가족 간 다툼이 해소되고 따뜻한 결말로 마무리되는 전형적인 흐름이다. 이 클리셰는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결말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게 밋밋하게 느껴진다면, 형태를 유지한 채 토핑처럼 다른 클리셰를 얹을 수 있다.
화해 대신 ‘The Betrayal’을 추가하면 이야기가 새로운 방향으로 꼬인다. 가까운 인물의 배신이 드러나며 긴장감이 더해진다. 이 클리셰는 자극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배신의 깊이에 따라 이야기가 미묘한 불안에서 충격적인 파국까지 갈 수 있다.
여기에 ‘Revenge’를 더하면 배신이 복수로 이어지며 이야기는 한층 극적이고 자극적으로 변한다. 복수의 규모와 방식에 따라 캐릭터의 운명이 뒤바뀌고, 세계관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클리셰는 이렇게 층층이 쌓이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이제 이 클리셰들을 내일 브런치 “MEJE works 실험적 스토리”에 올라갈 전통주 모티브 글에 빗대어보자. 원래 문단은 보편 클리셰인 ‘Reconciliation’을 기반으로 한다. 아래는 그 샘플이다.
원래 문단 (보편 클리셰: Reconciliation 적용):
“양조장 마당에는 이화 문백주 양조장과 (주)배꽃스파클 공장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 가족은 마당 한가운데 모여 새 출발을 축하했다. 옥분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도 한 잔 줘바.’ 한결은 깜짝 놀라며 배꽃 스파클!을 건넸다. 옥분은 한 모금 마시고 얼굴을 찡그렸다. ‘에이, 요즘 젊은 것들은 이해할 수가 없네. 이런 걸 술이라고. 난 내 술이나 마실란다.’ 가족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네 술 덕에 내 술이 살아났으니 용서해줄게. 시설 하나 더 만들자.’ 태호는 아내를 바라보며 ‘내가 여태 네 술에 숟가락만 얹었지, 진짜 주인은 항상 네였어’라고 말했다. 소영도 웃으며 ‘이화 문백주 더 빚을게요’라고 화답했다. 김옥분 명인이 이제 정식으로 양조장의 대표이자 계승자로 우뚝 섰다.”
이 문단은 따뜻하고 화해로운 분위기로 끝난다. 하지만 여기에 자극 클리셰를 추가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극 클리셰 1: The Betrayal 적용:
“양조장 마당에는 이화 문백주 양조장과 (주)배꽃스파클 공장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 가족은 마당 한가운데 모여 새 출발을 논의했지만, 분위기는 묘하게 어색했다. 옥분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도 한 잔 줘바.’ 한결은 망설이며 배꽃 스파클!을 건넸다. 옥분은 한 모금 마시고 얼굴을 찡그리더니 잔을 바닥에 던져 깨뜨렸다. ‘이런 걸 술이라고? 네가 내 평생의 업을 배신했어!’ 한결이 당황하며 변명하려 하자, 소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엄마, 사실 제가 한결 오빠한테 계약서 보여줬어요. 글로벌 회사에서 원본 술 없이 배꽃 스파클만 원한다고 했거든요.’ 옥분의 눈이 커졌다. ‘뭐라고? 소영이 너까지 날 배신한 거여?’ 태호가 중재하려 했지만, 옥분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너도 알고 있었던 거 아냐? 다들 날 속였구나!’ 가족은 충격 속에 서로를 바라봤고, 옥분은 양조장 문을 잠갔다. 김옥분 명인은 더 이상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듯 홀로 남겨졌다.”
배신이라는 클리셰가 들어가자 화해는 깨지고, 긴장감이 마당을 뒤덮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보자.
자극 클리셰 2: Revenge 적용:
“양조장 마당에는 이화 문백주 양조장과 (주)배꽃스파클 공장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었지만, 이제 적막만 감돌았다. 가족은 마당 한가운데 모였지만, 서로를 경계하며 날 선 눈초리를 보냈다. 옥분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도 한 잔 줘바.’ 한결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배꽃 스파클!을 건넸다. 옥분은 한 모금 마시더니 잔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고, 품에서 작은 병을 꺼내 한결의 얼굴에 뿌렸다. 액체는 매캐한 냄새를 풍기며 피부를 따끔거리게 했다. ‘이건 네가 내 술을 망친 대가야! 배신자!’ 한결이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자, 소영이 충격에 얼어붙었다. ‘엄마, 사실 제가 계약서 보여줬어요! 오빠가 원본 술 빼고 팔려 했던 거 맞아요!’ 옥분은 소영을 노려보며 말했다. ‘너도 공범이여! 내가 직접 복수할 거야!’ 그녀는 양조장 문을 잠가버리고, 안에 쌓인 배꽃 스파클 병에 불을 붙일 기름을 뿌리기 시작했다. 태호가 말리려 했지만, 옥분은 그를 밀쳐내며 외쳤다. ‘너도 날 외부인 취급했지? 이 집안은 이제 끝이야!’ 불꽃이 치솟으며 공장이 타오르기 시작했고, 한결과 소영은 겁에 질린 채 도망쳤다. 김옥분 명인은 불타는 양조장을 바라보며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복수 클리셰가 더해지며 이야기는 극단으로 치닫는다. 따뜻했던 가족의 마당은 불타는 폐허로 변하고, 캐릭터들은 파괴와 광기 속에 흩어진다. 재미있지 않은가?
이렇게 클리셰는 비정형적으로 보이는 작문과 분위기, 뉘앙스, 톤 앤 매너를 원하는 만큼의 ‘느낌’으로 컨트롤할 수 있게 해준다. 키워드, 글로서리, 트롭스가 만나 세계관이 구성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의 발달과 관계없이, 이 방식은 꽤 오랫동안 유용할 것이다. 클리셰를 분별하고 조합하는 기술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그 자체를 창조하는 열쇠다. 우리는 키워드 클라우드를 통해 이야기를 설계하고, 그 안에서 클리셰를 문법처럼 다루며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간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에 도달한다. 왜 세계관에 집중해야 하는가? 생성형 AI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 퀄리티는 미래를 믿으면 된다. 화질, 음질, 디테일—이런 기능적 요소에 연연할 필요는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안에 담길 이야기가 없다면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스토리의 기반이 될 월드, 즉 세계관이야말로 실제 IP의 주체가 된다. 스토리는 그 안에서 클리셰라는 정책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결과물일 뿐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최종 결과물은 소설, 만화, 영화처럼 "주인공과 사건의 선형 타임라인 기록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선형적인 게임, 추상적인 음악, 심볼릭한 기호와 상징으로 세계를 얼마든지 펼쳐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LG가 공간 컴퓨팅 세계를 만든다면, 그 안에는 LG다운 패션, LG다운 벽, LG다운 화장실, LG다운 가로수, LG다운 커피숍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일일이 CI로 정의하고, 브랜딩하고, 아이덴티티를 잡는 데 한계가 있다. 그 대신, 세계관이라는 큰 틀을 설계하고, 그 안에서 클리셰와 키워드가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
메타버스, 생성형 AI, 탈중앙화 자산—이런 기술과 개념이 쏟아지는 시대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의미를 만들지 못한다. 우리가 지금 하는 작업은 그 자산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배꽃 스파클!*의 김옥분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녀는 전통주와 구례라는 키워드로 시작해, 가족과 갈등, 화해와 변화를 거치며 세계관을 완성했다. 이 세계관은 게임에서 양조장 경영 시뮬레이션이 될 수도 있고, 음악에서 술노래를 모티브로 한 앰비언트 트랙이 될 수도 있으며, 상징으로서 배꽃과 섬진강을 담은 로고로 확장될 수도 있다.
결국 세계관은 IP의 뿌리이자 데이터자산으로서 권리적 실체이다. 생성형 AI가 줄 수 있는 것은 퀄리티 높은 결과물이지만, 그 결과물이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세계관이 결정한다. 김옥분이 섬진강변에서 술잔을 땅에 뿌리며 아버지와 화해한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클리셰는 이야기를 만드는 문법이고, 세계관은 그 이야기를 품은 땅이다. MEJE works는 이 땅을 일구며, 키워드와 클리셰로 무한한 가능성을 씨앗처럼 뿌리고 있다.
김동은WhtDr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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