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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May 15. 2021

<게임의 재화 설계>

김동은WhtDrgon.180815#게임기획자하얀용

개요

이 글은 2018년 8월 15일. 다른 게임기획자에게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의 글입니다. 

재화 설계 부분의 글들은 생각나는 대로 1,2,3 형식으로 모은 후, 가상화폐를 포함하여 <메타버스 이코노미 구상 예시>라는 글을 써보려 합니다.  -210515 김동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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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페이스북에 기획 쪽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 달라고 하셔서 질문드립니다. 재화와 관련된 질문인데, 총 두 가지 질문입니다.


1) 재화 비는 어떤 기준으로 짜이는가?


게임마다 1차 재화와 2차 재화의 비가 다 다른 것을 보고 질문드립니다. 어떤 게임은 2차 재화가 3300원당 72개 주어지고, 어떤 게임은 2차 재화가 3300원당 120개가 주어집니다. 또다시 이 2차 재화 1개당 1차 재화가 1630원이 주어지거나 21395원이 주어지거나 하는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1차 재화나 2차 재화의 가격이나 비는 어떤 기준으로 수치가 정해지는지 궁금합니다.


2) 1차 재화, 그리고 2차 재화로 판매하는 상품들은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가?


1차 재화로 판매되는 아이템, 그리고 2차 재화로 판매되는 아이템들은 어떤 기준으로 이 아이템은 1차 재화로 판매한다. 이 아이템은 2차 재화로 판매한다.라는 것이 결정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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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전 역질문.

Q: 먼저 확인할 것이 몇 개 있는데 1,2차 재화의 생각하는 예시를 들어줄 수 있나요?

A : 모바일 게임에서 보편적으로 설정되는 '골드'와 '크리스털'입니다. 골드는 게임 플레이로 얻을 수 있는 재화이고, 크리스털 같은 경우 과금으로 얻을 수 있는 재화입니다. 여기서 골드는 1차 재화이며, 크리스털은 2차 재화입니다.


답변


 유저가 만나는 '판매'의 순간은 수많은 레이어가 겹겹으로 배치된 결과라서 그 태생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자의 설계단계부터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차 재화. 즉 '현금판매' 부분은 최초 기획에서는 아예 떼놓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팔 거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BM모델은 기획 수립단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만 과금 가치를 처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참고 : https://www.facebook.com/groups/gamedesigner/permalink/975004052583942/ )


기획자들의 상상과 달리 2차 재화는 게임 밸런스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물건입니다. (아무리 비싸도) 사면 그만이거든요. 물론 확률과 제한으로 구매 자체를 통제할 수 있긴 하지만요.


이 부분의 이해를 위해서는 마케팅 개론을 가볍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게임의 구성도 현실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게임 세계'를 핍진성을 통해 유저로 하여금 현실세계의 규칙을 모델링하여 적용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현실보다 더 명백하게 마케팅 개론에 대입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inis100... ) 


그리하여 판매에는 형태 효용(form utility) 시간 효용(time utility) 장소 효용(place utility) 소유 효용(possession utility)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게임도 똑같지요. 같은 골드가 필요하신 시간과 장소에서 싸게 지금만 딱 필요하게 가지고 싶게 만드는 것이죠. 현실과 다르게 게임은 그 시점을 의도적으로 만들 수 있어서 복합적, 단계적으로 구성됩니다. 


기획에서 최초의 기준을 잡습니다. 1 캐시(c)는 10 골드(g). 이런 식으로요. 여기엔 어떤 의미도 없습니다. 그냥 방정식의 a = b 같은 것입니다. 기획자가 선언하면 있는 겁니다.  


하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캐시는 '마케팅급'에서 변동이 심한 값이기에 여기에 '시간'을 넣습니다. C를 시간(T)으로 교체합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현실 시간이 아닙니다.


 게임에서는 시간이 다르게 흐릅니다. 가령 턴제 게임은 시간을 '턴'으로 바꿔놓았습니다. 한 판을 한다는 개념도 있지요. 게임 한판에 500원이라도 실제 시간은 실력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더 이상 진행시키지 않고 현실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이때 게임시간은 흐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자동진행게임에서는 '켜놓으면 진행'되기 때문에 현실 시간과 게임시간이 더 가까워지고, 아이들링 방치형 게임은 더더욱 가까워집니다만, 극단적으로 게임 이용시간=현실 시간인 게임이 있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게임시간은 현실 시간이 아닙니다. 


두 번째 답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만, 게임기획자 유저의 한국 은행권, 플레이어의 크리스털, 캐릭터의 골드에 대입하는 유저의 지구시간, 플레이어의 플레이 시간, 캐릭터의 게임 내 시간 단위를 의식적으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까 최초 시점이라고 했는데 플레이 시점인 이 시점도 P1~P100으로 잡아봅시다.  이걸 잡는 이유는 P1과 P2가 게임 시간이나 환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캔디 크러시 사가 같은 퍼즐게임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폭탄 사탕'의 가격이 크리스털 7개인 경우 그 효용이 비교적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마지막판(P100)까지 7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게임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일 게임이 P1과 P2상태에서 C=G 이면 인생 좀 편하겠는데, 대부분의 게임에서 성장성을 주기 위해 인플레를 냅니다. G의 수익이 올라가죠. 반면 게임에서 성공한다고 게이머가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C는 고정되는 반면 G는 더 흔해집니다. 물론 기획자는 이 모든 증가 치를 알고 있습니다. 


1 레벨에선 몬스터 하나당 1 골드를 벌지만, 100 레벨에서는 7000 골드씩 벌어댄다면, 이때 일시적으로 캐릭터의 레벨이 P 축이 되고, 1회 전투시간이 게임시간 단위가 되고, 골드는 이에 따라 증가합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P1상태의 캐릭터를 가진 유저와 P100상태의 유저는 골드에 대한 니즈와 효용의 단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따라 다른 과금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판매에서 레벨을 고려하는 매우 단도직입적인 방법도 있지만, 사냥 시간을 줄여주는 고급 공격 아이템인 '정령탄'을 고정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단위소득을 늘려주는 간접적 방법을 쓴다면 조금 더 고려요소가 많아지겠죠.  


이제 첫 번째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됐는데 


1) 재화 비는 어떤 기준으로 짜이는가?


어떤 게임은 2차 재화가 3300원당 72개 주어지고, 어떤 게임은 2차 재화가 3300원당 120개가 주어집니다. 또다시 이 2차 재화 1개당 1차 재화가 1630원이 주어지거나 21395원이 주어지거나 하는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1차 재화나 2차 재화의 가격이나 비는 어떤 기준으로 수치가 정해지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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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게임을 운영하는 쪽에서는 플레이타임과 가치를 비교하여 캐시의 판매단위를 결정합니다. 10=1000이라 정하면 계산이 쉬워지면서 게임 내에서 현실 가치를 자각해서 지불 저항(?) 같은 것이 발생하기 때문에 애매한 숫자를 의도적으로 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으로 돌아가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묶음 상품을 내거나 적시 타이밍에 할인 판촉을 하거나 하는 식의 장사를 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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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질문의 답


2) 1차 재화, 그리고 2차 재화로 판매하는 상품들은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가? 1차 재화로 판매되는 아이템, 그리고 2차 재화로 판매되는 아이템들은 어떤 기준으로 이 아이템은 1차 재화로 판매한다. 이 아이템은 2차 재화로 판매한다.라는 것이 결정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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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1차 재화이며, 크리스털은 2차 재화라고 했지요? 


기본적으로 게임 기획자는 전통적으로 1차 재화만으로 게임을 구성해왔습니다. 2차 재화는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 '해결사적 존재로 사용되었습니다. 해결사적 존재란 뜻은 게임 세계의 몰입을 위해 캐릭터와 유저를 분리하여 1차와 2차를 구분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런 식의 이론에 입각하여 운영부에서 과금 요소를 설계하지는 않지만, 본능적으로 이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게임 유니버스를 훼손하게 되어 '부자연스럽게' 느끼기 때문에 대체로 이런 수순으로 갑니다. (이건 이상하잖아? 내지는 좀 깨잖아?라는 식이 되죠.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죠) 


나 - 유저 - 플레이어 - 캐릭터라는 간접의 간접 단계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 단계별로 감정이입이 달라지고, 지불의 저항감도 달라집니다. 


1차 재화는 캐릭터가 사용하는 재화이며 게임 세계에 귀속되어있습니다. 반면 2차 재화는 플레이어의 재화이며 (1차 재화에 비하여) 게임 바깥쪽에 있는 물건이고, 이런 수순이라면 3차 재화라 불러야 할 현금 그 자체는 유저의 재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유저의 개입. 즉 내가 매일 접속하면 얻는 보상이라거나, 내가 개입해서 해결해주는 과금 요소들은 즉시 현금 결제가 순리상 큰 무리가 없습니다. 내 행위를 촉진하거나 부스팅 해주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크리스털은 유저가 플레이어에게 외부에서 부어준 것입니다. 같은 사람입니다만 개념적으로는 유저가 준걸 플레이어가 쓰는 겁니다. 돈낸사람과 쓰는 사람이 다른 거죠. 


캐릭터를 조종하는 플레이어들이 사용하여 캐릭터를 돕는 식의 상품이 구성됩니다. 액션 포인트 같은 시간을 추가 구매하거나 하는 식입니다.  게임 시간을 유저에게 돈 내고 사라고 하면 뭔가 부자연스러우니까요. 유저에겐 유저의 시간이 있거든요. 


(비교가치로는 사용됩니다. 결국 돈을 내는 것은 유저이기 때문에 1000원의 가치를 무언가와 비교하거든요. 판촉에서도 많이 사용됩니다. 한 달에 커피값 한 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게임에서도 유저의 시간소비에 대응하는 가치. 즉 AP가 무료 충전될 때까지 내가 기다려하는 현실 1시간에 대응하는 게임방비 천 원 혹은 캐러멜 마키아또 5500원.)


골드는 캐릭터가 번 겁니다. 게임 내 세계에서 캐릭터가 구매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골드로 게임 세계 바깥의 물건을 사면 세계관에 손상이 오고 그걸 설계자는 부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대충 게임기획자 단계에서는 이런 정도로 상품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퍼플리셔/운영에서 '잘 팔리는 구성'을 다른 게임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여 상품 구성을 합니다. 뭐 괜찮은 것이 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게임들은 대체로 이런 규칙에 맞춰서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답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김동은Whtdrgon. 20180815광복절 #게임기획자김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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