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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n 21. 2021

<선행이 헤프면 지옥 간다>

김동은WhtDrgon.150621#게임기획자하얀용


개요

이 글은 2015년의 오늘. 6월 21일에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몇 가지 개인적 이유로 페이스북의 글을 브런치로 옮기고 있습니다. 


내용

작년 8월쯤에 "선의를 베풀었는데 악의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라 시는데... 진심이 아닌 사람에게 진심을 주는 것은 죄악이다. 이 죄는 반드시 큰 벌을 받게 된다.라는 포스팅을 했었는데 


https://photoguide.com/271


 그 이야기가 금요일에 회사분들과 술자리에서도 나와서, 그 김에 법륜스님인가 법정스님인가 제 생각의 출처를 찾아보다가 몇 가지 상념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생각나는 몇 가지를 포스팅할까 합니다. 많이 주제넘습니다.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은 나가주세요. 부끄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니 아마 모든 사람들이 베풀었는데 믿었는데 내가 해준 게 얼마인데 하며 소위 '뒤통수'에 가슴 아픈 추억들을 가지고 있지요. 


 저도 토요일에 학생들 2개 스터디 그룹을 돕고 있지요. 그 외에도 이 쪽 분야에 많은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학력으로 고민하는 현업 기획자들에게도 여러 가지 말씀을 드리고 있고요. 교수님들, 대표님들과 함께(혹은 부추겨서) 학생들의 활동에 약간의 후원도 하고 있고.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건 내 욕구 충족 행위이다. 누군가에게 어딘가에게 인정받고 필요한 사람, 스승이 되고 싶고 고을의 선비 나라의 재상이 되고싶다는 본능에 충실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 믿음을 가질 거리도, '압'을 가질 거리도 없지요.

 (전 잘 이해 못하고 있는데 경상도 쪽 지역방언에 '내가 지금까지 너에게 어떻게 해줬는데 네가 나에게 이럴 수 있느냐?라는 의미의 '압!'이라는 게 있다더군요.) 


  베푸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행위는 순전히 저를 위해서 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은 필연적/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효과일 뿐이고요.  지금 이 포스팅도 마찬가지이지요. 뭔가 멋진 글을 포스팅해서 사람들의 좋아요를 받고 싶다는 욕망의 표출일 뿐입니다. 


  베푸는 것이 선행이라고 생각해서 잘 공감이 안된다면, 그 정성이 회사의 자원이었다면, 본인이 한 회사의 투자/심사역이라면 이렇게 쓰면 어떤 대가를 받게 되는가를 생각해보면 쉽게 결과를 짐작해볼 수 있지요. 그 대가는 법인이 아니라 개인도 받게 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투자가 아니라 욕망 해소 쪽이 더 어울립니다. 


 이걸 격에 안 맞게 호혜적 관계로 만들면 오만 무례한 것이고,무례는 곧 벌을 받게 됩니다. 타인이 잘못했다는 뜻이 내가 개같이 굴어도 된다거나, 반대로 은혜롭게 도움이란 이름으로 교정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죄짓지 않은 사람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숭고로 눈이 가려지지 않는 이상 그건 무도한 짓입니다.  도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나 잘하세요." -친절한 금자씨


 어느 날. 청성잡기에서 "용이나 호랑이를 길들이는 자는 그 본성을 따라 주면서 그 기세를 제압할 뿐이니, 영웅호걸을 제어하는 것 역시 이와 같다."라는 글을 본 이후, '더 이상 남의 본성을 설득하러 들지 않겠다. 모두에겐 자기 결정권과 책임 권역이 있다. 원할 때 고려요소로서 정보만 전달하면 그다음은 본인이 결정할 것이다'라는 규칙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원해서 내 욕망에 따라 하는 행동에 고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멈추자 삶이 좀 더 현실적이 되고 편안해졌습니다. (실은 엄청 수다쟁이라 규칙을 잘 못 지키고 있습니다.)


 疑人莫用 用人莫疑(의인막용 용인막의), 疑人勿使 使人勿疑(의인물사 사인물의) 의심 가는 사람은 쓰지 말고, 쓰는 사람은 의심하지 마라라는 말이 자기 합리화에 사용되지만,  '사, 용 使, 用'의 범주 내에 있을 때 쓸 말입니다. 사인도 아니고 용인도 아닌 사람이 될 정도로 믿지 마세요. 


 '믿는다'라는 말은 '근거 없음'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근거가 확실한 것은 '믿음'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요. 그래서 뭔가 믿는다는 것은 숭고하기까지 한 것이지만, 리스크로 연결되는 것이죠. 강한 믿음= 강한 리스크. 리스크가 큰 결정을 하는 것은 개인 의사결정의 영역이고, 리스크에 대비하지 않는 것은 지혜롭지 않은 행동이고, 지혜롭지 못한 행동은 대가를 받게 됩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君子役物 小人役於物(군자역물 소인역어물) 군자는 재물을 부리고, 소인은 재물에 부림을 당한다고. 재물을 용인이나 사인으로 바꿔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자기가 부리는 사람에게 부림을 받으며 믿음을 가지는 상황은 그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쓰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제가 뭐라고 누가 누구에게 이런 글을 쓰는 건가. 누가 이딴 걸 몰라서 뒤통수 맞았나.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믿지 않을 수 있고,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써놓은 것이 아까운 소인이라 지울 수도 없고. 어떻게 포스팅을 마무리하나.... 움...  여기까지 스크롤 내려오신 분들에겐 최초의 불교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숫타니파타'를 권해드립니다. 


법정스님의 멋진 말씀을 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법정스님이 역자십니다. 양이 많지만  35~75가 이 포스팅과 잘 어울립니다. 

출처 :  https://cafe.daum.net/loveSSJ/1FOg/191


귀찮은 분들을 위해서 퍼 붙였습니다. 35-75.


35.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고, 살아 있는 그 어느 것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36.


만남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사랑으로부터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37.


친구를 좋아한 나머지 마음이 거기 얽매이게 되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가까이 사귀면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註) ‘본래의 뜻’이란 자기가 목적한 바를 뜻한다.


 38.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집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39.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 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0.


동행이 있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1.


동행이 있으면 유희와 환락이 따른다. 또 그들에 대한 애정은 깊어만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2.


사방으로 돌아다니지 말고, 남을 해치려 들지 말고, 무엇이든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3.


출가한 처지에 아직도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출가하지 않고 집에서 수행하는 재가자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흔히 있다. 남의 자녀에게 집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4.


잎이 진 코빌 라라 나무처럼, 재가 수행자의 표적을 없애버리고 집안의 굴레를 벗어나 용기 있는 이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註) 코빌라라 나무는 흑단의 일종. ‘재가 수행자의 표적’은 머리, 수염, 흰 옷, 장식품, 향료, 처자와 하인이 있는 것을 말함.


 45.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46.


그러나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7.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한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8.


금세공이 잘 만들어 낸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註)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는 팔찌가 하나일 때는 소리가 나지 않지만 두 개 이상일 때는 서로 부딪혀 소리가 나는 것과 같이, 여럿이 함께 있으면 시비가 생기고 번거로우니 혼자서 수행하라는 뜻이다.


 49.


이와 같이,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리라. 언젠가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살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0.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1.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이다.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와 같은 두려움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2.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갈증, 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3.


마치 어깨가 떡 벌어진 얼룩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 자유로이 숲 속을 거닐 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4.


연희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잠시 동안의 해탈에 이를 겨를도 없다. 태양의 후예가 한 이 말을 명심하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註) ‘잠시 동안의 해탈’이란 세간적인 선정禪定이라는 뜻으로, 그것을 얻었을 때만 잠시 잡념으로부터 놓여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다. ‘태양의 후예’는 부처님을 가리킨다.


 55.


서로 다투는 철학자들의 논쟁을 초월하여 진정한 깨달음의 도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6.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7.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친구를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8.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생각이 깊고 현명한 친구를 가까이 하라. 그것이 이익이 됨을 알고 의심을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59.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0.


아내도 자식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1.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함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이구나.’ 이와 같이 깨닫고, 지혜로운 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2.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 번 불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3.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각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키라.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에 불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4.


잎이 져 버린 파리찻타 나무처럼, 재가자의 모든 표적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5.


여러 가지 맛에 빠져들지 말고 요구하지도 말며 남을 부양하지도 말라. 누구에게나 밥을 빌어먹고 어느 집에도 집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6.


마음속의 다섯 가지 장애물을 벗어던지고 온갖 번뇌를 버리고 어느 것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욕망의 고리를 끊어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7.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던져 버리고, 또 쾌락과 근심을 떨쳐 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8.


최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마음의 안일함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9.


홀로 앉아 명상하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근심인지 똑똑히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0.


집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1.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2.


이빨이 억세며 뭇 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궁핍하고 외딴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3.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4.


탐욕과 혐오와 어리석음을 버리고, 속박을 끊고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5.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보기 드물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홀로 가도 고수들끼리는 정상에서 만납니다. 


2015년 6월 21일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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