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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n 16. 2021

<40대 구직자가 직무기술서를 써야 하는 이유>

김동은WhtDrgon.210615#게임기획자하얀용

https://www.facebook.com/whtdrgon/posts/4400417706657707


직책, 직급, 일자리라고 안 하고 '잡 디스크립션'이라고 한 이유는 정말 '직무기술'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창업을 권하거나 관리직으로 승진 못했으면 떠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20년 차 팀원을 비하하는 것도 아닙니다. 의무라고 표현한 이유는 최대 19년간 선배 대접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구인공고에서 보는 잡 디스크립션은 누군가의 고뇌에서 나오는 것인데, 그 상위에는 '일'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채용하려는 사람에 대한 요구사항 즉 잡 디스크립션을 열심히 혹은 어딘가에서 긁어서 작성하죠. 


 진짜 주니어 때의 역할은 대체로 시니어의 비용을 절약하는 부분에서 가치가 나오기 때문에 싸고, 시키는 일 잘하고, 말귀는 알아듣는. 네 3~5년 차라고 부르는 그 귀한 인력이 주가 되죠.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는 '구할 수 있는 사람'. 모듈화 된 '어떤 형태'를 구인하게 됩니다.  영화 촬영일과 게임 마케팅과 가수 경험이 있는 사람을 공고 내지 못하는 것이죠. 그렇게 잡 디스크립션을 짤 수 없습니다. 우대 사항 어딘가에 들어갈 수는 있을지 몰라도.


 느낌상 최소한 대상자가 최소 전국에 3 천명쯤? 최소한 그 이상이 되는 쪽으로 써야 합니다. 3만 혹은 30만. 구인공고도 사업활동이라 돈 들여서 내는데 지원서 안 오게 내면 안됩니다. 그보다 더 디테일해지면? 헤드헌터를 써야 하죠. 그마저도 안 되는 경우가 있지만, 잡 디스크립션을 만드는 당사자가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합니다. 등장하면 좋은 걸 알아도요. 


 어떤 연차가 되면 제한 경력이 늘지 않습니다. 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게 뭔 말이 자면 경력 5년 이상, 경력 10년 이상 이런 제한조건은 있어도 경력 15년, 20년 이상이라는 제한조건은 거의 없습니다. 경험상 그 제한은 10년에서 멈추는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이후의 경력은?  이제 경력이 아니라 실적의 영역으로 들어가죠. 성공해봤네. 그리고 그 뒤는 '설루션'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해결했느냐.  만렙, 템빨, 컨빨.


제 주변의 +-5살의 선후배 지인들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평생을 다른 생각 없이 기술을 연마해 온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이요. 그리고 희망연봉을 낮춰야 하는 문제, 더 이상 낮춰도 안 되는 문제가 있고요. 산업이 좁아져 고인물들의 아귀다툼이 되기도 합니다. 소싯적엔 팀장 하려면 이쪽일 5년은 해야지라고 했던 산업이 말이죠. 


어떤 분은 자신의 기술을 더 고도로 발휘하고 연마하지 못하는 환경을 힘들어하시고, 어떤 분은 세상이 자신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다른 일을 해봐야 하나 고민하시죠.  동생, 게임 기획 그거 어렵나? 소리도 들어봤습니다. 저 역시도 이 문제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 중입니다. 40대가 절반을 넘어버렸습니다. 


 저는 그 해결책이 자신의 이력에 맞추어진 스스로의 잡 디스크립션 제안을 통해 (자가) 맞춤형 인재로 나가는 방법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쉽지만 그래도 지나온 경력을 바꿀 수는 없잖습니까.  이유가 어쨌든 내가 그렇게 살아버린걸. 


괜찮으면 정말 괜찮은 겁니다. 하지만 고통받고 있다면. 내가 이 대접받아서 고통 받든, 기술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이 돈 받는 게 죄스러워서 고통 받든. 고통스럽다면 개선해야 하는 것이겠죠. 

대부분이 돈 문제인걸 누가 모르나요. 사업이든 게임 개발이든 더 간절하게 돈을 바라는 행위만으로는 무엇도 해결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죠.  키보드를 눌러 더 나은 것을 타이프하는 수밖에요. 


 그래서 자신의 이력을 바탕으로 내가 해결해낼 수 있는 나의 잡 디스크립션을 가지고 회사를 뒤져서 그 회사가 바라는 인재로서, 구인공고로 구할 수 없는 맞춤형 인재로 스스로를 설루션화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무려 20년이나 있으니까요.  그 모든 것이 자산입니다.  


융합의 시대. 비게임 회사가 게임을 만들고, 게임회사가 비게임 콘텐츠를 만드는 이 시대에 깨졌다고 믿는 경력, 이종 이직의 경험이 어디선가에선 찾고 있을 겁니다. 내 잡 디스크립션에 맞는 회사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죠. 딱 내 잡 디스크립션을 필요로 하는 회사. 


 우리 누구도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풀어나갈 수 없지만, 그래도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죠.  내 스펙은 내가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고, 20년+들에게는 그에 맞는 자산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20년 경력이면 이미 다 알고 계신데 그럴 생각을 안 하시는 것뿐이죠. 더 이상 남이 만든 잡 디스크립션에 몸을 맞출 수 없어 고통스럽다면, 내 껍질은 내가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게 이치에 맞는 것이고 20년쯤 되신 분들은 사람을 뽑아보셔서 아시겠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람을 뽑기 위해 포지션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연히 딱 맞는 사람이 등장할 때의 기쁨.  그 기쁨이 나를 통해서 나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연으로 나온 성과를 기술적으로 재현하는 작업이 필요하죠. 우리가 회사에서 항상 하던 일들이요.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 않습니까? 귀사의 프로젝트에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가 막히게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이력을 가진 적임자가 여기 있습니다.'


쉽지 않겠죠. 그래도 나아가는 수밖에 없잖습니까. 

스스로든 밀려서든.


P.s 어차피 다시 20년 뒤인 60살에는 써야합니다. 그때가 처음인 것보다는 지금이 낫죠. 


210615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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