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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l 11. 2021

<가상사회 복제기>

김동은WhtDrgon.210711#게임기획자하얀용

쿠텐베르그의 인쇄술은 필사를 자동화합니다. 

필사공 노동의 복제 비용을 낮췄고 문화와 문명을 바꿨지요. 종교의 대중화 민주화를 이뤘죠. 


영국 산업혁명은 제조를 자동화했습니다. 

제조공 노동의 복제 비용을 낮췄고 문화와 문명을 바꿨지요. 


음반과 영상. 비닐이라 부르는 LP, 카세트, CD도요. 

연주와 노래, 영상을 복제해내죠. 마찬가지로 문화와 문명을 바꾸고요. 


컴퓨터라는 계산 장치는 계산을 자동화합니다. 

컴퓨팅이라고 부르는 지식노동의 복제 비용을 낮추고 문화와 문명을 바꿨지요. 지식이 대중화 민주화됐습니다. 


복제는 오병이어의 민주화입니다. 노동자 1명이 그것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효용 대비 제작비가 노동자 1명의 노동보다 훨씬 더 싸져야만 가능합니다. 1년의 노동을 바쳐야만 1년의 노동이 들어간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 복제품만이 민중의 소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종단 단말기인 컴퓨터가 모여있는 게임방 시대와 24시간 가동되는 개인 사회 단말기 스마트폰의 시대에 게임산업의 엄청난 이익은 이 복제 비용이 낮아서 나옵니다. 고정비가 한없이 높지만 변동비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리고 대중문화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해체해서 사회에 제공해야 할겁니다. 전국구 아무나 하나요. 


이익기반이 시대이기 때문에 산업은 이제 곧 플랫폼이라는 곳 위에 얹어지며 과거의 이익을 탐닉하긴 힘들어질 겁니다. 고가의 게임머신, 고가의 게임팩, 고가의 온라인게임을 지나 고가의 인앱 결제들. 


바다에 배가 가라앉아도 콘크리트 구조물을 던져도 도시가 가라앉아도 그곳은 인공어초가 되고 생태계가 되듯 그에 기반한 사람이 살기 때문에 바뀐 문화는 문명을 탄생시키죠. 


스트리밍과 온라인, 가상사회는 가속시키는 원동력은 민주화 문명화라고 생각합니다. 엔트러피처럼 집약 기술이 결핍된 곳으로 퍼져나가기 위한 힘에 반응하여 복제 비용이 내려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미래는 대자연의 흐름이다. 뭐 이런 서사적 표현.  


이제 사회를 복제하는 시대. 

어떤 집단, 공동체, 사회라는 커뮤니티 복제 비용을 한없이 낮추어 문화와 문명을 바꿀 것입니다. 


십자가가 퍼지는 게 아니라 종교라는 사회가 퍼지는 것이듯 아이돌이 아니라 그 아이돌로 상징되는 사회가 퍼지는 것입니다. 지금의 시대는 사회를 거래하는 비용으로 ‘문명의 충돌’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 동아시아 대륙의 문화와 사회가 남미와 뉴욕의 한 복판에 동시 존재할 수 있는 시대. 정치를 위해 중앙당과 지역당과 5천 명을 모으지 않아도 되고 종교를 위해 돌로 성전을 짓지 않아도 되는 시대...


 국민 유행어를 탄생시키는 공중파 컬처를 해체시키고 배타적 지식체계와 세계관을 가진 서브컬처가 한없이 생산되어 문화와 문명과 시장을 만들어 모든 회사들이 마치 오지의 부족을 상대하듯 사회들의 정서에 맞추어 사업을 해야 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가족이 되지 않으면 물건을 팔 수 없고, 못된 짓을 하면 가족은 사랑으로 화내며 질책해줄 겁니다. ESG말이지요. 


가상사회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민주주의라는 질서를 동력으로 하는 거대한 흐름. 그리고 저는 세계관 기술자이지요.  2019년에 그렇게 하기로 정하고 2020년에 최전방에 섰습니다.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런 사회가 만드는 소유의 결핍에 기반한 가상 소유. 소유의 복제시대를 대비해야 할까요?


‘그날은 꼭 오리라’ 

-터, 신형원.


210711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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