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은
게임기획이나 세계관 이야기가 아닌 어릴적 고양이 이야기.
어릴적 (아버지가 사업하느라 한 재산 해버리시는 바람에) 흑석동 연못시장에 살 때 어머니 대신 가게를 볼 때가 많았다.
시장에는 키우는 고양이, 밥주는 고양이, 그냥 고양이... 암튼 고양이가 많았는데, 쥐도 많았기 때문에 대체로 고양이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생선가게 조차도!)
반면 근처의 할아버지 한 분은 고양이가 편하게 있는 꼴을 못 보는 분이었다. 시장을 지나가다 시늉 안하는 고양이를 보기만 하면 걷기도 힘든 양반이 무조건 지팡이를 휘두르며 더 따라가 끝내 쫓아 냈는데, 그렇다고 진짜 때린건 아니고 겁만 주는 듯 했지만 암튼 그 유난스러운 소동에 가끔은 주변 상인이 말리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듣게 된 그 분의 이유는 '짐승이 사람 안 무서워하면 안돼.' 였다... 그땐 ‘짐승 주제에 사람을 안 무서워하는게 분한 자기 자존감 부족으로 동물에게 심술 부리는 괴팍한 분이다했는데 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보니 그 할아버지가 '츤데레'셨나 싶기도 하다.
'이눔들아 도망쳐, 사람들이 다 좋은게 아녀.'
2016년 7월 15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