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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l 31. 2021

< 게임콘셉트기획의 작성 1-1>

김동은WhtDrgon160911#게임기획자하얀용

개요

이 글은 2016년 9월 11일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벌써 5년 전 글이라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이 방식은 게임 기획의 기술적 접근보다는 심상의 개념에 접근하고 있어서 '게임식'이라는 것을 연구하는 비게임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되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본문


-서문-


먼저 이야기할 것은 이 '콘셉트 기획' 진행과정에서 뭘 써놓든 게임 기획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분류나 결정을 지금 할 필요가 없다. 뭐든 연상되는 것들을 써붙여서 키워드를 확보하는 작업들이 된다. 


콘셉트 기획에서 기획자는 이 새로운 게임 세계를 수백 번이라도 머릿속에서 플레이해야 한다. 콘셉트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뒤이은 콘텐츠 기획이나 시스템 기획, 밸런스 기획이 남의 게임이나 베끼고 사는 신세가 된다. 무엇이 옳고 가장 중요한가를 판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 개발이면 더더욱 이 콘셉트 기획에 모진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범위-


기기 등의 하드웨어 등은  게임 콘셉트에서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시스템 단계에서 고민하면 될 것. 예외인 경우는 기기나 시스템이 '키워드'가 될 때인데, 사용자 경험에 필수적이 될 때뿐이다. 가령 스마트 워치에서만 더 특별해진다거나. 하지만 이 경우에도 여전히 콘셉트 단계에서 게임엔진, 디바이스를 고민하지 말 것. 먼저 의도가 선명해야 콘셉트가 잘 나오고, 콘셉트가 선명해야 콘텐츠와 시스템, 밸런스 기획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순서-


1단계 심-연상 구술-키워드들을 도출. 

2단계 키워드를 페이즈로 필요한 만큼 분류. 

카드 1 = 씨앗카드의 작성. 1,2단계를 100자로 압축하여 표현. 


3단계 페이즈 별로 반복.  도출된 키워드를 계속 분해. 

4단계 규칙, 자원, 환경 목록들을 필요에 따라 신설, 추가. 

5단계 #1 플레이모델을 계속 추가. 

(3~5단계를 키워드가 다 소진될 때까지 반복. 키워드 포기 포함) 

카드 2 = 간간히 동료 카드의 작성. 7개쯤. 


6단계 군더더기들을 제거. 중요하지 않은 키워드를 포기. 

카드 3 = 핵심 카드를 작성. 씨앗+동료 카드를 총합하여 100자로 표현. 


7단계, 문서 1= 콘셉트 기획서의 작성. 디바이스, 유저, 게임 환경, 구성, 절차, 주요 게임 플레이, 핵심 기술, 콘텐츠 리소스의 대략적 분량, 개발에 대한 내용. 시장 경쟁력 등을 취사선택하여 삽입. (이 과정에서도 키워드 도출과정이 필요함.)


<1단계>


1단계에서는 '없는 게임'의 윤곽을 스스로 파악한다. 


<1단계-1. 심>


심장, 핵심이란 단어의 '심'이다. 마음, 뜻, 의지, 근본, 본성, 중심, 알맹이. 

영어로는 heart, mind, sprite, Sence의 뜻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는 Sim-으로 게임에서 무언가 만들고 흐름을 만들 것이란 의미를 주는데 이보다 더 좋은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주로 '삘' 혹은 '촉'이라고 부르던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기에 짜임을 주려면 그 '심'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게임에 영혼과 참신함, 주체성, 본성이 없어진다. 

개발을 진행하다가 '더 좋은 것들'을 따라 기획과 개발이 방황하게 된다. 

바뀔 수는 있어도, 없을 수는 없는 것이다. 


게임 제작의 6하 원칙의 답이 된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왜?

게임으로 어떤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일까? 

그래서 내가 가진 그 느낌. '심'을 기억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이제부터 만들어지는 모든 요소들은 직간접적으로 저 심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이 과정을 통해야만 '통일감 있는' 게임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심은 본래 어슴푸레하다. 그걸 뚜렷하게 만드는 작업이 콘셉트 기획서 작성 작업이다. 그걸 자신의 머릿속에서 꺼내어 모두에게 내놓지 않으면 누구도 만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키워드 카드식 게임 기획'은 그 작업을 그나마 아동교육 혹은 TCG 게임 같은 익숙한 방식으로 정형화시켜보려는 시도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 데카르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김춘수


내가 생각한 것에 이름을 붙여주자. 

심에 단어를 붙여 키워드로 삼기. 그게 키워드식 게임 콘셉트 기획이다. 


최초의 심은 어처구니없는 단어들일 수 있다. 가령 '설탕이 반들반들한 크리스피도넛의 식감' 같은 문장이나, '쫀득쫀득한 곰젤리가 우수수' 같은 것. '보라색 빌로드와 푸른 조명', '짙은 담배연기가 가득한 어두운 방' 같은 것들일 수 있다. 




자, 어떤 느낌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것일까? 뭘 기획하려는 것인가?

그건 아마 당신밖에 모를 테니 일단 당신만 이해할 임의의 단어를 하나 붙여보자. 


 초보자에게도 끊임없이 콘셉트 습작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배우는 사람에게 대뜸 내놓으라는 것도 무리한 요구가 될 테니, 이 심의 자리에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게임을 하나 넣어보자.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학생, 지망생, 신입이 주로 작성하게 되는 '역 기획서'라고 한다. 


일단 그걸 '시드마이어의 문명'이라고 해보자. 심='문명'. 


<1단계-2. 연상 구술> 


'문명'이라는 심 키워드 대한 서술을 시작한다. 이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명이란 게임이 없다고 가정하고, 뭔가 문명 비슷한 게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심을 문명으로 잡았는데 이제 이 게임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해보자. 자유롭게. 이 '문명'은 어떤 게임, 뭐하는 게임일까? 


도시를 세워서 발전시킨다. 


다른 국가들과 경쟁 협력한다.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억지로 떠올릴 필요 없다. 일은 많으니까. 


일거리가 될 키워드가 순식간에 불어난다. 이 키워드의 증식을 받아내고 갈무리하는 작업. 그 과정에서 키워드가 무리를 지으면 그때 2단계. 페이즈 분류에 들어간다. 


일단 앞서 두 문장에서 키워드들이 나왔다. 


{키워드 목록} : 도시, 세움, 발전, 국가, 경쟁, 협력. 

[정의 내리기 : 그 단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제 이 뺑뺑이를 돌리게 되는데 뱉은 말에 책임지는 과정이다.  꽤 지루할 수 있다. 


자, '도시'가 뭐냐? 그 단어가 정확하게 의미하는 것이 뭐냐?


도시:란건 맵 위에 서있는 도시 아이콘을 말하는 건데 그 안에 인구라거나 그런 게 있다. 클릭하면 도시 메뉴가 열리고 인구, 생산, 뭐 그런 것들을 관리할 수 있을 거다. [맵, 인구, 생산 추가, 도시 메뉴는 UI니까 보류.] 


'세움'는 뭐냐? 도시는 주어지나? 최초 도시는 하나 줘야겠다. 그러니까 세움은 지금 없다. 게임을 시작하는 게 도시를 세우는 것이다. 아, 나중에 도시를 하나 더 세울 수 있다. 


그럼 세움은 곧 '추가 도시건설' 이 추가되는데, 그건 어떻게 하나? 아직 모르겠다. 암튼 한다. 


'발전'이란 뭐냐? 도시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커지는 것은 뭐지? 음. 도시가 레벨이 올라서 점점 커지는 것?  [ '도시 레벨'이 추가됐다.]


{키워드} 


목록 : 도시, 세움(x), 발전,  


대기 : 맵, 인구, 생산, 도시 레벨, 국가, 경쟁, 협력.


보류 : 추가 도시건설(세움) 


참고


생멸 증감 진폐 변합: 이쯤 이게 뭔지 설명하기 힘들 때는 생성/소멸, 증가/감소, 진보/폐망, 변이/합치의 상황을 떠올릴 수 있다. 가령 도시 레벨을 예를 들어보자. 


도시 레벨은 언제 생기는가? = 도시가 생길 때? 생기면 1 레벨이다. 

언제 없어지나? 도시가 없어질 때. 적이 침공해서 도시를 부수면. [적, 도시 파괴 추가]  

어떻게 증가하나? 도시를 유지하면 된다. [유지 추가] 

어떻게 감소하나?... 어... 도시 유지가 아니라 인구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도시가 커지는 걸로 하자. 


어떻게 더 잘할 수 있나? 음... 식량 생산이 늘면 인구가 느는 걸로 하자. 식량 생산을 더 잘하면 된다.  [식량, 식량생산 추가] 

어떻게 하면 도시 레벨 관리를 망치지? 노동자를 잘못 배치하면 식량이 적게 생산돼서 잘 안 늘어나면 어떨까? [노동자, 노동자의 배치 추가] 

도시 레벨이 변이, 합치되는 경우가 있나?  


키워드 


목록 : 도시, 세움(x), 발전, 도시 레벨 

대기 : 맵, 인구, 생산, 적, 도시 파괴, 도시 유지, 식량, 식량생산, 노동자, 노동자 배치, 국가, 경쟁, 협력.

보류 : 추가 도시건설(세움) 


맵을 보자. 도시가 맵에 배치된다고 했는데, 맵은 뭐냐? 맵은 지도인데, 이 게임은 세계의 위인들이 돼서 문명을 발전시키는 게임이다. 도시를 통해 건설하고 문명을 발전시키고 정복한다.  [문명, 문명 발전, 정복 추가] 


그러니까 맵은 정확히 뭐냐? 음.. 그건 도시 하나가 한 칸을 차지하는 타일 지도이다. 세계지도를 똑같이 반영하면 좋겠다. 


인구는 뭐냐? 도시에는 인구가 있다. 식량이 늘면 인구가 늘어난다. 노동자를 배치해서.. 어디에? 맵에. 맵? 음... 아.. 도시를 세우면 가운데에 성이 생기고, 노동자가 1이 생긴다. 도시 레벨이 1이면 주변에 1칸어치만큼 영향력이 생겨서 주변 1칸에 노동자 하나를 원하는 곳에 배치한다. 그러면 그 칸에서 식량이 나온다. 식량은 노동자 수만큼 -1이 되고 남은 것은 인구를 늘린다. 인구가 늘어나면 도시 레벨이 오르고 노동자도 늘고 영향력 칸도 늘어난다.  아 그리고, 칸마다 식량이 나오는 양이 다를 수 있겠다. 그리고 건물! 도시에서 생산력을 바탕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건물을 영향력 내의 타일에 지으면 건물마다 있는 특수효과가 발생한다. 가령 식량 생산량 50% 증산 같은 것. 식량이 추가로 나오는 땅 타일처럼 생산량을 제공하는 타일이 있다. 


<가분류의 시작> 


맵, 인구, 생산, 식량, 식량생산, 노동자, 노동자 배치가 한꺼번에 해결됐다. 


덩달아 도시 레벨의 의미까지 생겼다. 이렇게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가면 키워드들이 서로 상하/전후의 인과관계를 가지게 된다. 게임이 짜임을 가지기 시작한다. 


최초로 [테이블]이 등장했다. 이 테이블은 [도시 레벨] 테이블로서 도시 레벨, 노동자수, 필요인구수 등을 정한다. 일단은 테이블만 만들고 의도를 간직한 채 분류를 해놓는다. 나중에 시스템, 밸런스 쪽에서 작업할 것이다. 지금은 이 테이블이 어떤 원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는지만 있으면 된다. 이게 뚜렷하게 존재해야 향후에 여러 가지 타협을 통해 '좋은 밸런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기획의도가 없으면 밸런스가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이 콘셉트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그림을 보면 키워드 목록이 있는데, 지금껏 이것만 추가해 왔지만 이 단계에서 게임 규칙 목록, 관리 자원 목록, 환경 목록에 추가할 것이 생겼다. 


{키워드 목록} 


목록 : 도시, 세움(x), 발전, 도시 레벨, 맵, 인구, 생산, 식량, 식량생산, 노동자, 노동자 배치.

대기 : 적, 도시 파괴, 도시 유지, 국가, 경쟁, 협력. 문명, 정복. 

보류 : 추가 도시건설(세움) 


{게임 규칙 목록}


도시성장 - 도시의 노동자를 영향력 내의 타일에 배치하여 식량생산을 노동자 수보다 더 증가시키면 잉여 식량은 인구수 증가로 이어지고, 일정량이 채워지면 도시 레벨이 증가한다. 도시 레벨에 따라 추가 노동자가 생기고, 또 레벨에 따라 영향력 타일이 늘어나면서 노동자를 배치할 공간 또한 늘어난다. 


테이블-도시 레벨/노동자수/필요인구수 (향후 시스템, 밸런스에서 작업) 

테이블-도시 건물/필요 생산력/효과 


{관리 자원 목록}


도시-도시 레벨, 주변 타일 속성 + 노동자, 인구. 식량 생산량, 생산 건물. 


{환경 목록}


맵의 타일 속성 - 도시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영향권에 들어오고, 속성에 따라 식량 생산량이 다르다. 

나머지 하나가 남았는데 바로 #1 플레이 모델이다. 이건 이런 식으로 작동한다.

아까 내가 준 생멸 증감 진폐 변합을 들고 오자. 그중에 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초기에 노동자를 식량 생산에 배치해서 일단 도시를 크게 만들고, 식량 생산 외에 다른 건설능력을 올리고, 병사들도 뽑게 하자. 병사는 손해지만, 안 뽑으면 적이 왔을 때 방어할 수 없으니 유저가 균형 잡히게 잘 결정해야 한다. 적이 오는걸 미리 알 수 있으면 좋을 테니 정찰병이란 걸 만들어야겠다. 


[키워드 유닛-병사, 정찰병 추가] 


[#1 플레이 모델]


이 시점에서 #1 플레이 모델이 생긴다. #1 플레이 모델이란 제작 단계에서 게임의 멋진 재미나 효율을 위해 가상으로 유저의 최고 멋진 행동을 미리 정해놓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은 기획자가 정적 설계를 하고, 유저의 플레이라는 동적 행위를 통해 완성된다.  가령 승자가 1명이란 룰은 정적인 선언이지만, 협력이 존재하는 게임에서 '필연적 배신'이라는 동적 행위를 이끌어낸다. 


그래서 이 동적인 플레이를 기획의 콘셉트 선명화를 위해 미리 기획의도로서 만들어놓는 것을 의미한다. 자 이제 #1 플레이모델에 한 항목을 추가한다. 


{#1 플레이모델}


초반 성장 플레이 - 초기에 재빨리 식량증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간에 병력을 만들어야 손실에 대비할 수 있는데, 식량만 먹지 전쟁이 안 나면 쓸모가 없다. 그래서 정찰병을 만들어 주변을 대비해야 한다. 다른 세력을 만나면 경쟁 협력을 통해 일단 전쟁을 회피할 수 있을 수도 있다. 제3의 세력 때문에 일시적으로나마 협력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계속 키워드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 보자. 이쯤 되면 타당한 질문들이 스스로 발생한다. 


그럼 노동자를 잘 배치하려면 초기 지형이 굉장히 중요하겠는걸? 

그렇지. 초기에 도시 터를 잘 잡아야 한다.  

그러면 랜덤으로 도시 위치가 결정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그렇겠다. 국가 특성으로 도시 주변의 타일을 미리 정해주거나, 


[게임 규칙 - 맵 디자인- 초기 도시 주변 영토 레벨 디자인의 밸런스 설계. 추가] 


아니면 랜덤으로 만들되, 처음에 개척자라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 개척자라는 유닛을 주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좋은 자리를 찾아 헤맬 수 있으니 건국이라는 느낌을 더 잘 줄 수 있겠다. [키워드 유닛-개척자 추가]


키워드에 유닛이 추가됨과 동시에 관리 자원이 추가된다. 병사나 개척자는 유저의 관리 자원이다. 대가가 있을 것이고 치환할 자원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생멸 증감 진폐 변합을 들이대 줘야 한다. 정리 한번 해보자. 


{키워드 목록}


목록 : 도시, 세움(x), 발전, 도시 레벨, 맵, 인구, 생산, 식량, 식량생산, 노동자, 노동자 배치.

대기 : 도시 유지, 유닛-개척자-병사, 적, 도시 파괴, 국가, 경쟁, 협력. 문명, 정복. 

보류 : 추가 도시건설(세움) 


{게임 규칙 목록}


도시성장 규칙-... 

테이블-도시 레벨/노동자수/필요인구수 (향후 시스템, 밸런스에서 작업)

레벨 디자인 - 초기 도시 주변 영토 레벨 디자인 및 밸런스 설계. 


{#1 플레이모델}

초기 도시의 성장 플레이 시나리오. 


{관리 자원 목록}


도시-도시 레벨, 주변 타일 속성 + 노동자, 인구. 식량 생산량. 

유닛-개척자, 병사. 


이제 유닛에 대해 물어볼 차례이다. 유닛이 뭐지? 


그건 맵 위를 돌아다니는 장기짝 같은 것. 건물에 의해서 생성된다. 


[키워드-도시의 유닛 생산 추가]


도시를 지을 수 있는 유닛이 개척자이다. 도시는 땅 타일이 중요할 테니 초기엔 식량이 잘 나오는 땅을 찾아야 한다. 찾는 재미를 주기 위해 맵 전체를 처음에는 포그로 덮어두자. 개척자를 느리게 만들어주면, 주변을 정찰하는 유닛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다. [#1 플레이 모델 - 정찰을 하면 더 유리해진다. 추가] 


국가란 뭐지? 도시들로 구성된 플레이어 세력의 집합체. 모든 도시가 파괴되면 국가는 멸망한다. 


경쟁이란 뭘 의미하는 거지? 

협력이란 구체적으로 뭘 하는 걸까? 

등등.. 


<2단계-페이즈 분류> 


이 작업을 반복하여 키워드들이 점점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분류를 필요로 한다. 어떻게 분류하느냐라는 규칙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키워드들이 한 군데 뭉치게 된다.


[페이즈 1 - 도시의 생성과 육성, 새로운 도시의 건설] 

[페이즈 2 - 유닛, 건물의 생성] 

[페이즈 3 - 외교, 협력, 경쟁, 선전포고] 

[페이즈 4 - 유닛 운용, 전쟁, 도시 점령/파괴]


페이즈 1,2,3,4,5와 #1 플레이 모델이 있기 때문에 유저가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각 페이즈가 다음 페이즈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들을 배치하면 사이클이 형성된다. 가령 페이즈 1은 페이즈 2,3을 유리하게 만들고, 페이즈 2는 페이즈 4와 페이즈 1을 점점 유리하게 만드는 식이 된다. 


BM모델도 부분 유료화의 경우 페이즈 별로 잡게 된다. 


가령 페이즈 1을 '진보'시키기 위한 결제 상품. 페이즈 2를 진보시키기 위한 결제 상품 등등. 


<카드 1 - 주인공 카드>


페이즈까지 나오면 대략 게임의 목적이 나오게 된다. 이제 주인공 카드를 작성할 때이다. 80~100자 정도로 게임을 단적으로 정의한다. 큰 부담을 가질 필요 없다. 지금 하는 게임을 친구에게 설명할 때 하는 말을 쓰면 된다. 쿠키런? 과자가 막 달리면서 뭘 먹어. 뭐 그런 류. "이 게임은 A를 위해 B를 모아 C를 D 하는 게임입니다." 이런 정도면 된다. 이 주인공에겐 동료가 필요하다. 


"디스 워 오브 마인”에서 당신은 특수부대원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의약품과 식량 부족과 저격수와 약탈자들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는 평범한 시민이 됩니다. 이 게임은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경험하게 해 줍니다. "


"FTL은 자신의 배와 선원들을 데리고 달콤한 영광과 패배의 쓴 맛에 가득 찬 랜덤 생성되는 우주에서 모험을 즐기는 로그라이크 풍 우주선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3단계 페이즈 별로 반복.  도출된 키워드를 계속 분해.>


<4단계 규칙, 자원, 환경 목록들을 필요에 따라 신설, 추가.>


이런 식으로 늘려나가며 키워드들을 페이즈에 배치하기 시작한다. 


키워드들이 끊임없이 늘어날 것 같지만, 앞서 만든 테이블들, 건물의 종류, 노동자의 종류 등 새로 생각해내는 건물, 아이템, 유닛의 종류들을 담을 콘텐츠 데이터 테이블에 의해 점점 갈무리되어 게임 콘셉트가 어느 정도 체계를 이루게 된다.


< 5단계 #1 플레이모델을 계속 추가.>


이 작업은 호숫가의 집 모델을 사용한다. 끊임없이 계속 반복하는 작업 자체가 어슴푸레했던 게임 기획자 머릿속의 게임을 선명하게 만들고, 이 게임 제작을 안내할 가이드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후반에 생각나는 것들에 의해 앞서 정의했던 것들을 고치게 되고, 복선이 깔리고 기획의도가 촘촘히 박히게 된다. #1 플레이 시나리오가 계속 새로 고쳐 쓰인다. #1 플레이 시나리오가 일단 쓰이면 그걸 더 다채롭게 만들고, 돕기 위해서 규칙이나 관리 자원들을 더 유용하게 바꿔놓는다. 


<카드 2 - 동료 카드의 작성>


앞서 우리는 이 게임 전체를 설명하기 위한 주인공 카드를 만들었는데, 이제 동료 카드들을 만든다. 동료 카드는 먼저 각 페이즈 별로 한 장씩 만들 수 있다. 가령 페이즈 1의 도시발전만 가지고 80~100자를 사용한다.  


 페이즈를 다 썼거나 쓸만한 것이 없으면 다른 게임과 비교해서 독창적인 규칙이나 자원, #1 플레이 시나리오 중에 적당한 것을 골라서 마찬가지로 카드를 만든다. 


 그 외에 이 작업 중에 생각난 특별한 사운드나 그래픽, 유저의 감성. 게임이 가르치려는 의미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가령 이 게임에서 한국을 골라 신나게 적들을 때려 부수고 점령했더니 엔딩이 나오는데 '세계는 정복되었습니다. 당신의 주민들은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문명인 '그리스 문명'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라는 속 터지는 메시지를 내보내어 문명의 중요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세우는 작업들의 의미를 깨닫게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런 특징은 동료 카드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동료 카드가 만들어지면 이제 '게임 특징을 뭘 적어야 하느냐?'라는 턱없이 막연한 질문을 안 하게 된다. 이처럼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했다면 자연스럽게 이미 답을 알고 있게 되는 질문들이 있다. 그러니 실제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구에게 물어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기획서는 어떻게 써야 해요?' 같은 질문이 있다. 전달하고 싶은 게 있고, 어떻게든 써봤다면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게 된다. 


<6단계 군더더기들을 제거. 중요하지 않은 키워드를 포기.>


 키워드를 정의하고, 정의하는 과정에서 페이즈를 나누고, 규칙과 자원과 환경의 목록을 추가하고, #1 플레이 시나리오를 계속 추가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때로는 처음에 연상해서 목록에 올렸던 키워드를 귀찮거나 처치곤란이라 폐기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는데 매우 자연스럽다. 매끄럽지 않은 키워드들은 제거해버린다. 기획에는 필연성이 있어야 한다. 겉멋으로 주워섬긴 키워드들은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제거되어야 한다. 여기서 제거되지 않으면 그래픽과 프로그램 분과 작업자들이 심한 고생을 하게 된다. 


<카드 3 = 핵심 카드를 작성. 씨앗+동료 카드를 총합하여 100자로 표현.>


이제 포기도 했고, 키워드도 충분히 나왔으면 규칙과 테이블과 자원과 게임 의도와 재미를 위한 기획 의도들이 모두 나오게 된다. 테이블을 채우는 콘텐츠 데이터들도 밸런스는 아직 세워지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필요한 유닛이 모두 나왔을 것이고, 사용 의도에 맞는 밸런스를 나중에 만들면 된다. 


 이제 핵심 카드. 게임을 소개하는 마지막 소개 카드를 만들게 된다. 게임의 제목 아래 첫 장에 집어넣으면 된다. 주인공 카드와 동료 카드를 모두를 포함하는 1장의 카드가 만들어진다. 누구에게라도 시간을 10초를 주든 1시간을 주든 게임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할 준비가 끝났다. 이제 아는 것을 문서로 만들면 된다. 


<7단계. 콘셉트 기획서의 작성.>


 디바이스, 유저, 게임 환경, 구성, 절차, 주요 게임 플레이, 핵심 기술, 콘텐츠 리소스의 대략적 분량, 개발에 대한 내용. 시장 경쟁력 등을 취사선택하여 삽입한다. 


 문서의 청자, 중요도, 단계, 목적성에 따라 여러 가지가 들어갈 수 있는데 이것 역시 게임 기획하듯 키워드를 뽑아내고, 그 키워드를 돕기 위해 어떤 키워드가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문서 전체의 형태를 짤 수 있다. 


 기획 콘셉트 문서 역시도 기획의 일부이기 때문에,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구술의 방법이 있다. 


 이 콘셉트 기획서에서 기획의도를 충분히 서술해주지 않으면 향후 콘텐츠 기획, 시스템 기획, 밸런스가 통일감과 방향성을 잃은 채 차례차례 방황하게 된다. 그래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질릴 정도로 콘셉트 기획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게 된다. 


<반복> 


콘셉트 기획서 역시 습작의 하나일 뿐이다. 첫 습작에 D&D#1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D&D#20번대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드디어 아카라 베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 이 아카라 베스가 울티마가 되고, 울티마 온라인이 된다. 


한 부의 콘셉트 기획서를 작성했으면 이제 다시 1단계로 돌아가 또 다른 콘셉트 기획서를 작성해 볼 것. 동료 카드 중 한 장을 가지고 시작하면 될 것 같다. 사실 기획은 이런 지루한 작업을 수천 시간쯤을 반복하게 된다. 


나중이 되면 게임을 보자마자 페이즈가 만들어지고 분류되고, 선택 가능한 수십 가지 방법들을 떠올리고 가장 어울리는 것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20160913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표지 : Photo by Brett Jord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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