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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Feb 17. 2020

시간관리에서 성공하는 방법

메모, 탈완벽주의, 집중, 조언자, 시간가계부(데일리리포트 : DR)


바쁜 현대인들은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잡코리아는 남녀 직장인 753명을 대상으로 ‘건강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서 건강관리를 하지 못한다고 답한 직장인들 중 77.8%의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해서 운동을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체 대상자들 중 96.2%의 직장인은 여건만 된다면 건강을 관리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말 직장인들은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여기에 대한 또 다른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만 19세~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개인 시간의 활용’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5.1%가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 사람들은 그 원인을 물리적인 시간의 부족(34.1%) 보다 심리적인 시간의 부족(61.5%)에서 많이 경험했다고 답했다. 실제 직장생활이나 학업 등으로 인해 시간이 없다기보다, 어딘가에 쫓기는 느낌이 들고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심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고 느낀 사람들 중 가장 많은 비중(46.2%)을 차지한 사람들은 ‘해야 하는 일(공부)이 많다는 생각이 들 때’ 심리적인 시간부족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전체 조사 대상자들 중 절반 이상(55.6%)이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 사고 싶다’고 말했을까.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업무시간은 OECD 국가들 중에 높은 편에 속하고, 수면시간은 하위에 속한다. 절대적으로 여가 시간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정부에서 내놓는 여러 정책들로 인해, 과거보다는 점점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심리적 시간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압박을 느낀다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끼친다.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일을 할 때도 창의적 성과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시간과 창의성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7개 기업과 177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시간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창의적 성과를 올릴 수 있는지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시간압박과 업무 창의성은 정확히 반비례 관계에 있었다. 단순한 업무를 할 때에는 시간압박이 효과적으로 적용하여 더 많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업무의 창의적 수준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실제로도 시간이 부족하고, 심리적으로도 압박을 받아 창의성까지 떨어지는 상황에 우리는 어떻게 시간 관리를 해나가야 할까? 이전에는 시간관리라고 하면 1시간 단위로 시간을 쪼개고, 10분 단위로 쪼개고, 1분 단위로 쪼개면서 낭비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사람들은 시간을 철저히 쪼개서 사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며, 정답인 것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하루 24시간을 완벽하게 보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학생 때처럼 시간표를 만들고 시간별로 해야할 일들을 정해서 하는 방식은 성인들의 세계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업무를 하는 와중에도 수없이 많은 전화가 쏟아지고, 열심히 몰입해서 하다보면 상사가 와서 다른 일을 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정해진 시간표대로 살 수 있다는 말인가? 현실감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시간 관리를 잘하고 싶은 이유’이다. 시간관리를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쌓여있는 일에 비해 시간이 부족하다고 여겨서 일수도 있고, 귀찮아서 안하고 있는 일을 더 이상 미루기 싫어서 일수도 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머리가 복잡해서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해서 일수도 있다. 나름 바쁘게 보냈는데도 잠자리에 들 때마다 ‘오늘 대체 뭘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수도 있다.


시간 관리를 잘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이렇다. 뭔가 계속 바쁘긴 한데(시간압박), 지금 하고 있는 게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수동적 태도), 힘들거나 귀찮은 일은 자꾸 미루게 되고(일 미루기), 머리가 복잡해서 정리가 안 되고,(과부하), 잠자리에 누웠을 때 뿌듯하지가 않다(무의미).  


이제 이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하자. 풀릴 것 같지 않은 실타래처럼 보이지만, 해결책이 있다. 먼저 우리가 시간압박을 느끼는 이유는 할 것이 많은데 비해 처리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혹은 단순히 조급함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머리가 답답하고 무언가 꽉 차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럴 때는 뇌를 공사해서 확장이라도 시키고 싶은 기분이다. 다행히도, 우리의 선조들은 뇌 확장 장치를 개발해두었다.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J. 레비틴은 저서 <정리하는 뇌>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정 과부하는 말할 것도 없고 정보 과부하까지 겹친 이 시대에 우리는 우리의 머리 바깥에서 우리를 도와줄 시스템이 필요하다범주를 이용하면 뇌가 짊어져야 하는 수많은 어려운 문제를 주변 환경에 떠넘길 수 있다제빵용품 서랍을 가지고 있다면 밀방망이쿠키 틀체 등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일일이 기억할 필요 없이 그냥 제빵용 도구를 위한 범주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달력스마트폰주소록 등도 뇌 확장 장치에 해당한다이런 것들을 이용하면 수많은 세부사항을 종이나 컴퓨터 칩에 외부화 할 수 있다역사적으로 보면 궁극의 뇌 확장 장치는 책이다책은 수세기에 걸쳐 모은 지식들을 저장해두었다가 우리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만의 뇌 확장장치를 가지고 다닌다. 머릿속에 모든 정보들을 넣어놓기에는 우리의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스마트해서 메모장과 캘린더 기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메모할 수첩을 들고 다니기 어렵다는 핑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실제로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생각들을 메모장이나 수첩(뇌 확장장치)에 적어놓는 단순한 작업으로 머리의 답답함 절반 이상이 해소된다.


자신의 할 일을 수첩에 모두 적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압박을 느낄뿐더러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두 가지를 체크해보아야 한다. 모든 일을 혼자서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완벽주의)가 있는지, 혹은 어렵거나 귀찮은 일은 계속 미루고 쉬운 일만 하려는 건 아닌지 말이다.  


미루기 습관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인 피어스 스틸 교수의 말에 따르면, 미루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의 95%가 자신의 이런 버릇을 매우 싫어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실망에 대한 내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거나 확신이 들지 않는 일은 자꾸 미루게 된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자존심 보호 술책(ego-protective maneuver)라고 부른다. 일을 미루는 것에는 2차적 이득이 존재한다. 어떠한 일을 끝내고 나면 필연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평가 혹은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받게 된다. 일을 하지 않으면 평가를 받을 일도, 실망을 받을 필요도 없다. 이런 사람들은 쉬운 것, 편한 것 위주로 일을 하고 불쾌하거나 어려운 일은 뒤로 계속 미룬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쌓이게 되어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할 일을 대충이라도 끝내는 것에 집중해야 할까?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응원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핵심 경쟁력(자신의 시간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최대한 객관적으로 환산해보라. 당신의 모든 노력을 투입해서 평생 동안 시급을 늘려가고 싶은 분야를 찾아라. 그 영역이 당신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외의 영역은 모두 부차적이다.)에 해당되는 분야는 완벽을 기하는 것이 맞다. 자신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외적인 분야는 완벽보다 철저히 효율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커리어나 인간관계에 큰 타격을 입히는 일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책을 쓰고 강의를 하는 사람이지 영상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그런데 유튜브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영상 편집에 대한 완벽성을 가한다면 진짜 해야 할 일(연구, 자료수집, 강의 등)에 지장을 받게 된다. 가능하다면 아웃소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커리어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실제로 나는 컷 편집과 자막 이외의 편집은 전혀 다룰 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완벽주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착수장애(initiation deficit)라고 불리는 이 사람들은 얼핏 보면 일을 미루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도전적 과제를 시도하는 상황에 부딪히다보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 또한 시간압박에 시달리기 쉽다. 할 일은 많고, 책임감도 있지만 너무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사나 동료, 전문가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도움이 된다고 하기 보다는 필수에 가깝다. 


예를 들어 책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책을 써야한다는 목표만 가지고 있을 뿐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제목을 먼저 정해야하는지, 목차를 먼저 정해야 하는지, 본문을 먼저 써야하는지, 자료수집을 먼저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시작이 막막하다. 그나마 실행력이 있는 사람들은 뭐라도 먼저 시작하긴 하지만, 대부분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이 처음 시작하는 일이고, 시간이 걸리지만 꼭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조언자를 꼭 곁에 두고 시작하는 편이 좋다. 


메모(뇌 확장장치)를 통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완벽주의에서 탈피하고, 착수장애에서 구원해줄 믿음직한 조언자까지 구했다면 이제 시간을 알차게 쓸 기본단계를 갖춘 것이다. 다음으로는 하루 동안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시간을 찾아서 제거해야 한다. 여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데일리리포트를 쓰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일취월장>, <완공>의 저자인 신영준 박사가 강력히 추천하는 방법이기도 한데, 꼭 특정한 양식을 지킬 필요는 없다. 말 그대로 자신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시간별로 체크하고, 할 일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했던 시간이나 어영부영 날려버린 시간을 인식하는 작업이다. 


크게 3단계로 시간을 평가하는데, 아예 날려버린 시간은 하, 하긴 했지만 몰입하지 못했다면 중, 완벽히 몰입해서 했다면 상이라고 표시하면 된다.(표시방법은 상/중/하 이외에 본인이 만들어도 된다.) 내가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하는지도 알 수 없다. 데일리리포트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법에 속한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습관이 되기 전까지 정말 힘든 방법이라는 것이다. 


데일리리포트를 쓰기 부담스럽다면, 1차적으로 권하는 것은 ‘효율적으로 쓰려고 노력하지 말고, 버리는 시간만 주워 담는’ 방법이다. 이 전략은 직장인, 학생, 프리랜서, 사업가 등 모두에게 적용된다. 현재 가지고 있는 목표 중에서 가장 쉽고, 틈틈이 할 수 있는 것을 딱 하나만 정해서 하면 된다. 책읽기, 글쓰기, 공부하기, 운동하기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정하는 기준은 ‘언제 어디서든 수시로 할 수 있는 것’이다. 한 가지를 정했다면 앞으로 생활하면서 남는 모든 시간마다 그 것만 집중해서 해야 한다. 


이 방법은 꽤나 효과적이다. 흘러가는 대로 살다보면 하루 중에서 버리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한 가지 목표를 정하고 비는 시간마다 단순히 그것만 하다보면 하루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이 수월해진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보자. ‘내가 하루 종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했지?’라고 생각하면 대답이 모호해진다. 그러나 ‘내가 하루 종일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지?’, ‘얼마나 많은 팔굽혀펴기를 했지?’, ‘얼마나 많은 글을 썼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더 명확하다. 평소에는 그냥 버리던 시간을 좀 더 생산적으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략적으로라도 시간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계산이 된다. 




요약정리 :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다고 느낀다. 물리적인 시간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시간압박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시간압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뇌에 있는 과부하 정보들을 뇌 확장장치(메모장, 수첩 등)에 옮겨서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일을 미루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서, 완벽을 추구해야 할 핵심 분야와 기준에 맞춰 효율적으로 끝내야할 분야를 구분해야 한다. 처음 하는 일이라 일에 착수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조언자를 구하여 해결하는 것이 좋다. 시간압박을 해결한 후에는 데일리리포트를 쓰면서 버리는 시간을 체크하라. 데일리리포트가 부담스럽다면 딱 한 가지 목표를 정해서 비는 시간마다 실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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