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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Jul 25. 2020

고수에게 배워라

고수의 노하우를 배우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라이프코치인 토니 로빈스는 <거인의 힘 무한능력>에서 이렇게 말했다.      


본받기는 탁월성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다시 말해서이 세상에 내가 원하는 성공을 이룬 사람이 존재하고내가 그 사람처럼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용의가 있으면나도 그 사람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성공을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본받을 만한 모델을 찾는 것이다그리고 그런 성공을 하려면 그들이 어떤 행동을 취했고 두뇌와 신체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된다만일 더 좋은 친구가 되고 싶거나더 부자가 되고 싶거나더 좋은 부모가 되고 싶거나더 뛰어난 운동선수가 되고 싶거나더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이 되고 싶으면 그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모델을 찾아내면 된다.’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낸 사람들 중 본받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은 토니로빈스 뿐만이 아니다. 미국 최대 할인마트인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 또한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이디어로 충만한 사람이 아니다내가 한일의 태반은 다른 사람을 모방한 것이다.’      


그가 월마트의 성공 비결에 물어 온 기자에게 ‘난 그저 남을 따라했을 뿐이네.’ 라고 말한 것을 보면, 그가 생각하는 핵심 성공 전략이 무엇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모방, 본받기, 모델링, 벤치마킹 등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 본질은 같다. 자신이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분야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혹은 기업 등)의 방식을 카피하는 것이다. 만약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자신의 머릿속에서만 나온 아이디어로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사례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자라는 패스트 패션의 선두주자이자,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브랜드이다. 1975년 스페인에 첫 매장을 연 자라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장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다. 자라는 일반 패션 브랜드들과 달리 독특한 전략을 사용한다. 이 전략은 패션업계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을 때에도 자라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끌어 주었다. 이들은 대체 무슨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걸까?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의 경우 최소 6개월 전부터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에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이 결정되고 제조에 들어간 상품은 어떻게든 모두 팔아야 한다. 마케팅 비용을 엄청나게 쓰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그러나 유행이 급속도로 변하는 현시대에서 6개월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6개월 전에 기획하고 디자인했던 제품이 출시되는 시기의 유행과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팔리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는 폭탄세일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재고떨이를 해야 한다.       


자라는 기존의 패션업계에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기획 운영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이게 바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전략이다. 패스트 패션 전략은 사전 유행을 예측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미 다른 브랜드에서 만들어 놓은 디자인을 사람들이 유행에 맞게 입고 다니면,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초스피드로 만들어낸다. 전형적인 모방전략이다. 자라는 이러한 작업을 3주만에 완성시킨다. 


유행을 캐치해서 비슷한 옷을 시장에 내놓는데 3주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유행예측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현저히 적다. 제품군 또한 다른 패션브랜드에 비해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브랜드들은 한 시즌 당 약 2,000 ~ 4,000개의 상품을 내놓는다. 자라는 1만 1,000개의 상품을 내놓는다. 유행을 예측하며 디자인과 기획에 힘을 쏟는 대신 빠르게 모방하여 시장에 내놓는 것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자라는 이러한 패스트패션, 트렌드 모방 전략으로 현재까지도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모방전략이 공공연하게 활용되는 것은 패스트패션 업계뿐만이 아니다. 벤치마킹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효율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 경제학자 에드윈 맨스필드가 동료들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방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데 걸리는 시간은 혁신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는 시간의 70%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은 화학, 처방 약품, 전자 및 기계 산업의 48개 제품 혁신 비용에 대해 연구했는데, 평균적으로 모방 기업은 혁신기업이 사용하는 비용의 65%만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모방 기업이 혁신기업보다 비용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저는 기업가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닌데요.’ 라고 말한다면 벤치마킹이 비단 기업경영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모방은 기본적으로 우리 삶의 모든 효율적인 부분에 녹아들어있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진행하다가 막다른 벽에 부딪히게 되면, ‘동종유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동종유추는 과학자들이 현재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실험과 비슷한 실험들을 비교해 보는 방법이다. 수많은 연구자들, 대학원생들이 쓰는 논문은 어떤가. 논문을 쓰는 기본은 일단 자신이 정한 주제에 대해 선행연구(과거에 진행되었던 연구)를 참조하는 것이다.      


발명가, 과학자, 연구자, 디자이너들은 대표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거나, 창조해내야 하는 사람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말했으며, 피카소는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고 말했고,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에는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은 0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벤치마킹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알았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위의 내용들을 보면 벤치마킹은 언제나 효율적이고, 훌륭한 결과만을 낳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 어설프게 모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따라하는 방식이다. 현상에는 항상 과정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벤치마킹해야하는 부분은 외형이 아니라 좀 더 깊은 곳에 있다.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창업자금 23만원>의 저자 전지현 대표의 이야기는 벤치마킹을 할 때 어떤 관점으로 해야 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그녀는 남양주 금곡점 GS25를 운영하면서 상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한번은 벤치마킹을 위해 GS25 본사의 직원과 함께 노원역 인근의 점포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 점포는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점포 자체가 ‘사람들의 약속장소’로 유명했다. ‘노원역 GS25에서 만나.’ 이런 식으로 말이다. 편의점이 지역의 랜드마크처럼 되다 보니 매출이 수직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노원역의 점포는 남양주 금곡점과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했다. 지하철 인근이어서 입지 자체가 굉장히 좋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여건을 이미 모두 갖추고 있는 상태였다. 만약 어설픈 관점에서 벤치마킹을 하려 했다면, ‘편의점의 위치를 더 좋은 곳으로 옮겨야 하나?’ 혹은 ‘저기는 우리랑 상황이 달라’ 라고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전지현 대표 역시 처음에는 포기할까 했지만,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노역역의 점포가 입지가 좋아서 성공한 것도 있지만, ‘편의점도 사람들이 모이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구나. 우리 편의점도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겠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후 그녀는 동네 사람들이 ‘GS25 남양주 금곡점에서 만나자’라고 말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끊임없이 고민에 고민을 거쳤다. 고민 끝에 결국 사람들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도록 매장 밖에 의자를 두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겼고, 사람들은 ‘여기 의자가 왜 있지’ 하면서 모이게 되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랜드마크’라는 개념을 벤치마킹하여 더 나은 결과를 만든 것이다.     


외형으로 드러난 것을 따라만 하려는 것은 제대로 된 벤치마킹이 아니다.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고, 그 과정과 원리 중에서 자신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을 캐치하는 것이 포인트다. 모방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모방을 하는 그 대상이 성공한 시기적인 배경도 다르고, 그 사람이 나와 살아온 경험도 다르기 때문이다. 모방을 통해 통찰력을 얻고,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그냥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자라의 예를 들자면, 다른 브랜드들에서 만든 디자인을 보고 모방하여 옷을 만들었다. 그러나 3주 만에 비슷한 옷을 만들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으려면 물류와 유통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 방법을 실행하기 전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과학자, 연구자들 또한 선행연구와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동종유추하지만 100% 그대로 모방하지는 않는다. 그들 또한 선행연구들을 토대로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없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되 겉모습이 아니라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스스로 고민하며 다음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벤치마킹은 진짜 빛을 발하게 된다. 


만약 통찰력이 부족하여 아직까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고수들로에게 직접적인 교육비를 내거나, 당신의 시간을 제공하면서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식당으로 대박 내는 법>의 저자 권세윤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단지 기분 좋게 들릴 말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지인들에게만 의견을 물어라그게 아니라면 스스로 갈구하고 갈구하라간절함이 있어야 구해진다그렇게 구해야 진정한 내 것이 된다. ’교육비와 겸손한 자세만 갖추면 고수로부터 오랜 세월 만들어진 조리법을 얻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시간과 노력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라당구선수가 목표라면 프로 당구선수를 찾아가서 부탁하는 게 빠르고 정확하다동네 당구장에서 제일 잘 치는 아저씨한테 배워봤자 실제 프로 세계에서 통하는 샷과는 거리가 멀다아무리 고수의 조리법이라도 너무 쉽게 얻지는 마라인생 선배들이 다 알려주셨지 않은가쉽게 배운 것은 쉽게 잊힌다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본받기, 벤치마킹에 대해서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이 누군가를 벤치마킹했듯이, 누군가도 당신을 벤치마킹 할 것이다. 그러나 불쾌해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굳이 그들이 아니더라도 인생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성장 아니면 퇴보뿐이다. 그들이 당신을 모방하는 이유는 당신이 그만큼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니 오히려 기뻐해도 좋다. 대신에, 성장을 멈추지 말고 더 나은 사람들을 벤치마킹하면서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요약정리 :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한 사람들은 벤치마킹을 중요시하고 잘하는 사람들이다. 완전히 처음부터 자신의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미련하고 비율적일 수 있다. 벤치마킹은 속도도 빠르고, 비용도 절감시키기 때문에 안 할 이유가 없다. 


벤치마킹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외형적인 결과가 아니라 과정,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적 배경, 개인의 경험을 100% 카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겪어온 과정과 하고 있는 행동들의 원리를 캐치하고, 본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만 발췌해내라. 이후 그것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엄청난 고민이 필요하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만약 그 정도의 통찰력이 없다면 진짜 고수에게 가서 교육비와 시간을 제공하고 정정당당하게 배워라. 


당신이 누군가를 벤치마킹 했듯이, 누군가도 당신을 벤치마킹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불쾌해하는 대신 본인의 성장에 대해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지속해서 다음 단계를 밟아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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