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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Jul 26. 2020

만나는 사람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사람은 집단의 압력에 쉽게 굴복당하고, 감정까지 전이된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도움이 된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고,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어디에서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려야 할까? 여기에 대한 정답은 정해져있다.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에 참석하면 된다. 사람은 모방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감정과 정보만 전이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까지 전염되게 된다. 다음의 연구결과를 보자.     


네덜란드 출신 룰 헤르만스(Roel Hermans) 박사 연구팀은 ‘앞에 앉은 사람이 먹는 양에 따라 식사량이 바뀌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라드바우트 대학교 실험실에 실험용 식당을 설치했다. 연구팀은 작은 테이블에 의자 두 개를 마주보게 놓고 식사하는 사람들 몰래 CCTV를 설치해 두었다. 그 다음 사람들에게 저녁 식사를 차려주고 한사람이 먹는 양(횟수와 시간)을 정확히 기록했다. 헤르만스의 실험에 참가한 여성 참가자들은 평균 21세이고 ‘정상’ 체중이고 서로 전혀 모르던 사이였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3,888번 관찰한 결과, 사람들이 식사를 할 때 상대방과 동시에 포크를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 중에 상대를 흉내 내는 경향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인간이 상대방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은 심리학에서 카멜레온 효과(Chameleon Effect), 사회적 모방(Social Mimicry) 등으로 잘 알려진 고전적인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모방을 하는 행위들은 우리가 의식하면서 하는 행동일까?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까? 1966년 이루어진 피츠버그 대학교의 실험에 따르면, 학생들은 21밀리초만에 상대의 동작을 모방했다. 인간이 불빛을 보고 의식적으로 버튼을 누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이보다 10배 정도 느리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모방은 의식의 영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무의식의 산물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주변 사람들을 모방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탈리아의 리촐라티 교수 연구팀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이식한 후, 땅콩을 먹는 상황에서 뉴런의 변화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원래 연구의 목적은 ‘원숭이가 먹이를 집어 들 때 어떤 신경 뉴런이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것’ 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원숭이가 땅콩을 집기 전에는 전두피질의 F5 영역 뉴런이 활성화 된다. 그러나 한 연구원이 음식물을 집어 드는 모습을 보기만 했던 원숭이의 F5 뉴런이 똑같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계속된 연구에서도 원숭이들은 다른 원숭이들이 땅콩을 먹거나 땅콩껍질을 까는 소리만 들어도 F5 뉴런이 활성화 되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연구팀은 이번에는 원숭이가 아닌 사람에게 동일한 실험을 해보았다. 참가자들은 앞에 있는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고,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MRI로 촬영했다. 결과는 원숭이들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자신이 직접 행동하지 않고 사람들이 행동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그들과 똑같은 신경뉴런이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제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야 할지 감이 올 것이다.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을 만나서 그들의 감정을 나에게 전염시켜야 한다. 성장 지향적이고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행동을 모방해야 한다. 반대로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고, 부정적이고, 의미있는 삶보다는 당장의 편안함을 원하는 사람들과는 멀어져야 한다.      


강의나 코칭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지는 이제 알겠는데, 그 사람들이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 제 주변에는 책이라고는 만화책밖에 모르는 사람들 천지에요.’


아이러니하게도, 만나는 사람을 바꾸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작은 기존의 인맥들을 과감히 끊어내는 것이다. 원래부터 친구가 많이 없고, 직장동료들과도 업무 외적인 시간에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면 최적의 상황이다. 친구도 많고 인간관계가 활발한 사람들은 멀리서 보면 인생의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말이다.      


따라서 당신이 어떤 상황에 있는 사람이던지 간에, 만나는 사람을 바꾸고 인생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존에 만나던 사람들부터 정리해야한다. 잔인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지금 만나는 사람들도 다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도 다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에게 받은 좋은 영향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받는 영향으로 무산시켜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만나던 사람들을 정리했다면, 이제 어떤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지 알아보자.      


가장 먼저 추천할 만한 곳은 독서모임이다. 독서모임은 크게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첫 번째로 책을 읽는 사람들은 성장지향적이고, 상대적으로 마음이 열려있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독서모임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서로의 일을 존중해주는 문화다. 세 번째, 독서모임은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에 ‘자기계발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워요’라는 핑계는 더 이상 댈 수가 없다.      


특히 최근에는 일정 비용을 받고 참석할 수 있는 독서모임들이 번창하고 있다. 독서모임, 독서클럽, 독서동아리, 북클럽, 북살롱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독서모임 스타트업인 트레바리는 ‘그게 돈이 돼?’라고 말했던 사람들을 비웃으며 현재 2만 4730명의 누적 멤버 수를 자랑하고 있다. 트레바리의 클럽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4달 동안 네 번의 모임을 나가는데 30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한 회당 7만원에 해당하는 독서모임이다. 물론 무료 독서모임도 많긴 하지만 유료 모임을 추천하는 이유는 필터링 때문이다. 돈을 내고 참석하는 사람은 무료로 참석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독서와 모임에 열심히 참여를 한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 비해 뇌가 활성화되어있다.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책을 읽게 되면 인간의 고등 행동을 관장하는 좌뇌의 전두엽 부위들이 점점 빠른 속도로 상호작용하게 된다. 이것은 인간이 입체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통찰력, 창의력, 사회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내 주변에도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지만,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크게 많지 않다. 무조건 독서모임을 다니면서 책을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독서모임이라고 해서 모두가 생산적이라는 뜻도 아니다. 일부 독서모임들은 연애의 장이 되기도 하고, 술 모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모임들은 말 그대로 ‘일부’에 불과하다. 자신에게 잘 맞는 독서모임을 찾는 것은 만나는 사람들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이며, 꽤 괜찮은 방법에 속한다.     


두 번째, 만약 존경하는 멘토나 스승이 있다면 그들이 운영하는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라. 다른 멘티들과 어울리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멘토가 존경할만하다고 해서, 그 멘티들이 모두 괜찮은 사람인 것은 아니니 주의해야 한다. 만약 멘토가 없다면 만날만한 사람들을 찾기 전에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멘토를 먼저 찾는 것이 좋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 주변에는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세 번째, 일반적인 사람들이 듣지 않는 교육을 찾아 들어라. 첫 번째 책인 <만나는 사람을 바꿔야 인생이 바뀐다>를 출간하고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있다.


 작가님은 어디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시나요?’


책에서도 대답을 이미 말하긴 했지만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손에 책을 달고 사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교육들이 있으면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꼭 듣는 편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합법적사기(?)에 가까운 교육들을 듣기도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교육의 내용을 떠나 얻은 것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람이다.    

  

2018년 교육부가 통계청과 공동으로 실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보면 국내 사교육비 총액을 보면 19조 5,000억 원으로 2017년보다 8,000억 원이 증가했다. 20조에 가까운 금액이라고 하면 얼마나 많은지 실감이 안날 것이다.


학생 때는 교육에 이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는데, 성인이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최근 저출산율로 인해 학생들이 줄어들고, 평생 직장이 줄어들게 되면서 성인들을 위한 교육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게 많이 생겨난 성인 교육시장은 약 2-5조 원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19세 이전까지 엄청나게 많은 교육비를 투자하고, 성인이 되는 순간 교육에 거의 투자를 하지 않는다. 대학교까지 나왔고, 직장에 취업까지 했으니 이제 교육에 더 이상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성인이 되자마자 공부에 완전히 질려버린다.      


그렇다면 성인들을 위한 교육시장 2-5조 규모는 어떻게 추산될 것일까? 어떤 사람들이 어떤 교육들을 받기 위해 돈을 투자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2016년 이데일리 기사에 따르면, 당시 성인대상 교육시장규모를 2조 5000억 원으로 취합하고 있다. 이중 외국어교육이 1조 8000억 원, 공무원입시 교육이 2,200억 원, 국가자격증 1,500억 원, 민간 자격증 1,500억 원, 기업 내 직무교육이 500억 원이다. 사실상 성인 교육이라고 하는 것의 대부분이 외국어 교육과 공무원 입시, 자격증에 집중되어있다. 결국 19세 이후의 성인 교육시장 또한 취업을 위한 교육들이다.      


새로운 부류의 긍정적인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영어/중국어/일본어 학원을 가거나 자격증 공부를 하거나 직장인 실무교육, 공무원입시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강의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적 시대적 흐름에 맞춰 가는 곳이다.


초/중/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 사교육을 받고, 성인이 되면 외국어 점수, 자격증 취득, 공무원 준비를 위해 학원을 간다. 직장인이 되면 승진을 위해, 짤리지 않기 위해서 외국어 점수를 따고 자격증을 따고, 실무교육을 받는다. 평생직장이 없어졌기 때문에 성인교육 시장이 발달하고 있는 것뿐이지, 사람들의 인식이 엄청나게 향상된 것은 아니다. 이런 학원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 배워야지’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야할 곳은, ‘굳이 듣지 않아도 생계에 지장이 없는’ 교육들이다. 큰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좋은 강의를 오프라인에서 들을 수 있는 인문학 강연들이 좋다. 또한, 국내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저자들이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책 자체를 교육 홍보목적으로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책이 정말 감명깊고 더 깊게 배우고 싶은 분야라면 돈을 내고 들어보는 것도 좋다. 이 경우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배우게 되고, 나와 비슷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책을 통해 만났기 때문에 성장지향적인 사람들을 만날 확률이 높다.      


이렇게 다양한 루트들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면, 단순히 만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나아가 자신의 실력을 더욱 상승시킨다면 더 좋은 사람들과 연결이 될 확률이 점점 높아진다.     



요약정리 :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하게 된다. 따라서 당신이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다.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라.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이다. 멘토가 운영하는 모임에서 멘티들과 어울릴 수도 있고, 인문학 강연 또는 책의 저자가 하는 강의를 듣는 것도 좋다. 만나는 사람들을 바꾸기 시작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참여하는 분야에서 실력을 높이면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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