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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Jul 25. 2020

창의력을 키우는 3가지 방법

자료융합력, 다양한 실험과 도전, 새로운 환경접촉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 라는 주제는 오래전부터 회사, 학교, 부모님으로부터 끊임없이 들어온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왜 창의성을 키워야 하는지 크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많은 책, 강연, 논문들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학습하지 않는 이유는, ‘왜’라는 질문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연구는 현대사회에서 왜 창의성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대중들에게는 ‘양초 문제(kindle problem)’이라고 불리는 이 실험은, 1930년대에 심리학자 칼 던커(karl Duncker)에 의해 고안되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나무 벽 옆에 붙어있는 탁자에 앉아있게 한 후, 압정이 들어있는 상자와 양초, 성냥갑을 주었다. 참가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촛농이 탁자에 떨어지지 않게 양초를 벽에 고정하는 것이었다. 다니엘 핑크의 TED 강연으로 인해 답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압정으로 양초를 벽에 고정시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성냥불로 양초의 옆면을 녹여서 벽에 붙이려고 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일련의 과정 끝에 사람들은 5~10분이 지나서야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양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 우리는 압정 상자를 ‘압정을 보관하는 역할’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만 머리를 굴려보면 압정상자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즉, 양초의 받침대로 사용을 하는 것이다. 압정상자를 압정으로 벽에 확실히 고정시키고, 양초를 그 상자위에 올려놓으면 이 문제는 완벽히 해결된다. 만약 고정관념을 깨지 못한다면, 이 문제는 풀기가 어렵다.    

 

이 연구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다. 창의성은 발명가나 사업가, 디자이너 등 아티스트들에게만 필요한 영역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창의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문제해결력’ 때문이다.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끊임없이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 일, 건강 등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특히 앞으로의 미래에서는 반복업무가 사라지고 창의력이 필요한 일만 남게 될 것이다. 반복업무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래의 인재들이 갖춰야할 핵심 역량 중 창의성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창의성뿐만 아니라 정보검색능력, 분석능력, 호기심과 상상력까지 포함했다. 이를 정리하자면 결국 ‘문제해결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2017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글로벌산학협력포럼에서 또한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언급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공지능 등이 대두되는 오늘날에는 자율학습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인재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들은 PBL(Problem Based Learning : 문제해결 중심 교육)을 압다퉈 도입하고 있다. PBL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델라웨어대 마크 서바 교수는 ‘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머리로만 지식을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예전처럼 단순암기식의 학습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제 창의성을 개발해야하는 것도 알았고, 문제해결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이유를 알았으니 이번에는 어떻게 개발하는지 알아보자. 창의성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이런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작해야한다’ 하지만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연구들을 토대로 보면, 역사적으로 창의성을 인정받았던 사람들 중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작해낸 사람은 많지 않다.     


노스웨스턴대 브라이언 우지(Brain Uzzi) 교수와 벤 존스(Ben Jones) 교수는 창의성 관련 연구를 위해 약 1만 2천개의 학술지에 발표된 1,790만 편의 학술 논문을 조사했다. 논문의 인용 횟수, 논문에 담긴 개념의 양, 개념들의 과거 언급 횟수 등 다각도로 해당 논문들을 조사해본 결과 창의성이 높은 논문들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뛰어난 논문에 나온 개념들은 이전에 이미 90% 이상 알려진 개념들이었던 것이다. 이미 알려진 90% 개념들을 유의미하게 융합하여 도출한 10%의 결론이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었을 뿐이었다.      


창의성에서 가장 중요시 생각되는 것은 정보의 융합력이다.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 머리에서 쥐어짜내 봐야 그 정도의 창의성만 나온다. 그리고 그 창의성은 이미 누군가가 발휘했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정보검색능력, 분석능력을 미래 인재의 핵심 자질이라고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세상에는 정보가 널려있다. 정보 포화시대이다. 서점에만 가도 수많은 분야의 전문서적들이 나와있다. 구글, 유튜브만 다룰 줄 알아도 웬만한 정보는 다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 ‘아이디어야 솟아나라!’하고 있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하고, 문제에 연관된 정보를 수집하면서 융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꼭 기억해야 한다. 첫 번째는 ‘내 아이디어가 최곤데 왜 아무도 안 알아주지’라고 말하는 실수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들을 뽑아내는 것이 효율이 높다. 독창성을 발휘하는 데 실패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한 아이디어에 대해 과신하며 더 이상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하지 않는다. 베토벤, 셰익스피어, 피카소, 아인슈타인, 에디슨 등 역사적으로 위대한 작품들을 남긴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작가’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두 번째는, 창의성에 관해서는 한 분야에 깊은 전문성과 경험을 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라이스대학교 에릭 데인 교수는 창의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깊게 쌓은 사람일수록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기를 힘들어한다. 예를 들어, 브리지 게임의 고수들은 규칙이 바뀌면 바뀐 규칙에 적응하는 데 초보들보다 더 애를 먹었다. 또한 경험이 많은 회계사일수록 기존 규정을 뮤효화하는 새로운 세법이 적용되면 초보 회계사들보다 일을 서투르게 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깊은 전문성과 경험을 쌓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는 전문성과 경험도 깊게 쌓아가면서, 창의성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존의 전문성’에 매몰되지 않고 더 창의적이고 열린 사고를 할 수 있을까? 1901년부터 2005년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과 같은 시대에 활동한 다른 과학자들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서 여기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노벨상 수상자 집단과 일반적인 과학자 집단 모두 자기 분야에 대해서는 깊은 전문성과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은 그렇지 않은 과학자들보다 예술 활동에 관여하는 확률이 훨씬 높았다. 음악(악기 연주, 작곡, 지휘) : 2배, 미술(스케치, 유화, 판화, 조각) : 7배, 공예(목공, 기계, 전기, 유리) : 7.5배, 글쓰기(시, 희곡, 소설, 단편, 에세이, 대중서) : 12배, 공연(아마추어 배우, 무용수, 마술사) : 22배의 차이가 났다.      


전문성을 발휘하는 분야 이외에 다른 예술 활동을 한다는 것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현재 자신이 가장 자신있고 익숙한 것 말고도 계속 도전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분야에서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은 없다. 역사적인 천재들 중에서는 엄청난 천재 수학자이지만 그림에는 소질이 전혀 없었던 사람도 있고, 춤을 신들린 것처럼 추지만 과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사람도 있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예술 활동을 하는 확률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예술 활동을 해야 창의력이 올라가는 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분야를 시작할 때 거부감이 없어야 하고, 관성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양성을 찾고, 결과가 아니라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그들은 실패하는 것에 대한 수용력이 크고 두려움이 적은 사람들이었다. 이를 증명하는 연구들이 있다.      


경력이 상당한 40여 명의 과학자들을 연구한 결과, 혁신적인 논문을 계속해서 제출하는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과학자들보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과 루이스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지속적으로 훌륭한 과학적 업적을 낸 과학자들이다. 또한, 연구 주제를 자주 바꿨던 과학자들이기도 하다.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창의적이라고 평가받는 100명의 사람들을 연구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나딘 고디머(Nadine Gordimer), 유명한 논픽션 작가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 세계 최초의 인력비행기를 만든 폴 맥크레디(Paul Maccready)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여러 분야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쯤에서 이런 반론을 들 수도 있다. ‘원래부터 창의성도 있고 똑똑한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아닌가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하고 시도를 한다고 해서 창의력이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도 있나요?’ 이 질문을 좀 더 풀어보면 창의력이 타고난 재능인지, 후천적인 환경과 노력의 문제인지 궁금해 하는 것이다. 충분히 나올만한 질문이다. 여기에 대한 답을 하자면, 창의력과 도전적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환경과 노력에 의해서도 길러진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프레데릭 고다르 교수는 살아온 환경과 창의성의 연관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1번 시즌에 걸쳐 진행된 수백 개의 패션업체들의 컬렉션들을 분석했다. 컬렉션의 바이어들과 패션 비평가들이 해당 컬렉션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중점으로 조사했다. 또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도나 카란, 칼 라거펠트, 도나텔라 베르사체와 같이 우리가 알만한 브랜드 디렉터들의 해외 경험을 추적하고, 경력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과 해외에서 근무한 경험(해외에 거주한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근무한 시간’만이 영향을 끼쳤다.)은 밀접하게 연관이 있었다. 또한 해외에서 근무를 할 때 해당 나라의 문화가 모국의 문화와 다르면 다를수록 더 창의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미국인이 캐나다에서 일을 하면 창의성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한국이나 일본에 와서 근무를 했을 경우 창의력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가장 중요한 결과는, 단순히 다양한 해외경험을 한다고 해서 창의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얼마나 오래, 충분한 경험을 했는지가 중요했다. 본인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정보, 생각, 지식들이 새로운 문화와 융합되어 폭발적인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창의력은 환경의 변화(다양한 분야의 경험 : 예술활동, 해외근무 등, 새로운 프로젝트의 도전, 완전히 다른 문화 체험 등)을 통해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 경험과 지식의 기반을 다양화하고, 의식적으로 융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를 통해 충분히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요약 정리 :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성을 키워야 하는 것은 발명가나 사업가, 아티스트 뿐만이 아니다. 창의성을 키워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문제해결력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기르려면 ‘새로운 것을 창작한다’라는 것보다 ‘다양한 것을 융합한다’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창의성에 관련된 역사적인 인물들과 다양한 연구들에 따르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야 한다. 기존의 지식에 매몰되지 않고 환경의 변화(다양한 분야의 경험 : 예술활동, 해외근무 등, 새로운 프로젝트의 도전, 완전히 다른 문화 체험 등)를 주면서 융합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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