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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우 Jul 31. 2020

스트레스 속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는 방법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와 변덕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가끔은 지나치게 바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생계적인 문제도 그렇고, 심리적인 공허함 때문에라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닥치고, 이제 좀 괜찮아졌다 싶으면 새로운 일이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감정이 폭주하여 후회할만한 행동을 하면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한다면 평정심을 잃었을 때, 엄청난 금액을 손해 볼 가능성이 있다. 직장생활이나 친구, 가족관계에 있어서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무의식중에 꺼내게 될지도 모른다. 평정심을 되찾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정신을 차린 후에는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노조절장애로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2만 8718명이다. 연도별로는 2014년 4962명,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 2018년 6460명 등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본인이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우발적으로 홧김에 저지르는 ‘묻지마 살인사건’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사이코패스의 연쇄살인사건이 많았다고 한다면, 최근 뉴스에는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묻지마 범행들이 뉴스를 뒤덮는다. 2019년 10월, 범죄의 잔혹성에 사람들을 두려움과 분노에 떨게 했던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을 기억하는가? 이 사건의 피의자는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화가 났고, 그게 잔혹한 살인의 이유였다는 것이다.      


경찰청의 2018년 살인범행동기 통계자료에 따르면 살인의 이유 중 가장 큰 범위를 차지하는 것이 우발적 범죄(32.9%)이다. 현실불만(8.5%), 가정불화(9.4%), 기타(26.9%), 미상(22.3%)임을 감안하면 우발적 범죄 이외에도 현대인의 분노와 스트레스가 살인사건의 대표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현상은 현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분노와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는지 경고를 주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 오죽하면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고 불리는 토론토대 심리학과 조던 피터슨 교수가 젊은 세대에게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말을 계속해서 할까. 분노조절장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원하는 것을 이뤄내기 위해 감정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하기 어렵다.      


2016년 미국 직장 및 상사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서 발표한 CEO 평점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의 밥 베첵이 지지율 99%로 1위를 기록했다. 글래스도어는 직원 1,000명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직장과 CEO에 대한 직원의 평가를 집계하고 순위를 측정한다. 베첵은 자신이 CEO 평점 1위를 한 이유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 그는 옥스퍼드대 강연에서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위기 때에도 숨 한번 들이쉬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능력이 내게 있었다.’     


밥 베첵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것에 뛰어난 사람이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람들과 감정통제 능력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을까? 1966년, 심리학계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감성지능’이라는 용어는 오늘날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뽑힌다. 


감성지능이란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이해하는 전반적인 감정적 이해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컨설팅 기업 탤런트스마트(TalentSmart)가 1백만 명 이상의 감성지능을 검사한 결과, 최고의 성과를 보인 사람들 중 90%가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도 차분함을 지키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성공한 사람들은 평정심이 있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기에서 반발감이 생길 수도 있다. ‘어떻게 사람이 스트레스를 아예 안 받고 살 수 있나‘라는 것이다. 당연히 스트레스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해야한다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간헐적인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뇌에 자극을 주어 암기력을 돕기도 하고, 실행력을 높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알라바마 버밍햄 대학의 리처드 셸톤(Richard Shelton)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신체에 무조건 악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당한 스트레스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장점,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뉴로트로핀(neurotrophin)이라는 뇌 화학물질은 뇌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강화해주어 두뇌기능을 향상시켜준다. 두 번째, 스트레스를 느낀 신체가 부상이나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인터루킨(interleukin)을 분비하는데, 이로인해 일시적인 면역력 향상 효과가 있다. 


세 번째, 스트레스 자체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다.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후 큰 스트레스가 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근육의 성장과 같은 원리이다. 네 번째, 주어진 업무에 대한 과도한 압박감은 성과를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합리적으로 정해진 마감 기간은 일에 대한 집중력을 높여 몰입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적당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은 인간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감정이다.      


진짜 문제는 스트레스를 만성적으로 받게 될 때 생긴다. 부정적인 감정이 뇌를 지배하고, 어떤 일이 생겨도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뇌는 자기통제 능력을 잃게 된다. 일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몸에도 좋을 리가 없다. 이에 대한 근거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앤 그레이빌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만성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비정상적으로 고위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팀이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본 결과,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뇌의 최종결정에 도움을 주는 신경회로에 장애가 있는 쥐들과 동일한 행동을 보였다.       

여태까지의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자기통제능력을 상실하게 한다. 또한 적당한 스트레스는 성장에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관리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숙면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줄어든다. 자제력, 집중력, 기억력이 떨어진다. 수면 부족 그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기도 한다. 잠을 잘 때는 많이 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깊은 잠을 잤는지(수면의 질)가 더 중요하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숙면을 방해하고, 아드레날린을 분출하게 하여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고, 침대 위 스마트폰 사용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불을 끄고 스마트폰을 보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한 곳에 집중하게 된다. 집중은 두뇌를 각성시켜 잠을 깨운다. 자는 시간이 늦어지고, 피곤하게 일어나는 습관이 반복되면 뇌는 밤을 자야할 시간이 아니라 노는 시간이라고 여긴다. 따라서 침대에 누운 후에는 최대한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것이 좋으며, 가능한 규칙적인 시간에 침대에 눕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두 번째,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훈련은 호흡이다. 호흡은 우리가 의식적으로도 조절할 수 있지만, 무의식적으로도 가능하다. 때문에 무의식과 감정적인 부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급격한 스트레스가 닥쳐 평정심을 잃을 위험에 처한다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호흡에 집중하는 훈련을 해보라. 호흡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훈련은 뇌에 휴식을 주고, 스트레스를 떨치게 만든다. 


스트레스, 긴장, 불안감은 몸속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교감신경과는 호흡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무의식적으로 호흡이 얕고, 거칠고, 빨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럴 때는 의식적으로 깊은 호흡을 천천히 하며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1분 이상 지속하기가 어렵지만, 이 연습은 어떤 상황에서든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평정심을 되찾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세 번째 방법은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습관이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만 긍정적인 언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대화(생각)를 할 때도 긍정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부정적인 생각은 대부분 일반화 오류에 속한다. 내 인생은 불행하다.’, ‘난 뭘 하든 절대 성공시키지 못 할 거야’,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안 좋지최악이야’, ‘내 인생만 왜 이렇지?’ 등의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분이 이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다른 것에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시험의 성적이 안 나오거나, 직장 상사에게 꾸중을 듣거나, 부모님에게 잔소리를 듣거나, 친구와 싸우거나, 여자 친구와 헤어지거나 등의 일련의 사건 때문에 이런 방식의 일반화를 하는 것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 중 나는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가 있다. 진짜 문제는 ‘자존감’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본인의 자존감이 낮다고 평가를 내린다는 점이다. 자존감이 왜 낮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구체적인 대답이 나온다. 외모에 대해 자신감이 없거나, 사람들이 많은 자리만 가면 긴장하게 되거나, 취업이 안 되면서 계속 위축되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다고 말한다.     


 이 사람들의 하루는 24시간 자존감이 낮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친구들과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떠는 순간에는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일을 할 때는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현상에 집중하고 그 현상을 일반화하기 시작하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매달리게 된다. 따라서 일반화를 최대한 배제하고 부정적인 현상과 긍정적인 현상을 항상 구분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 다음에 긍정적인 현상에 더 집중하고, 그런 상황들을 더 만들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꼭 해야 할 말이 있다. 이 글에 나오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평정심을 찾기 어려울 수 있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하고 있는 일에서 매일매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 이직을 하거나 퇴직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신에 퇴사를 한다고 해서 ‘나는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야’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 회사가 나에게 안 맞았을 뿐이야’라는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찾는데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요약 정리 :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평정심이 흐트러지는 경우, 일과 인간관계 등에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이 높다. 그들은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평정심을 찾는 방법을 안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의식적인 호흡조절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라. 일반화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언어(생각)습관을 가져라.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을 때는 과감하게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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