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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걸 Apr 21. 2017

넌 어떤 재료로 집을 지을래?

선택이 있을 뿐, 정답은 없다.

우리 집을 뭘로 지을까?

우리 집에 필요한 요소는 친환경적이고, 단열이 잘 되고,

직접 지어야 하기 때문에, 쉬워야 해.


그래서 뭘로 지을까 많이 알아봤어.


가장 처음 생각한 게


나무집(경량 목구조)은 

지진에 강해. 대신, 불에는 약한 편

구조는 자유롭게 뽑아낼 수 있다오.

가장 친근하고 재단하기 쉬운 재료이지.

게다가, 목조주택을 짓는 업체들이 가장 많기 때문에 잘 짓는 전문가도 많고, 선택의 폭이 넓다는 거...

나무니까 친환경 집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이유는, 경량 목구조에 쓰이는 원목은 단열재와 외장재, 내장재로 둘러싸여 실제로 집에 사는 사람이 볼 수 조차 없으니 재료만 나무일뿐, 나무의 좋은 영향이 사람에게 미치기 어렵기 때문이야.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따듯하면서도 친환경적인 건축방식이야.

짚단을 압착해서 쌓아서 벽을 만든다. 그 후에 흙으로 마감을 하지. 숨을 쉬는 건강한 집이고 따뜻해. 대신 벽을 두껍게 해야 따듯한 집이 되기 때문에, 건축면적의 손해는 감수해야 하지.

또, 정형화된 건축재료가 아니다 보니 손이 많이 가고, 하자의 위험도가 아직은 있는 편이야. 흙이 떨어지면 다시 미장해야 하니까...


 sip패널을 이용한 패시브하우스는


먼저, sip패널을 알아야겠지?

주로 패시브하우스의 재료로 쓰인다.

sip패널은 OSB판재 사이에 단열재를 넣은 패널이야. 샌드위치 패널 하고 비슷하지?

다른 점은 철판 대신 osb판재를 넣었다는 건데, 많이 쓰이지 않으니까 가격은 아직도 높게 형성되어 있지.

판재가 단열재인 동시에 구조재이기 때문에, 기본골조공사는 매우 빨라.

단열이 좋다 보니, 난방비가 별로 들지 않지만,

패시브하우스의 요건을 충족하려면.

에너지를 뺏기지 않는 별도의 공기 순환 장치를 해야 하고 그만큼 건축비가 많이 들지.


본드와 나무칩이 혼합된 osb패널이 실내 측에도 쓰이다 보니 친환경적인 건축공법이라 말하기 힘들고.

판재이다 보니 지진에는 강하고, 나무와 보온재이니까 화재에는 약하지.

    




RC조 (철근콘크리트조)

우리나라 건축은 대부분 이 방식이야. 철근과 콘크리트로 집을 짓지. 이형철근으로 뼈대를 만들고, 거푸집으로 집의 형태대로 막은 다음 콘크리트를 부어서 경화시키는 방식이지.

직접 하기에는 일이 좀 거칠어. 재미도 없고.

근데, 너 우리나라 콘크리트가 중국산보다 몸에 더 안 좋은 건 아니? 시멘트를 소성할 때, 일본에서 수입한 폐타이어를 넣는대.

이 방식은 내 철학과는 넘 안 맞아서 알아보지도 않고 패스했어.







그래서, 내가 지은 방식이 뭐냐고?

난...

alc블록을 조적 해서 집을 지었어.

단점부터 말하면....
조적식이라 지진에는 약해.

두부같이 습기에서 탄생하는 녀석이기에, 습을 머금고 있어서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집을 짓고 난 후에 곰팡이에서 자유롭지 못해.

중부지방 기준으로 벽두께는 350mm는 돼야 해. (건축면적에서 손해를 본단 말이지.)


장점이라면, 불연재이기 때문에 석고보드를 안 써도 돼. 즉, 석고보드의 라돈가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화재에도 강해. 우리 집은 구들방이 하나 있어서, 불에 강한 게 필요했어.

블록을 쌓은 후, 실내, 실외를 미장하고 페인트를 바르면 끝. 공사 공정이 아주 단순하지.

(alc블록이 구조재이면서 단열재이기 때문에 다른 공정이 필요가 없는 거지)

 그래서, 직접 지을 수 있었어.


오늘 얘기한 건, 건축 뼈대에 대한 이야기였어. 나도 많이 고민했었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모든 건축재료는 장점과 단점이 있단 말이야. 선택이 있을 뿐, 정답은 없는 거야.


건축업자들은 상대방을 일단 까고 보지.

그리고, 본인이 짓는 집만이 진리인 것처럼 이야기해.

이런 사람은 주의해야 해.


집은 온전히 건축주의 생각을 담게 되어 있어.


너무 깊게 생각하다 보면 욕심이 많아지더라.

난 계단 옆에 미끄럼틀도 넣고 싶고, 그물로 만든 중간층도 넣고 싶고, 2층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정자 같은 것 만들고 싶고.... 그랬는데... 짓다가 다 포기하게 됐어.

너무 힘들었으니까...


근데, 포기한 게 잘 한 거 같아.


집을 계획하기 전에,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할지도 몰라.


집을 짓기 전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경험도 없는 놈이 인터넷만 보고 지었으니까...

얼마나 후회되는 게 많겠니? 정말 다시 짓는다면, 이런 쌩 고생도 안 하고. 더 잘 지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몰라.



지금 우리 집

얼마나 만족하며 즐기며 살고 있는지...

아이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마당 있는 집에 산다는 건 정말 매력적이란 말이야.


어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면 가능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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