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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실물보관소 Apr 10. 2017

목조 계단 만들기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계단을 만들기 전, 며칠 동안 어떻게 만들까 고민만 했다.


다락 올라가는 계단은, 경사도가 심해서 그냥 사다리로 대체할까 했는데, 아내가 경사도가 있어도 계단을 원하기에...


다른 쪽으로 계단을 만들면 경사도가 좀 낮아지긴 한다. 하지만, 또 다른 공간을 잡아먹기에 경사도가 있는 계단을 선택했다.


먼저 스케치업으로 작업한 것을 한 장 뽑아서 계단 스트링거를 만다.


2*12 목재를 3개 사 와서 그림과 같이 볼펜으로 그리고, 원형톱을 이용해 재단했다.


계단판을 그리려면 직각자를 이용해도 되나....

 편하게 그리기 위해서, 디딤판(밟는 부분)의 길이와 챌판(계단 한단의 높이)의 길이를 재서...

잣대를 만다.

잣대를 이렇게 대고 그리면 금방 그린다.

이 방법 또한 인터넷으로 습득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직접 집 짓는 것을 생각하지조차 못 했을 것이다.



완성된 스트링거 한 개를 갖다 다.


누가 잡아줄 사람이 없으니, 피스로 임시 고정하고 왔다 갔다 하면서 분주다.


다락방의 계단참은  다락방 마감 선보다 400미리정도 낮춰서 달았다.

이유는 올라갈 때 머리가 천창에 부딪치는 것도 있고, 너무 올리면 계단 경사도가 너 높아져서.


계단참을 밑에서 다 만들어서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머리에 받쳐놓고 앙카로 박았다.

지붕작업 끝나고 위험한 거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후들후들했다.


누가 잠깐씩만 잡아줘도 금방 끝날 텐데~~~


혼자서 일하는 것도 나름  좋을 때가 있다.

하고  싶음 하고, 쉬고 싶을 때 쉬고, 한참 동안 멍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도 하고~~

밑에는 2*4 각목으로 고정해서 밀리지 않게 하면 좋다.


밟을 곳이 수평에 맞는지 확인다.


다른 스트링거도 똑같이 제작해서 고정시킨다.

참고로 가운데 스트링거의 디딤 부분은 1미리 더 낮게 재단해야 수평자를 올려놨을 때 까딱거리지 않았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다. 1층에는 바닥 단열재를 150mm 넣고 방통 칠 것이라 200미리 높여놨다.

(일반적인 주택의 바닥 단열재는 보통 50mm를 넣는다. 내 집이라고 과한 면이 있긴 있다.)


계단 만들기도 당연히 첫 도전이라 많 모자라다.

단이 매 단마다 높낮이가 조금씩 달라서, 나중에 마감할 때 애를 먹었다.

모든 일은 항상 기본이 중요하단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래도, 초보자가 이렇게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스케치업이란 프로그램이 있어서이다.


1. 스케치업으로 계단을 그린다.

2. 다 그려진 계단의 한 부재, 한 부재(스트링거, 디딤판, 챌판 등)를 모두 분해해서 프린트한다.

3. 장비를 사용해 그것과 똑 같이 재단한다.

4. 피스와 못으로 연한다.


이것이 목수가 하는 일이다.

초보자가 할 경우,  느리지만 못 할 것도 없다.


즐길 수 있다면...


이렇게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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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무직에 일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에 내려와서


1년 반 동안, 집을 직접 지었습니다.


지금은 집을 다 지었고, 이 집에서 산지 2년째가 됩니다.

한포진을 거의 8년간이나 앓던 아내는 다 나았고, 우리는 행복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계속 그럴 거 같습니다.



한 달에서 며칠 정도는

시간을 내어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글을 써드리는 것입니다.


전문작가는 아니지만, 내 삶을 써보면서 다른 이의 삶도 써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우리네 삶이 다 소설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세상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녹아서 흐르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화석처럼 가슴속에 묻혀가는 당신의 아픔과 상처를 꺼내놓으면, 거기서부터 치유가 일어나고 사람들에게 위안과 깨달음도 선사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 작은 깨달음이 모여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고,

또다시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유명한 사람만 신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초라하고 작은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변화시킬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아픔과 소소한 일상과 그로 인한 깨달음과

흘려보내기 아까운 주변의 이야기가 있다면 연락 주세요.


lostnfound@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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