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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내집짓기

목조 계단 만들기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by 유실물보관소

계단을 만들기 전, 며칠 동안 어떻게 만들까 고민만 했다.


다락 올라가는 계단은, 경사도가 심해서 그냥 사다리로 대체할까 했는데, 아내가 경사도가 있어도 계단을 원하기에...


다른 쪽으로 계단을 만들면 경사도가 좀 낮아지긴 한다. 하지만, 또 다른 공간을 잡아먹기에 경사도가 있는 계단을 선택했다.


먼저 스케치업으로 작업한 것을 한 장 뽑아서 계단 스트링거를 만다.


2*12 목재를 3개 사 와서 그림과 같이 볼펜으로 그리고, 원형톱을 이용해 재단했다.


계단판을 그리려면 직각자를 이용해도 되나....

편하게 그리기 위해서, 디딤판(밟는 부분)의 길이와 챌판(계단 한단의 높이)의 길이를 재서...

잣대를든다.

잣대를 이렇게 대고 그리면 금방 그린다.

이 방법 또한 인터넷으로 습득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직접 집 짓는 것을 생각하지조차 못 했을 것이다.



완성된 스트링거 한 개를 갖다 다.


누가 잡아줄 사람이 없으니, 피스로 임시 고정하고 왔다 갔다 하면서 분주다.


다락방의 계단참은 다락방 마감 선보다 400미리정도 낮춰서 달았다.

이유는 올라갈 때 머리가 천창에 부딪치는 것도 있고, 너무 올리면 계단 경사도가 너 높아져서.


계단참을 밑에서 다 만들어서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머리에 받쳐놓고 앙카로 박았다.

지붕작업 끝나고 위험한 거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후들후들했다.


누가 잠깐씩만 잡아줘도 금방 끝날 텐데~~~


혼자서 일하는 것도 나름 좋을 때가 있다.

하고 싶음 하고, 쉬고 싶을 때 쉬고, 한참 동안 멍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도 하고~~

밑에는 2*4 각목으로 고정해서 밀리지 않게 하면 좋다.


밟을 곳이 수평에 맞는지 확인다.


다른 스트링거도 똑같이 제작해서 고정시킨다.

참고로 가운데 스트링거의 디딤 부분은 1미리 더 낮게 재단해야 수평자를 올려놨을 때 까딱거리지 않았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1층에는 바닥 단열재를 150mm 넣고 방통 칠 것이라 200미리 높여놨다.

(일반적인 주택의 바닥 단열재는 보통 50mm를 넣는다. 내 집이라고 과한 면이 있긴 있다.)


계단 만들기도 당연히 첫 도전이라 많 모자라다.

단이 매 단마다 높낮이가 조금씩 달라서, 나중에 마감할 때 애를 먹었다.

모든 일은 항상 기본이 중요하단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래도, 초보자가 이렇게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스케치업이란 프로그램이 있어서이다.


1. 스케치업으로 계단을 그린다.

2. 다 그려진 계단의 한 부재, 한 부재(스트링거, 디딤판, 챌판 등)를 모두 분해해서 프린트한다.

3. 장비를 사용해 그것과 똑 같이 재단한다.

4. 피스와 못으로 연결한다.


이것이 목수가 하는 일이다.

초보자가 할 경우, 느리지만 못 할 것도 없다.


즐길 수 있다면...


이렇게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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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무직에 일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에 내려와서


1년 반 동안, 집을 직접 지었습니다.


지금은 집을 다 지었고, 이 집에서 산지 2년째가 됩니다.

한포진을 거의 8년간이나 앓던 아내는 다 나았고,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계속 그럴 거 같습니다.



한 달에서 며칠 정도는

시간을 내어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글을 써드리는 것입니다.


전문작가는 아니지만, 내 삶을 써보면서 다른 이의 삶도 써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우리네 삶이 다 소설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세상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녹아서 흐르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화석처럼 가슴속에 묻혀가는 당신의 아픔과 상처를 꺼내놓으면, 거기서부터 치유가 일어나고 사람들에게 위안과 깨달음도 선사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 작은 깨달음이 모여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고,

또다시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유명한 사람만 신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초라하고 작은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변화시킬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아픔과 소소한 일상과 그로 인한 깨달음과

흘려보내기 아까운 주변의 이야기가 있다면 연락 주세요.


lostnfound@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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