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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실물보관소 Aug 13. 2020

5.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분명히 잘 될 겁니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길은 계속 보일 테니까

작년 이맘때, 돈 한 푼 없이 벌통 개발을 시작했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만 해 보겠다고...     

정말 운이 좋게도 국가지원을 받게 됐지만, 한계는 매번 찾아왔다.     


플라스틱 금형 업체 대표는 큰 계약 건을 앞두고 있었는데, 나는 진심으로 그 계약을 대표님이 따낼 것이라고 얘기했다. 분명히 잘 될 것이라고.

그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방문하거나, 나와 통화한 후에는 그쪽에서 문의 전화가 온다는 것이었다. 대표는 말의 힘을 믿어주었다.     

부품 금형을 수정해야 하는데, 더 큰 금형을 사용해야 해서 1,000만 원가량이 더 필요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대출을 받아 드리겠다고 하자, 업체 대표는 그 돈을 못 받겠다고 했다. 본인은 그 정도 돈 없어도 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다른 데서 더 벌겠다고 했다.

정확히 일주일 후, 대표는 그 계약을 따냈다고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내 덕이라고 했다.

    

개발을 진행하는 동안, 수많은 업체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업체 관계자들은 보통 기업체 중역들을 상대를 한다고 한다. 나같이 명함도 없이 다니는 개인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고 한다.     


예전의 나는, 더 낮은 가격을 찾기 위해 수없이 알아보고 조건을 계산해보는 치밀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때, 많이 알아보지 않는다.

그저, 인연의 힘을 믿고, 함께 하게 된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 하려고 노력한다.

진심이 통하는 사람들과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축복이고 행운이어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지금도 나에겐 한계 상황이다.

가지고 있는 자본 없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한계이기 때문이다.

매 순간 그랬다.     

금형이 완성됐는데, 돈을 아끼려고 했던 부분에서 단점이 보이기도 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이제야 떠오르기도 한다.     


국가지원 예산은 바닥이 났는데, 금형은 더 만들어야 하고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돈이 필요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해보겠다.”라고 얘기하지 않았나...     

만약, 여기서 모든 게 중단되더라도,  어떤 절망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감사와 믿음의 힘, 아주 조금이지만 인간적인 성장을 했다는 기쁨.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길은 계속 보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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