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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y Jul 27. 2015

"사용하기가 너무 쉽다"

애플기기 사는데 많은 돈을 쓰는 이유에 대한 변명

애플워치를 구매하다


지난 6월 26일 애풀워치가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바로 그날, 아침부터 명동 매장으로 나가 약간의 줄을 선 뒤에 거금을 주고 손에 넣었다. 오래 기다렸던 순간이다. 재작년부터인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다양한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를 하나 정도는 구입해보고 싶었으나 애플워치 소식을 듣고는 모두 외면하고 기다렸다.

Fitbit 등의 웨어러블이나 모토360같은 스마트워치 구매도 고려하긴 했지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끝내 애플워치를 선택했다. 오랫동안 스마트폰으로 아이폰을 사용해온 나름 '애플빠'라 그런 듯 하다.


애플빠의 역사


2007년 애플이 첫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한국에서 판매한 2009년까지 개인적으로는 피쳐폰과 PDA폰[애니콜에서 갤럭시까지] 오가며 당시에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계열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9년말 아이폰3GS를 사용해보니 기존 휴대폰의 진화 수준이 아니라 '혁명'이었다. 속도는 물론이고 어플의 다양성, 전화나 문자메시지같은 전화기 기본기능이 기대 이상이었지만 가장 혁명적인 점은 UI(user interface)였다. 


사용자가 익히거나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편리한,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는 기능일변도의, 매뉴얼을 보고 익혀야 사용이 가능한 기존 휴대폰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아마 그러한 점 때문에 아이폰3GS에서 시작해 2010년 아이폰4, 2012년 아이폰5, 그리고 2014년 아이폰6까지 줄기차게 아이폰만 고집하게 된다. 더불어 아이패드1, 아이패드미니, 그리고 올해 구입한 맥북프로와 애풀워치까지 많은 돈을 애플에 지불하게 되었다.


그것뿐이랴. 아이폰을 더욱 편리하고 '간지'나게 만드는 주변기기나 액세서리와 단순 매몰비용으로 치기에는 꽤 큰 애플앱스토어 구매비까지...애플생태계를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너무 많이 생겨버렸다.


가끔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때도 있었다. 특히 회사에서 모바일서비스를 만들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국내 시장점유율이 60%를 상회하는 갤럭시 시리즈이기 때문에 아이폰 유저인 나로써는 괜한 소외감과 죄책감 따위를 느낄 때도 있었다, 이제 갤럭시를 쓸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Apple Records Highest Ever Market Share in Japan & Korea

아이폰6와 6플러스 출시 이후 갤럭시가 46%까지 떨어지고 아이폰은 33%까지 올랐다. LG는 쭉 하락세이고 팬택은 유구무언이고...

"왜 아이폰 쓰는 지 알겠다"


하지만 날 '애플빠'로 그대로 남게한 사람은 다름아닌 와이프였다. 그동안 돈만 많이 쓰는 '애플빠'라고 날 놀리던 와이프가 약정만료와 더불어 쓰던 갤럭시를 팔고 내가 쓰던 아이폰5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년간 쓰던 갤럭시와 다르다고 투덜거리더니 일주일쯤 지나자 하는 말, "사용하기 진짜 편하고 갤럭시와 다르게 안정적이다. 왜 아이폰 쓰는 지 알겠다"라며 날 이해해준다.


'사용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냥 쓰는 사람이 쉽고 편리하면 되는 것이다. 


굳이 비유하자만 대화가 잘 되려면 화자(話者)보다 청자(聽者)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좋다는 것과 같다. 회사 입장에서 훌륭한 기능이나 최첨단 기술로 무장하거나 화려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모든 걸 뛰어넘는 건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편리하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춰야 한다. 그것이 사용성이고 그 포인트에 가장 충실한 IT회사가 애플로 보인다. 그게 바로 내가 애플 기기를 즐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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