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인터넷이 삶의 일부가 되었지만,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인터넷에 대해 사람들이 가졌던 열망과 기대를 표현하는 예술 작품들이 많았어요.
웹이라는 네트워크 공간에서 그래픽, 영상, 사운드 같은 다양한 미디어를 보여 주면서요. 목적은 이런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었죠.
이런 '인터넷 아트'가 온라인상에서 전시됐다면,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예술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이자 큐레이터인 마리사 올슨(Marisa Olson)은 인터넷을 둘러싼 이러한 변화를 ‘포스트 인터넷(Post Internet)’이라고 부릅니다.
본래 'post’는 ‘~이후’, ‘벗어남’ 등을 뜻하지만, ‘포스트’ 인터넷이라고 해서 인터넷 시대가 끝났다거나,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이 등장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온라인상에서만 유통되던 것들이 오프라인 전시장에 놓인다는 의미에 가깝죠. 인터넷에서 만들어 낸 이미지가 미술관에 전시되고, 전시된 작품은 다시 인터넷상에 올라가요.
이처럼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작업을 ‘포스트 인터넷 아트’라고 합니다.
인터넷 아트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주고자 했다면, 포스트 인터넷 아트는 조금 달라요.
'경험'을 넘어 인터넷이 삶의 조건이 된 상황에서 실재와 가상, 오리지널과 조작된 이미지 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거리를 제시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