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일기 : 탄생과 성장 12

by 제이킴

父의 추억 #2 : 폐 신문과 새 노트


아버지는 최근 몇 년 전까지 조간신문을 모아서 제지회사에 전달하며 받았던 노트를 손주들에게 새해 선물로 전달하시곤 했다.

헌 신문이 새 노트로 변해서 손주들에게 새해 선물로 전달하면 교훈과 추억도 함께 전달된다고 생각하셨다.

문제는 받아온 새 노트들이 한눈에 봐도 올드한 스타일로 요즘 학생들이 쓰기에는 구식으로 보인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마도 90년대 시절에 사용하고 남아 있던 노트를 신문 폐지와 함께 맞교환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고마운 정성이 손주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잘 전달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할아버지가 보여준 절약정신은 아이들에게 충분한 가르침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초교를 다닐 때 물자절약 운동이 각종 표어나 포스터로 강조되던 시절이 있었다.

정기적으로 폐품을 수거하여 학교운영비로 사용했던지 아니면 지역사회에 전달되었을 것인데 당시 단골로 학교에 날랐던 것들 중 빈병이나 헌책, 헌 신문 등이 생각난다.

허투루 물건을 잘 버리지 않던 시절의 기억이라서 지금과는 많은 온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母의 추억 #2 : 라일락


라일락 lilac 물푸레나무과 식물

기와집 화단에 엄청 나게 큰 라일락이 한 그루가 있었다.

대단한 거목의 개념이 아니라 화훼류 기준으로 보자면 어릴 적 내가 라일락 낮은 가지에 올라가 기대어 향기를 맞곤 했으니 초교 학생이 올라가서 가지에 기댈 정도면 대충 적당한 크기가 떠오를 것이다.

꽃말을 찾아보니 ‘첫 사랑과 젊은 날의 추억’으로 나온다.

라일락 향기를 맡아 봤거나 기억하는 사람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될 것으로 안다.

라일락의 품종 중에 'Miss Kim'이라는 이름을 가진 꽃이 있다. 기존의 꽃보다 향기가 매우 강한 품종인데 혹시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그리워하며 김씨 여인흠모하던 이가 만든 꽃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매년 봄 라일락향이 코끝을 간질일 때면 나 역시 첫사랑을 떠올리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향기로 기억나는 첫 사랑이 있기 마련이다.


라일락색

라일락 꽃의 빛깔과 같은 다소 붉은 빛을 띤 연보라색.

또한 일반 색이름으로도 쓰인다.

아랍어의 laylak, 페르시아어로 푸름을 의미하는 milak, 산스크리트로 역시 푸름을 뜻하는 nil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영국 색채협의회, 미국 색채협회에서 표준화되었다.

1775년경부터 사용된 색명이다. 라일락 꽃의 밝은 청색기미가 있는 적색으로 이해하기 바란다.


라일락 토끼 Lilac Rabbit

집토끼의 한 품종이다. 몸무게는 3.2kg이며 털빛은 분홍빛이 도는 흰색과 연보라색이다. 털이 촘촘하게 나 있고 비단처럼 부드러워서 1913년경 영국에서 처음 사육되었다.


라일락 꽃술

술 재료
밑술 : 멥쌀 4.8㎏, 누룩 1㎏, 밀가루 500g, 물 18ℓ
덧술 : 찹쌀 16㎏, 누룩 500g, 라일락꽃 4g, 탕수 9ℓ
밑술 빚는 법
1. 멥쌀을 잘 갈아서 넓은 질그릇 담아 놓는다.
2. 쌀가루에 물 18ℓ를 부어서 죽을 쑨 다음 차게 식힌다.
3. 누룩가루와 밀가루를 차게 식힌 죽에 넣고, 고루 섞어 술밑을 빚는다.
4. 준비한 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친 뒤 2~3일간 발효시킨다.

덧술 빚는 법
1. 찹쌀을 깨끗이 씻은 뒤, 하룻밤 재웠다가 건져서 고두밥을 짓는다.
2. 물을 팔팔 끓인 뒤 차게 식히고, 고두밥도 무르게 푹 익혀졌으면 차게 식혀 둔다.
3. 밑술에 고두밥과 누룩, 식힌 물을 고루 섞고 치대어 술밑을 빚는다.
4. 라일락꽃을 준비한 술독 안 맨 밑에 안치고, 그 위에 고루 섞은 술밑을 안친다.
5. 꽃이 달린 라일락나무가지 1개를 준비하여 술독에 꽂아 둔다.
6. 술독은 서늘한 곳에서 발효시키고, 익는 대로 떠서 마신다.

*추신 : 작년 말부터 나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부모님께 지난 세월의 추억을 소환해 달라고 선의적인 강요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오래된 추억을 회상하면서 기억력이 떨어졌는지 시점별로 혼동을 하신다. 나의 추억 일기에 어머니의 추억을 자주 올려드리는 방법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이러한 방식으로도 두 분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 훗날 좋은 접근법의 시도와 결과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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