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맨 marathon man
처가 식구들 중에는 운동 매니아들이 있다.
철인부터 원더우먼 그리고 마라톤맨까지 웬만한 체력으로는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 가운데 마라톤 매니아 겸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서 둘째 동서가 깃발을 들고 앞장서서 나갔다.
형님은 한때 미들급 권투선수 같았던 체중을 순전히 달리기로 체질개선을 한 의지의 한국인이다.
한 번은 같이 목욕탕을 가서 한 번 더 놀랐다.
다리가 근육마다 결이 살아 있는 예술품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최상위의 근육결이었고 그 이후에도 본 적이 없는 남성이 갖출 수 있는 완벽한 각선미였다.
마라톤의 유래는 알려진 대로 기원전 490년 아테네와 페르시아 전쟁의 승전보를 알리기 위하여 마라톤 벌판에서 아테네까지 약 40킬로미터 거리를 병사가 쉬지 않고 달린 것이 기원이 되었다.
42.195킬로미터면 정서적으로 얼마나 먼 거리일까? 시속 10킬로미터로 달린다면 약 4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이며 시속 100킬로미터 차량이라면 40분 이상 달려야 도달할 수 있고 일반 보행으로는 1시간에 4킬로미터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0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그러한 거리를 2시간59분30초로 주파를 했다.
거의 인간계의 기록이라고 간주할 수 없는 경지라고 본다.
마라톤으로 인생의 풍미가 그윽해진 둘째 형님 덕분에 큰 형님과 다른 처가 식구들도 마라톤 완주와 단축코스 참석을 통하여 마라톤과 첫 인연을 맺었고 건강한 추억으로 남았다.
가족들이 등산이나 둘레길을 같이 갔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지만 마라톤에 함께 출전했다는 미담을 아직 접해보지는 못했다.
그때 처가 식구들이 함께 마라톤 출전을 기념하며 만든 기념패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마라톤맨은 달린다.”
손기정 孫基禎(1912-2002) 1936년8월9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베를린 올림픽이 열린 1936년에도 독일은 전쟁 중이었다. 히틀러의 독일군은 스페인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독일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 히틀러는 어마어마한 올림픽 스타디움을 건설하고 그곳의 주인공으로서 세계인을 초청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과 10만 군중의 환성.
2시간29분19초 올림픽 사상 첫 2시간30분 돌파였다.
당시 얼마나 조선인들이 감격하고 흥분해 있었는지는 <상록수>의 작가 심훈의 헌시에 잘 나타나 있다.
“그대들의 첩보를 전하는 호외 뒷등에 붓을 달리는 이 손은 형용 못할 감격에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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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나는 외치고 싶다,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의 인류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
-심훈 <오오, 조선의 남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