妻家
나에게는 처가 식구 가운데 형님 같은 동서 두 분과 누나 같은 처형 두 분이 있다.
첫째 처형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매일 운동으로 단련되어 맵시 있는 중년인데 별명은 王이모로 불린다.
예로부터 별명에 王이 붙을 때는 그럴 만한 도량이 있기 때문이며 지금까지 어언 60년 동안 처가의 장녀로서 장모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큰 동서는 철인 3종 스트롱맨이고 처형은 원더우먼이니 이쯤 되면 이 부부는 부주부수夫走婦隨.
둘째 동서와 처형은 甲長갑장으로 생일도 빠르고 형과 누나 같은 보살핌을 주시는데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형님은 마라톤맨으로 100회 완주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처형은 내가 추억 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좋은 동기를 부여하여 주었다.
사람은 우연한 권유나 생각하지 못한 응원의 힘으로 아름다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두 분이 품고 있는 사랑의 힘으로 이해가 된다.
부부의 사랑, 가족의 사랑, 연인의 사랑, 우정도 큰 범위의 사랑이 아니던가?
장모님은 딸 셋 그 아래로 아들 둘, 3녀 2남 순으로 슬하에 자식을 두셨는데 지금은 이 따님들이 어머니와 친구처럼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하고 있으니 참으로 보기가 좋다.
하다못해 택시를 타고 어디를 가더라도 차량 한 대로 해결이 되고 식당에서도 4인 테이블에 빈 구석 없이 꽉 차는 훈훈함이 있는데 장모님은 보고만 있어도 든든하고 배가 부르실 것이다.
나는 첫째가 아들, 둘째 딸인데 중국에서는 1남 1녀 상황을 好라는 표현으로 부러워한다.
굳이 아들과 딸의 정감을 말하자면 아들은 든든함, 딸은 넉넉함의 상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남녀 순서는 그리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나와 와이프가 1남 1녀로 만나서 결혼 후 1남 1녀를 두었으니
인류평화에 최소한의 기여를 한 것 같고 어디를 가도 2남 2녀가 보기에도 균형이 맞더라.
아들과 딸은 와이프와 내가 만든 최고의 걸작들이다.
내 기준으로 목욕탕을 같이 간다는 것은 인간들이 나누는 최고위의 교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父子, 母女, 兄弟, 姉妹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능하다.
한 번은 친구들과 등산 계획을 얘기하면서 등산 후 목욕탕에 가자고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다들 처음에는 생뚱맞게 생각을 하더니 막상 등산하고 같이 목욕탕에서 나란히 앉아 서로 등을 밀어주는데 그렇게들 살갑고 좋은 추억이 되었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과의 목욕은 아름다운 추억과 사랑을 남긴다.
아들한테 내가 오래전부터 말한 작은 소원이 있는데 잘 지켜 지기를 기대한다.
그 작은 소원은 나중에도 아들과 그리고 손자와 같이 목욕탕에 가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나는 아들과 같이 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것이 참 즐겁다.
남자들 표현으로 ‘불알을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알몸, 그 순수한 상태로의 교감을 의미한다.
작년에도 같이 목욕탕을 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려고 널찍한 아들의 등짝을 보는데 그리 듬직할 수가 없었다.
물론 나 역시 내 등을 아들에게 내밀어서 이태리 타올의 시원한 긁힘을 받았지만 아들에게도 내 등이 신뢰의 등짝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아들이 바라보는 나의 등짝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아들은 나에게 사랑스러운 등짝이듯이 나도 아버지에게 그러한 등짝이었을 텐데.
맞다. 아들은 부모님들에게 듬직한 등짝이다.
내가 미래의 며느리와 사위한테 준비한 편지의 내용 중에 이러한 표현이 있다.
“미움을 나누기에도 짧은 인생이다.
부디 사랑하고 또 사랑하거라.”
결국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