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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킴 Feb 06. 2021

추억 일기 : 延吉 故事 16

송이버섯 松茸 pine mushroom


송이버섯은 균류의 최고봉으로 백두산 지역의 산출을 예로부터 상품으로 쳐줬다.

검색을 해보니 살이 두껍고 향기로우며 맛 좋은 야생 버섯으로 항암 등 약용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송이버섯은 비타민 D와 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을 줄여 성인병에 효과가 있으나 채취가 어렵고 기후에 민감해 희소가치가 높은 만큼 가격이 비싸다.

보관 온도는 1-5도가 적당하고 보관은 냉장 보관하면 1개월간 유효한데 보통 신문지에 잘 싸면 습도와 향기를 잡아 둘 수 있으며 씻을 때도 짧은 시간 내에 건져야 하고 오랫동안 물에 담가 두거나 껍질을 벗겨 놓으면 향기가 감소한다.

생식, 구이, 찜을 하거나 차 또는 술을 담가 먹기도 하며 송이산적은 쇠고기의 기름으로 산성화 된 혈액을 송이의 풍부한 식이 섬유소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궁합이 맞는 식품으로 저칼로리로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연길 사람들은 백두산이 근거리여서 송이 철이 되면 맛과 향으로 호사를 누리는 혜택을 누린다.

내 경우도 매년 지인들과 수확철이 되면 1-2달 동안 3-4차례는 회동을 하여 고기나 안주거리를 구우며 송이를 같이 내오면 그 향이 스멀스멀 코를 자극하는데 누군가는 솔의 향을 말하지만 내 후각으로는 정액의 향과 비슷한데 아마도 성적 유혹이 연상되는 향기는 더욱 식욕과 을 자극하지 않는가 싶다.

송이는 생으로 먹어도 자연의 기운이 느껴지고 구워도 좋고 국물 요리에 반 조각을 포를 뜨듯 얇게 썰어 넣으면 송이의 은은한 향이 국물 전체를 압도한다.

더군다나 라면에 송이 한 가닥을 함께 넣어 끊이면 향이 면발에 베여서 라면의 풍미를 더욱 살려준다.

송이는 양식이 불가하여 100% 사람의 손에 의해서 채취되는데 한 번 송이가 자란 곳은 송이가 좋아하는 생장환경을 갖추고 있어서 다음 해에도 수확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채취꾼들은 자기만 알 수 있는 표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 있다.

어느 해인가는 송이가 풍년이 들어 수출 가격도 낮아져서 시중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맥주 안주로 챙겨서 육포를 잘라먹듯이 먹으면 맥주 홉 향과 송이의 솔 향이 어우러져 아찔한 향기에 먼저 취하고 술의 취기는 나중에 완성되는 재미를 만날 수 있었다.


내 인생에 몇 번 안 되는 최상급의 호사라고 할 수 있겠다.

훗날 가을철에 백두산이나 연변에 여행 갈 일이 있으면 송이버섯이 있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

한 개의 송이에는 소나무 한 그루의 전설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여담)

. 송이버섯은 삼국사기 기록에 신라 성덕왕에게 진상했다고 나오고 조선시대에도 영조가 "송이, 새끼 꿩, 고추장, 생전복은 네 가지 별미라 이것들 덕분에 잘 먹었다." 하며 지극히 아끼던 음식이었을 정도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대대로 왕에게 진상하던 귀한 식품이었고 세종 5년(1423) 8월 21일 기록에는 '사신이 요구한 송이를 준비하도록 했다.'고 나온다.

. 서거정(徐居正·1420~1488)은 문집 사가집(四佳集)에서 "팔월(음력)이면 버섯 꽃이 눈처럼 환하게 피어라, 씹노라면 좋은 맛이 담박하고도 농후하네." 하고 송이를 예찬하는 시를 남겼고, 유몽인은 어우야담에서 우리나라의 진기한 음식으로 묘향산과 금강산의 송이버섯구이를 꼽았다. 동의보감에도 "송이는 맛이 매우 향미하고, 송기(松氣)가 있다. 나무에서 나는 버섯 가운데서 으뜸이다."라고 예찬했다.

. 1996년에는 무장간첩들이 쳐들어와 국군과 북한 공비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는 중인데도 송이버섯 수확철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산에 들어갔던 주민들이 4명이나 비명횡사하는 일도 있었는데 3명은 북한 공비에게 살해당하고 1명은 국군의 오인사격으로 사망했다.

. 김대중 정부 당시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 북한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다량의 송이버섯을 선물로 보냈을 정도다. 북한의 칠보산 송이버섯이 맛이 좋다고 유명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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