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회사에서 플리마켓을 했다.
나는 잘 안 쓰지만, 누군가에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건들, 그런 물건들을 가져와서 나눔을 하는 행사를 우리끼리 기획한 거다.
나는 잘 쓰지 않지만 좋은 브랜드의 바디/헤어오일을 가지고 와서 A에게 나눠줬다. (나는 오일 제품은 잘 안 쓰게 되어서)
굽 있는 신발을 샀는데 한번 빼곤 안 신었다는 A의 신발을 B가 가지고 갔다. 시크한 디자인이 B에게 썩 잘 어울렸다.
차량용 방향제가 너무 많아서 나눔 한다는 C의 방향제와, 집에 수입맥주가 많은데 안 먹는다는 D의 맥주들이 원하는 사람을 잘 찾아갔다.
나에겐 활용도가 낮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면 잘 쓰일 제품들. 사실은 퀄리티가 꽤 좋은 제품들인데 나와 안 맞았던 것뿐.
물건도, 또 사람도 고유의 가치와 쓰임새가 있다.
잘 안 맞는 환경을 만났을 땐,
다른 환경으로 슥- 하고 이동하면 된다,
생각보다 쉽게.
맞지 않는 현실이 힘들어서 많이 고민하지만,
막상 옮겨가고 보면,
내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곳에서
나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만남과 헤어짐, 우정과 절교, 결혼과 이혼,
입사와 퇴직 그리고 이직…
꼭 해야만 한다는 확신이 든다면,
이동을, 두려워하지 말자.
(이렇게 말하는 나도 이동을 엄청 두려워하는,
이동에 아주 보수적인 사람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