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군의 시계는 자기만의 노래를 불러요

by 하늘토끼

숲속 마을의 아침은 똑딱똑딱 바쁜 시계 소리로 시작되었어요.

모든 숲속 친구들의 시계는 앞을 향해 째깍째깍 부지런히 달려갔지요.


하지만 꼬마 거북이 '거북군'의 등껍질에 달린 시계는 조금 이상해 보였어요.

거북군의 시계는 남들보다 아주 느릿느릿 흘러가다가, 어떤 날은 뒤로 휘리릭 거꾸로 돌기도 했거든요.


"나만 자꾸 뒤처지는 것 같아. 내 시계는 고장 난 걸까?"


거북군은 앞서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보며 조마조마했어요.

다른 시계들처럼 빠르게 돌지 않는 자기 시계가 미워져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지요.


거북군의 시계를 고쳐주기 위해, 너부리와 곰동이, 하늘토끼가 다가왔어요.

한참을 머리를 모아 살펴보다가, 하늘토끼가 말했지요.


"거북군, 이 시계는 고장 난 게 아니야.

단지 우리와는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뿐인 것 같아."


하늘토끼의 말에 거북군과 모든 친구들이 함께 시계에 귀를 기울여 보았어요.

앗, 정말이었어요!


시계가 천천히 흐를 때는 길가에 핀 꽃이 방긋 웃는 소리가 들렸고,

거꾸로 흐를 때는 어제 친구들과 나눈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다시 들려왔거든요.

남들이 앞만 보고 다다다 달려갈 때,

거북군은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풀잎 위 데굴데굴 구르는 이슬방울의 빛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우와, 거북군의 시계에선 예쁜 꽃향기 소리가 나!"


숲속 친구들은 거북군의 시계를 보고 활짝 웃었어요.


거북군은 더이상 느리거나, 가끔은 거꾸로 가는 자기의 시계를 미워하지 않았어요.

조금 늦더라도,

그 틈에 숨겨진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혹시 오늘도 당신의 시계가 남들보다 천천히 가고 있나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의 시계는 지금 고장 난 게 아니라, 당신만을 위해 아주 특별한 노래를 부르는 중이니까요.



image.png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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