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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오션 Jul 22. 2024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겁이 나요

가해자에게 언제 연락올지 모른다는 공포

Jul 06. 2024

최근에 나한테 모르는 번호로 문자나 전화가 올 일이 많았다. 

나는 그때마다 순간적으로 겁을 집어먹고, 전신에 기분나쁜 열이 올라오고, 초점을 모르곤 했다. 



스토킹 혐의로 수사 중일 때만 하더라도 

나한테 연락하고 싶어서 미쳤을 것이다. 

피고인으로 조사 받을 때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면 

2차 가해로 처벌되니까 아마 참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내가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 

가해자의 카톡 프로필 따위의 관련 정보를 필사적으로 모른 척 할 때 

프로필에 또 장난질을 쳐뒀을지도 모른다. 



아마 나한테 연락하지 못하니까 그 대신으로 

나와 우리 언니가 차단해둔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또 내 사진을 걸고 이상한 걸 달았을지도 모르지. 

어쩌면 내 이름까지 적었을지도 몰라. 



스토킹 사건이 일단 일단락되고 나니까 

가해자는 아주 고삐가 풀렸다. 

즐거운 듯이 나한테 연락을 했다. 

그게 불과 저번주의 일이고 

가해자가 선임했던 변호사에게 그만해달라 부탁하고서도 

3차례는 나를 더 괴롭혔다. 



그래도 그 뒤로는 일단 내 시야각에서는 가해가 멈춘 걸 보니 

변호사가 말해주어서 깨닫긴 했나보다. 

이런 짓을 하면 본인한테 불이익이라는 것을. 






이미 늦었다.

공포는 벌써 나의 것이 되었다. 

피고소인이 고소인한테 연락하지 말란 법은 있어도 

고소인이 피고소인한테 연락하지 말란 법은 없는 것 같다. 



택배인데요. 주소가 ㅇㅇ 맞으신가요?


"네 맞는데... 혹시 왜 그러세요?"


가해자가 또 뭘 보냈으면 어떡하지. 

불안이 엄습해온다. 



"아, 주소 착오가 있어서 옆 동네까지 왔다갔거든요. ㅇㅇ건물 ㅇㅇ호에 사는 것 맞으시죠?"

"네 맞아요. 그런데... 제가 배송올 게 없어서 그러는데 혹시 뭔가요?"

"아, 시크릿 노트예요."



시크릿 노트...

혹시 가해자가 공책에 이상한 글을 잔뜩 써서, 시크릿 노트랍시고 보낸 거면 어떡하지.  



".... 보낸 사람은 누군가요..?"

"ㅇㅇ입니다."


.....아, 얼마 전에 내가 받은 경품이구나. 

그러고 보니 그 책이구나. 다행이다. 


그제서야 나는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통화 가능한 시간에 연락 바랍니다.


모르는 010 번호로 연락이 왔다. 


떨리는 손가락을 부여잡고 문자를 보낸다. 


"네, 혹시.. 누구세요? 무슨 일이시죠?"


가해자는 전화번호가 아주 많으니까...

나를 함정에 파묻으려고 수작도 부렸으니까...

혹시 가해자 관련 인물이거나 가해자가 선임한 변호사거나, 

가해자가 또 뭔가를 고소를 해서 수사관 업무용 010 번호로 연락온 거면 어떡하지? 



"예, 얼마 전에 길거리에서 ㅇㅇ 서비스를 홍보한 ㅇㅇ라고 합니다. 체험 신청해주신 ㅇㅇ님 맞으시죠?" 

"아, 네! 맞아요! 지금 연락드릴게요!"


그제서야 안심했다. 

그래 그렇구나. 내가 체험을 신청했던 거구나. 다행이다. 




모르는 부재중 전화...


02로 시작하는 부재중 전화가 떠있다. 

뭐지...


가해자 목소리 또는 가해자 관련 소식을 듣게 될까봐 두려움에 떨면서 전화를 건다. 


"아, 부재중이 떠있어서 연락 드렸는데요. 혹시 무슨 일 때문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번에 상담 신청해주셨던 ㅇㅇㅇ정신건강센터라고 하는데요. 상담에 돌입하기 전에 몇가지 더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요. 방문하실 수 있는 시간 있으신지 여쭈려고 전화드렸어요~" 



아.. 다행이다. 

나는 이 내면의 두려움과 불안을 해결하려고, 온갖 상담센터에 신청을 넣어뒀었다. 

그 중 하나에서 드디어 연락을 줬구나. 







법에 대해 조사하면 조사할 수록, 

가해자가 얼마나 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열심이었는지 알게 된다. 


가해자가 나를 처벌로 유도하기 위해 저지른 모든 수작과 꼼수를 보아 글로 써도 될 거 같다. 



가해자는 말한다. 


세상이 내 편인듯 b



세상 사람들이 멍청인줄 아나? ;; 


네가 6월 27일에도 했던 짓은 스토킹이세요...

그만 좀...;






사이버 스토킹 당한 썰 #9

: 휴대폰에 연락이 오면 두렵다




7월 6일에 써둔 글을 마무리하여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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