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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오션 Mar 29. 2024

4차원이라뇨, 외롭습니다만.

프롤로그

면접에서 물었다. 

또래와 남다른 거 알고 계세요?

좋은 의미였다. 내가 생각이 깊다는 칭찬이었다. 

그러나 다른 면접에서는, 나쁜 말이 되었다. 



이제는 이전 직장이 된 회사에서 대표님은 늘 나를 볼 때마다 말했다. 

- 넌 정말 일반적이지 않아. 

- 일반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배워. 

- 거봐, 진짜 일반적이지 않다니까. 

때로는 부정적, 때로는 가치중립적인 말이었다. 부정적으로 쓰일 때가 더 많았다. 나는 대표님으로 하여금,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은 피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더욱 공고히 해준 악례가 되었다. 



딱 한번 오프라인에서 본 학습캠프 동기는 나한테 말했었다. 

제가 본 중 제일 독특하신 분이에요. 







나는 툭하면 듣는 이 특이하다는 평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특별하다는 거니까 기뻐해야 할까?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거니까 슬퍼해야 할까? 

그냥 평균값과 좀 거리가 먼 엉뚱한 사람이라 느꼈을 뿐인, 가치판단과 거리가 먼 단순한 사실일까?




그리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다들 나보고 독특하다고 하지? 왜 매번 4차원이란 말을 듣지? 

독특하다, 4차원이다, 이상하다 이런 말들 긍정적 뉘앙스와 부정적 뉘앙스까지 골고루 나를 따라다닌다. 

보통 사람으로 둔갑할 수도 없었다. 왜냐면 난 내가 뭐가 특이한 건지도 모르니까. 



그런 내가 보기엔 다른 사람들도 하나하나 개성적이고 특이했다. 아니, 나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유사한 점을 찾아보면 많이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나는 평범한데 그걸 남들한테 제대로 전달하는 방법을 몰라서 특이해 보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제는 지겹다. 

나의 특이함이 이 사람에게는 어떻게 보일까, 어떻게 하면 특이함을 감추고 사회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만 평범한 사람들을 흉내낼 수 있을까, 내가 정말 특이하긴 한걸까, 아니면 내 특이함을 인정받고도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른 특이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왜 저 특이한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인정받는걸까. 

이런.... 이런 고민들... 그만하고 싶다. 

고칠 수 있으면 진작 고쳤다. 




진짜 4차원은 자기가 왜 4차원인지도 모르고 오히려 4차원을 벗어나고 싶어한다던데. 



내 소망은 나 그대로 인정받고 수용받는 것이다. 

그런 경험이 살면서 없는 것도 아니고 매우 희귀한 것도 아니다. 


근데 '남들과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경험이 더~ 많으니까 

그만큼 '남들과 유사한' 사람으로 보이는 경험이 더 필요하다. 


나는 사람들이, 내가 본인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주는 걸 좋아한다.

나도 너와 마찬가지라고 하거나, 우리가 유사하다고 말하면, 별거 아닌 말일 수 있는데도,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래서 서서히 글을 쓸 것이다. 

나의 면면들, 가치관들, 겪어온 일을 고스란히 담아서 

어느 누구라도 공감해주길 바라겠다. 

오래 기획해온 글감이다.

이 넓은 세상에 공감의 댓글 달아줄 사람이 누구 하나라도 있겠지. 

제발 찾아와주길 바란다. 

그런 다음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어 주었으면. 내가 특이한 게 아니라고 해줬으면.... 


사람의 성향이 다양한 과학적 이유와 그럼에도 상호배타적인 과학적 이유 

내 어린시절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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