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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오션 Mar 29. 2024

내가 혼날 때마다 거들었던 동기

#2 신입사원 잔혹사

난 멘탈이 약한건지도 모르겠다. 

동기랑 이런 사소한 갈등조차 힘겨워 하다니. 


물론 이걸로 내내 힘겨워한 거는 아니지만, 

오히려 평소엔 별 생각 없었지만, 

동기가 나의 퇴사를 고대하며 고사 지내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결국 그의 뜻대로 되었다는 점에서 

이런 과거들은 너덜거리는 흔적이 되었다. 




나한테만 그렇게 하는 동기


동기는 내가 자기 팀원이라서 아주 억울한 듯이 대표님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다방면으로 하소연했다.

아마 분명 뒤에서 내 이야기가 아주 떠돌았을 것이다. 다분히 본인 시점으로!

그렇다면 이제는 내 시점에서 쓰겠다. 



1. 내가 혼날 때마다 거들었음

그의 말버릇은 "그니까요"다.

그 놈의 그니까요... 왜 상사가 날 혼낼 때마다 한마디씩 더 하면서 거드는 걸까?

그리고 상사 앞에서 대놓고 나를 꼽주기도 했다.


그는 대표가 카톡으로 나한테 꾸중하는 말을 하면 그 말에 좋아요를 눌렀다.


나는 그가 혼날 때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묵언으로 가만히 있었다.

그게 기본 아닌가....

아니 진짜로 그게 기본 아닌가.....................!

사람들한테는 이런 것조차 기대하지 못하는 건가!

나는 사람들의 평균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낮춰야 하는걸까........!


대표도 마찬가지로, 나는 내가 부하를 혼내는데 다른 부하가 계속 거들면

너는 조용히 하라고 나중에 따로 불러서 좋게 얘기하겠다.

내가 혼내지만 너는 잘해주라고.

만약에 그 부하가 폐급이어도, 나한테 대들어도 말이다.

편가르기 놀이 하는 거 아니잖은가.

높은 직급한테 혼난다는 것 자체를 고려해야 하는데.

왜................

왜.................... 눈치도 빠른 사람들이 이런 점을 간과했을까?

나는 동기한테 무시당해도 싼 위치인가?



근데 반대로 내가 칭찬 받을 때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내가 칭찬받을 때도 거들었으면, 원래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공감하는 사람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의견이 수용될라치면, 반드시 반박했다. 동조한 적은 없었다. 

내 의견에 동조할 때는 동조하고 반박할 때는 반박했더라면, 마찬가지로 의견 주장을 잘하는 사람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2. 자기를 따라한다고 갑자기 불러내서 뭐라 함

나는 정말이지 누군가를 따라한다는 말은 생전 처음 들었다. 내가 누구를?


어느날 갑자기, 말할 게 있다면서 나를 불러냈다. 밥먹고 잠시 얘기 좀 하자고 했다.

무슨 얘기냐고, 무서운 얘기냐고 겁먹으면서 말했더니 자기가 그걸 지금 말해야 하녠다.

그렇게 꾸릿한 기분으로 그가 불러낼 때까지 기다렸다.


불러내서 나갔더니 하는 말은 전혀 예상못한 것이었다.

글쎄, 내가 본인을 따라한댄다. 그러지 말라고 말하려고 불렀다고 한다.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 어떤 행동이 따라하는 걸로 느껴지는 건지를 물었다. 뭘 따라했는지를 알아야 해명을 하든 고치든 하지.

그리고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왜 그렇게 보이는지를 설명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유 따위는 궁금하지 않다고, 그렇게 행동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자기도 대표님처럼 이유 따윈 안궁금하다고 말하더라.

또 본인이 그렇게 느껴질 때마다 그걸 하나하나 적어놓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주냐고 말했다.

자기는 이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고 할말은 다 했으니 가보겠다고 중간에 말을 끊고 발을 뗐다.


난 정말이지 몹시 황당했다.

가. 뭘 따라했다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냅다 기분 나쁘니까 고치라고 함

나. 자기도 구체적인 근거가 없이 그냥 느낌만을 말하는 거면서 본인의 생각을 확신함 (나라면 내 생각을 계속 되짚어 봤을텐데...)

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했어도 오해한건 아닌지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는데 냅다 나를 가해자 취급함 (나는 얘기를 들어볼 가치도 안되는건가? 나를 그렇게 무시하는 건가?)


왜 저러는지를 생각해봤다.

나는 당시 사람들에게 스몰톡으로 "OO님의 리액션을 많이 따라하고 있다"고 얘기했던 거 같다.

그 말은 그리고 "나 좀 그만 따라해라! 자기가 뭘하든 하나하나 따라한다고 생각하면 좋겠냐"는 말이 되었다.


근데 저건... 나의 경우는 네, 그렇군요 밖에 못하는 딱딱한 사람이니까

동기가 다양하게 리액션하는 점을 좋게 보고 배우려고 한 거였다.


즉, 칭찬이었다.

동기의 사회성이 보고 배울 정도로 대단하다 모범이 된다 이런 말을 사람들 앞에서 한 것이다.

근데 그게 그렇게 전달되었다.

대체 왜..........................................?

왜 난 대체 뭐라고 생각하길래 그걸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리액션을 흉내낸다 했지 다른 걸 따라한 적도 없었잖아?


리액션 따라한다고 해봤자

가. 상사의 말에 대답 안하고 있다가 상대가 대답하는 거 듣고 아뿔싸 맞다 나도 대답! 이러고 대답한 일

나. 네, 네만 하다가 다양하게 대답한 일


열심히 캐물어서 뭘 따라한다는 건지 하나 건져냈다.

그건 바로 "다나까" 말투였다.

정말이지 너무 억울해서 계속 기억한다.

내가 글쎄, 다나까 말투를 쓴다고 자길 따라한댄다.


내가 초반에 다나까를 쓰지 않았는데 갑자기 쓴댔다.

그래서 나는 이전에 다나까를 썼던 자료를 캡쳐해서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바로 작년에 커뮤니티에서 다나까 말투로 말한 일, 대표님께 입사 초반에 카톡 보낸 것들 등...


그리고 내가 왜 다나까 말투를 쓰는지도 설명해주었다.

예전에 우연히 시민단체에 들어가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상사들이 전부 나이가 많아서 다나까 말투를 쓰게 되었다고. 무려 대표가 70대였다. 직속상사는 50대였다.

그리고 성격도 좀 딱딱해서, 원래 말투가 다나까랑 이상한 어미랑 섞어 쓰면서 헛소리하는 걸 좋아했다.

또 성격 상 예의를 추구하는 터라 원래 격식체를 많이 써왔다고 말했다. 그래서 예전에 그런 표현 때문에 거리감 느껴진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도.


그런데도 그는 계속 우겼다.

"(예전부터 다나까를 써왔다는 캡쳐 사진) 이 사진들을 나한테 보내는 의도가 뭐냐"

"어쨌든 자기도 모르게 날 따라한 건 있지 않겠느냐"

"뭘 따라했는지는 본인이 더 잘 알겠지"

"군대를 다녀오지도 않은 여자가 웬 다나까를 쓰냐?"

"제발 그만 좀 해라!"


나는 가해한 기억도 없이 순식간에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느껴지셨다면 미안하고, 앞으로 뭔가 따라한 게 생각나면 말해달라, 근데 절대 내 의도가 아니었다고 좋게 말했다. 그랬더니 마찬가지로 긴 장문으로 분노의 톡이 와서 그냥 씹었다.


나는 어쨌든 그의 바람대로 ~요체를 써서 말하기 시작했다.

비록 내 직속상사가 대표님이었지만, 어쩔 수 없지...

사이 안좋게 지내면 분명 내 이미지만 나빠지겠지 싶어서 백번 양보해서 맞춰줬다. 

당시 엄청 고민했다. 다나까를 쓰면 또 뭐라 그럴텐데, 근데 업무 지시에 "네 알겠습니다" 말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요체 너무 티나게 쓰면 내가 되려 싸가지 없어 보일텐데. 



그뒤로도 다나까 외에 어떤 점이 따라한 거처럼 느껴졌을지를 생각해보았다. 

어떤 예상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랑 나는 너무도 다른 사람이었을 뿐이다.... 



애초에... 나는 본인이 다나까를 쓰는지를... 대표님이 내가 말 너무 딱딱하게 한다고 지적해서,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는지 관찰했을 때, 즉 그 지적을 듣기 며칠 전에 알게 된건데.

왜 남의 말투나 이것저것을 상시로 관찰하는 것이며

왜 똑같이 직속상사가 대표인데도 불구하고 다나까를 선점했던 걸까.

일반 동료들 상대로 일하는 부서가 아니라 직속상사가 대표님이어서 그런거지, 어떻게 내가 다나까를 안쓰고 말을 편하게 하겠나. 

동기는 내가 대표한테 몇 번 혼나고 갑자기 다나까를 썼다고 했는데 그게 맞다고 해도 그게 무슨 문제란 말인가? 혼났으니까 더 공손하려고 한 거겠지. 거리감이라도 느꼈나 보지! 



교류하는 분 중에 다나까를 쓰면서 정중하게 말하는 여성분이 있다. 

이 분도 나처럼 군대를 안갔지만 원래 그런 말투를 쓰시는 분이었다. 

그 분은 원래 다나까체를 많이 쓰셨지만 요즘 사회생활을 하며 상사들을 상대하다 보니 더욱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난 그 분이 조금 부러웠었다. 

나는 다나까를, 원래 내 말투를, 봉인 당했는데. 

이 분 뿐만이 아니다. 다른 여자들, 다른 남자들은 자기 말투 정도는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무엇이든 봉인당했다. 


그리고 동기가 자길 따라한다고 생각할까봐 

탕비실에서 먹는 걸 때로는 피하기도 하고 기타등등의 행동도 조심했었다. 

왜 그래야 했는지... 





내가 그에게 보낸 첫번째 톡 


그리고 그의 반응

그에게 보낸 증거자료들 

6개월 전이면 입사 한참 전이다. 

검색해서 쭈르륵 나오는 게 저정도인데........... 




그리고 그의 마지막 반응.. (대체 뭔 소리야)



왜 이걸 이해 못하지.........?

왜 난 이런 부당한 일을 당해야 했지?

왜 이 일은 내 잘못이 되었던 거지? 

왜, 나라면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저렇게 반응했다고 해도, 나중에 스스로 미안하게 여겨서 화낸건 미안하다고 하거나 그랬을텐데 왜 얘는 늘........

아니 도대체 왜 별 근거도 없는 자기 생각을 그렇게 믿었던 거지,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이다. 





3. 말을 잣같이 함


가. 제가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마세요

업무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업무 분담을 하는데 자꾸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그럼 A업무는 내가 할테니 B업무는 님이 하게 되네요 하고 논의 내용을 정리하면,

"그건 제가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마시고요." 라고 얘기했다.

난 이게 묘하게 기분 나빴다. 내가 신경을 쓰는 거겠냐고. 아니 나만 기분 나쁜가.


나. 벌써 5분이 지났다고요

내가 만든 시안에 대해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물었다.

내가 만든 시안이 '자기가 말한 부분 논의된 부분과 다르다고 다르게 이해하신 거 같다고 하나에 꽂혀서 잘못 이해하신 거 같다'고 자기가 직접 수정해서 디자이너한테 던졌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이 수정되었는지 물었다. 어떤 부분이 네가 가이드 준 부분과 달랐던 거냐고. 순수하게 궁금했었다. 난 그대로 이해한줄 알았는데.


그랬더니 시간 아까워서 말하기 싫단다. 그래도 내가 알려달라고 설득했더니, 알려주고는 벌써 5분이나 지났다고 꼽을 주었다. 왜.......................?

그렇게 시간 아까운줄 아는 양반이 왜 나한테 사소한 걸로 자꾸 수정을 요청했어.......?


동기는 나중에도 그 시안을 혼자 뜯어고쳤다.

그럴거면 네가 기획하지, 네가 기획해야겠다, 완전 기획자야~ 라고 대표가 그에게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나는 동기가 고친 시안을 이해할 수 없다.

대체 왜 그런 시안을 만든걸까? 어디에 사용성이 있다고?

그 시안의 구린 사용성에 대해서는 한참을 흠잡을 수 있었다.



다. 꼽주기 + 대화 포기 때문에 업무적 소통이 안됨 

언제는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시안을 만들고, 그 시안에 대한 대략적인 가이드를 동기가 주기로 했다. 나는 동기가 준 가이드를 수정해서 시안을 만들었고, 동기는 자기가 말한 부분 논의된 부분과 다르다고 다르게 이해하신 거 같다고 하나에 꽂혀서 잘못 이해하신 거 같다고 말하면서 수정을 요청했다.


그렇게 우리는 시안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동기가 요구하는 시안의 내용이 비효율적이어서 돌려서 말했다.

"제가 이해를 못한 거일 수도 있는데, OO님이 원하시는 바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요?"

동기는 화를 냈다. 왜 너 혼자만 이해안했냐고, 예전에 말하지 않았냐고, 그걸 이해못한다는 게 되려 이해가 안된다고. 


그래서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해, 하! 말을 뭔, 이러면서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동기가 잘못 이해한 부분을 짚어주었다.

내가 A 파트를 왜 넣었는지를 설명하자, 자기가 해달라고 한 부분과 다르다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시안이라 A 파트를 꼭 안넣어도 된다는 점"이라고 하더라고.

근데 A 파트는 고객 요구사항이었다. 고객 요구사항이니까 넣을 수 있으면 가급적 넣는 게 낫지 않냐고 하니까

원하는대로 하고 싶으신거죠??(네 고집대로 하라는 느낌으로) 하고 화를 내면서 자리를 떠났다.

그때 주변에 사람들이 다 있었는데....


나는 황당해서 아니 대화를.. 하... 이러고 혼잣말을 했다.

저러는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과 얘기할 때 저러면 분명히 욕먹을텐데, 그토록 사회성이 좋은 사람이 대놓고 저렇게 구는데도 욕먹지 않은 이유는 아무래도 나한테만 저래서 그런 거 같다.

우리가 뭘 논의하는지 어떤 얘기를 하는지 사람들은 또 정확히 모르는 주제에, 나를 욕하면서 동기를 위로할 것이다.


그뒤에 그가 다시 돌아와서 나는 그에게 다시 수정 포인트를 물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어떻게 내 시안이 완벽할 수 있겠느냐, 다만 수정할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그 이유랑 또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를 얘기했으면 하는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동기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은 짚어주고(그동안 기분 안상하게 하려고 돌려말하느라 큰일이었는데 직설적으로 말하니 후련했다), 확실히 수정하는 게 더 나은(수정해도 될 거 같은) 부분은 체크를 받았다. 제가 이해를 못한 걸 수도 있는데~ 라고 또 돌려 말하려다가 '앗, 또 이런 말을 하면 안되지, 또 한소리 듣겠네, 난 돌려말한 건데'라고 말했다. 후련했다. 늘 그가 꼽주는 말을 참았었다. 



아무튼간에 고객 요구사항을 지킬 수 있으면 지켜서 작업해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요. 아무리 시안이어도....

왜 이런 당연한 얘기를 하는데도 그렇게 반응한단 말인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4. 내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외롭다는 식으로 계속 하소연함 

우리 팀 사정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대표에게도 말이다. 

도저히 나랑은 같이 업무를 못하겠다는 얘기를 대표한테 계속 했단다. 


사람들한테도 계속 하소연을 했다. 

자기는 팀 회식이 부럽다고, 팀에 있는 동기라곤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이고, 나머지는 대표님이고, 어쩌고...  

했을 게 분명하다. 



내 기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왜 남들한테 일방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지? 

내가 만약에 반대여도, 동기나 부하가 아무리 빌런이어도 그렇게 다수한테 이야기하고 다니진 않았을 것이다. 

그야 회사 사람들이 그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선입견으로 판단해버리면 어떡하는가. 

정치질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사원들은 그렇다쳐도, 대표님은 왜 내 입장은 안들어본 거지? 

나한테도 내 입장이란 게 있단 말이다. 



아마 사람들이 나랑 잘지내보라고 조언을 했던 시기가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 그는 나에게 친한 척 했었다. 

나도 잘 받아주었다. 

그래서 그당시에는 내 생각으로는 나름 잘 지냈는데 

일련의 사태가 터지고 모든건 말짱도루묵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위로했다. 

그 일은 아래 5번에서 이어진다. 




5. 소제목 논쟁 

하 아니 난, 진짜 

그게 왜 이해안가는지 도저히 이해 안됐었다. 


그는 전에 내게 말했다. 대표님께 하나하나 질문하면 싫어하실테니, 자기한테 먼저 질문하라고. 

나는 그게 호의라고 생각했기도 하고 대표님도 너무 질문하면 싫어할 것이고 

동기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본인을 안거치고 질문하면 싫어할 거 같아서 

동기한테 먼저 물어보기 시작했다. 

고작 한달 선배인데도 말이다! 

당연히 그는 잘 모르는데도 대답한게 많았고 나도 그래서 잘못 알게 되었고 

때로는 내가 그를 출처로 해서 잘못 알게 되어 곤란했던 적이 많았다. (예를 들어 a 업무 하는 게 필수냐고 물어보고 그렇대서 a 업무부터 하고 잇었는데 대표가 그게 아니라고 b 업무가 진짜 필수니까 그거부터 해야 한다고 한 일) 



언제는 A 업무에 대해서 확인차 물어봤었다. 

왜냐면 그가 만들어둔 문서가 내가 알던 방식이랑 다르기 때문이다. 


뭐랬더라, 그 문서 업무하다가 달라지는 내용은 수정해도 되냐고 내가 물었다. 

그는 절대 안된다고 했다. 이건 기본이 되는 문서라서 지켜야 된다고. 


대표님한테 검토받은 것도 아니고 본인이 막 짠건데도 말이다. 


하 아니 왜... 요구사항 = 소제목인지..

더 길게 쓰기도 힘들다. 



하 아니 어쨌든 나는 

격하게 반응하는 그에게 

싸우려는 게 아니라 의견을 말한 거라고 했었지만 

결국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나는 결국 또, 소통이 안되는, 또 갈등을 일으킨 폐급이 되어 있었다. 



나중에~ 한참 뒤에 생각해보니 

그가 그렇게 고집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실 그 문서 양식 자체에 오류가 있어서 그런 거였다. 

그렇다고 한들 소제목 = 요구사항은 말도 안되지. 

논리적 폐착이지. 그건 인정해야지. 

근데 이게 왜 이해가 안되는 거고 전달이 안되는 거였는지.... 



---




그는 꽤나 자주 이런 식으로 행동했다. 

잘지내보려고 말을 걸어도 도저히 소용이 없었다. 

같이 택시를 타고 가면 나는 말을 걸려고, 대화를 이으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그는 틱틱대기만 했다. 



왜 이렇게 나를 대했을까? 

짐작이 아예 안가는 건 아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하지만 내가 대놓고 잘못한 건 없는 걸로 기억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갈등을 풀려고 말을 꺼내보거나 

대표님께 면담을 신청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 적어도 내 입장은 미리 전해들었을까 싶기도 하고.. 

2번 같은 경우는 아무리 대표님이어도 어이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설마 되려 카톡을 보고도 날 밉게 봤을까 싶고.. 

아니 근데 이런 거 하나하나 면담 신청하는 건 일름보 하는 거 같은데, 

근데 동기는 무수히 나를 일름보 했는데... 

어쨌어야 했을까? 







나는 덕분에 이 회사를 다니면서 계속 속으로 되뇌었다.

'나 왜 이렇게 무시당해야 하지? 난 너희가 무시할만한 인물이 아니야. 꼭 잘나져서 훗날엔 무시당하지 않는 사람이 될 거야.'



정말 하루에도 몇번씩 빠지지 않고 매일....


나는 왜... 무시를 당해야 하는 걸까. 



나는 정말로 객관적인 폐급인지, 단순히 어떤 복합적인(운적인 요소 포함해서) 이유로 안맞는 회사에 왔다가서 자존감이 낮아진 건지 궁금하다.



왜............................................................................

제발 나한테 하나라도 큰 행운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이 무거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말이다. (자살하겠다는 말은 아니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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