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외이례 Dec 12. 2020

Intro. 불편함에 대한 고찰

내가 소비하는 것들의 영향력에 대해

 "어른의 세상"으로 들어가면서부터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한다. 더 이상 주어지는 선택지 안에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야 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혹 '진짜 어른'이 되어서도 내 인생에 계속 선택지만 주어지는 것 같다면,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안타까운 일이다. 여하튼 그 "어른의 세상"으로 들어간 순간이 개개인에 따라 조금 이르게 혹은 늦게 올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대학생이 된 순간부터였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고 싶다면, 내가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소신이 있어야 했고, 하물며 음악 취향마저도 대다수 사람들의 취향에 휩쓸리지 않도록 내가 좋다고 믿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했다.


그 때부터 인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불편하다”라고 느끼는 순간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20대 초반에는 그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다. 20대 후반부터 다행히도 그 순간들을 곱씹을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나를 불편하게 느끼는 요소는 무엇인지, 같은 것을 보고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다른 이들은 어떻게 이 순간을 지혜롭게 혹은 무관심하게 지나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 아래와 같은 결론을 찾을 수 있었다.

BUY BUY BUY 를 외치는 모든 미디어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광고 카피 "살(BUY) 맛에 산(LIVE)다"가 떠오른다.


먼저,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은 대게 다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었다. 마케팅 수단에 가려져 어떤 행동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력들을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을 때, 혹은 마케팅에 포장되어 본래의 가치가 퇴색될 때. 예를 들면, 화장품을 소비하는, 혹은 소비하게 만드는 행태를 보는 것은 첫 번째 불편함에 속했다. 첫 번째 불편함에 관해서는 앞으로의 글에서 더 얘기해 보려고 한다. 두 번째 불편함의 예는 우리나라의 연예계 구조랄까. 가수는 모름지기 노래로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믿는데, 요즘은 외적인 것, 퍼포먼스에 더 초점이 맞추어진 것에 씁쓸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것을 조장하는 연예계 사업 구조의 많은 문제점들이 더 얘기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에 미간이 찌푸려 짐을 느낄 때,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으면 나는 프로불편러가 되거나 그저 편협한 시야를 가진 불평 많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나 스스로가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무언가를 주의 깊게 볼 때 내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나는 어떤 부분에 불편함을 느끼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관련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했다. 나는 나를 계속 지금처럼 사랑하고 싶으니까!


그 일련의 사고 과정들이 이제는 무의식적으로 이뤄져 가끔은 '머리가 무겁다'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글로 풀어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글을 통해 내 머릿속을 정리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공유하고, 그들을 통해 배우고 또 여태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첫 번째 불편함이라는 범주 안에서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더 알아보며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은 것들은 이랬다.

화장품 소비 패턴, 패스트 패션과 빈티지, SUV를 보며 느끼는 점, 팜유와 오랑우탄, 지속 가능한 식재료 소비 (What you eat is what you are), 아마존의 성공 비결.
팜유 생산으로 사라지고 있는 오랑우탄의 서식지에 대한 그린피스 운동. 팜유를 사용하는 식품, 특히 거대 기업들의 제품을 보이콧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 생각들의 공통점을 뽑아 보자면, 많은 주제들이 소비 패턴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결국 이 주제와 관련된 소비활동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나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고 나 스스로부터가 조금씩 바꾸고 싶어 졌다. 내가 불편함을 느낀 순간에서 시작한 물음들이 이 불편함 속에서 평정심을 찾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었고, 실행 가능한 행동들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싶어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들을 알리고 함께하고 싶어 졌다. 1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내 돈 쓰는데 왜 이래]라는 주제로 글을 올리며, 내 생각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생긴다면 무척 고마운 일이지만,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게 생길 긍정적인 변화에 더 많은 기대가 된다. 확실한 건 1년 동안 꾸준히 고민하고 나부터 바뀌어보고자 노력한다면 더 좋은 사람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는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