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12 세미 파이널 <Animal> 무대를 보고
맞다. 나우아임영(NOWIMYOUNG)은 내 활동명인 ‘WOWIM5LD’의 모티브다. 맥락은 다르지만 이름의 결은 같기에 일종의 내적 친밀감을 준다. 그래서 이 글은 음악적 분석보다 아티스트를 향한 솔직한 ‘간증’에 가까울 것 같다.
그동안 그의 음악을 즐겨 들으며 주변에 권해왔지만, 솔직히 인간적인 매력까지 느끼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쇼미더머니 12'는 그를 다시 보게 만든 변곡점이었다. 탈락자 구제 시스템이자 TVING 오리지널인 '야차의 세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했다.
소위 빡센 캐릭터들이 가득한 제이통 X 허키 팀에서 보여준 의외의 리더십과 조율 능력은 그가 그저 힙한 플레이어 이상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기대감을 줬다. (엠넷의 악마의 편집이 아니라 천사의 편집이 만든 서사일까?)
세미 파이널 무대 ‘Animal’은 그 정점이었다. 나우아임영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던 오토튠을 과감히 꺼버렸다. 프로듀서의 위치를 내려놓고 드럼 스틱을 잡은 허키 시바세키의 비트는 담백했다. 그리고 ‘래퍼들의 래퍼’ 이센스가 특유의 “아하하예헤이~” 하는 추임새와 함께 등장하는 순간, 공기의 질감이 변했다.
트렌디한 트랩이나 레이지 장르가 주는 타격감과 속도감은 없었다. 대신 담백하다 못해 밍밍할 정도로 느릿한 붐뱁 비트가 무대를 채웠다. 하지만 그 광활한 틈새를 메우는 것은 곡 제목처럼 ‘날것’의 에너지였다. 세련된 가공보다 투박한 진심에 열광하는 나 같은 ‘올드’ 스쿨 힙꼰들의 취향을 저격하지 않았을까? 역시 힙합은 멋이야. 이런 게 멋이야.
이 음원과 무대가 황제의 후광을 등에 업은 황태자의 위력 시범이었는지, 탈락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사기캐를 소환한 흑마술이었는지는 직접 보고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 이제 감히 참견질 좀 하고 마무리하겠다.
나우아임영, 박.감.수! (박종수그는감히쇼미12최대수혜자라고할수있다) 화려한 장치 없이도 무대에 설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다시 오토튠을 장착한 채 음원을 만들고 무대에 서겠지만 <Animal>의 무대를 기억하기를.
이센스, 당신의 무대를 또 만나게 된다면 나 역시 기꺼이 손을 제대로 들겠다. 제대로. 누군가의 댓글처럼 엠넷 쇼 미 더 머니를 EBS 스페이스 공감으로 만들어 버린 아티스트로서의 그 모습 그대로 변함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