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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등의 MJ Dec 15. 2023

다정한 엄마가 되는 길

잠에게 지지 마소서.

요즘의 육아를 찾아보면 "엄마"가 되는 길은 아주 어렵다. 

엄마는 육체적으로 고단할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감내가 필요하다. 

특히나 나를 내려놓고 아이를 존중해 주는 방식으로 가라 조언한다.

아이한테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선 안되고, 아이의 감정이 현재 어떠한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인스타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육아 조언들, 육아 관련 서적을 통해 보는 아이 기질에 따른 육아법, 유튜브를 통해 본 아이와 친밀해지는 방법. 그런 여러 가지를 보다 보면 나는 너무나 모자란 엄마 같다.


감정적이고 성격 급한 나는 아무리 많은 정보를 머리에 담고 있어도 잘 안된다. 아이가 떼를 쓰며 정신적으로 고달프게 할 때면 큰소리가 먼저 나간다. 나의 감정을 보여주지 않도록 감정을 빼고 훈육하라 아무리 말해도 나는 기계가 아닌 인간인지라 감정이 빠질 수가 없다. 화내고 소리 높이다가 아차 싶어서 다시 마음을 다 잡으려 하다 보면 나의 밑바닥이 여기구나 싶어서 나 자신이 초라해진다. 


특히 아이를 재울 때 나는 자주 나의 추한 밑면을 자주 본다. 아이를 재울 때는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책을 읽어주다가 아이가 잠들 때까지 기다린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해왔던 루틴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루틴에 큰소리와 협박이 끼어들고 있다. 아이는 곧 4돌을 바라보고 있어서 말도 제법 잘하고 고집도 있다. 그래서 잠자리에만 누우면 질문폭격을 하고 잠자려는 노력과 반대되는 것들을 한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든지, 거꾸로 눕기, 물 마시고 싶다고 하기, 심심하다고 떼쓰기. 그럴 때마다 나는 자라고 윽박을 지르기도 하고 망태할아버지가 온다고 협박도 한다. 아이의 말똥 한 눈과는 다르게 나는 아이 침대 속으로 파 먹히듯 잠에 침잠된다. 막 잠이 들락 말락 하는 찰나, 아이가 또랑또랑한 말투로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면 아이의 이름을 큰소리로 외치며 마지막 경고를 날린다! 


이 모든 과정이 몇 번 반복되어야 아이는 잔다. 신기하게 8시 반에 눕히든, 9시에 눕히든 요즘은 10시가 넘어야 잠에 빠져든다. 나는 아이가 잠에 빠져야 할 1 시간 동안 먼저 잠들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아이가 잠들고 나면 이미 잠을 너무나 참은 나는 잠이 깨고, 정신적으론 피곤하고, 아이한테는 미안하다. 

아이가 막 말을 뗄 무렵에는 아이가 말하는 게 너무 신기하여 잠드는 그 순간까지 쫑알거리는 걸 용인해 줬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나는 아이를 재우려는 목적 달성을 위해 막말을 하는 못된 엄마가 된 기분이 든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러면 안 되지라고 마음을 먹어도 침대에 머리를 대고 잠을 쫓는 순간에는 본성의 <내>가 엄마인 나를 밀어낸다. 


언제쯤 우리 아이가 눕히면 10분 내로 잠드는 잠 많은 아이가 될지 모르겠다. 그때가 되면 나는 조금 더 다정한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다정한 엄마가 되고자 마음을 아무리 먹어도 내가 부처가 아닌 이상 참지 못하고 출렁거리는 시간들. 그중 밤잠시간이 최대 고비다! 오늘밤도 도를 닦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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