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건강 회복이 내 체중에 미친 영향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서 부모님과 관련된 글이 뜸해지는 건, 제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루의 절반 이상을 밖에서 지내면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더해 허리 수술 이후 어머니의 회복 경과가 좋으셔서 저희 가족이 어머님과 관련한 걱정을 많이 던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일상이 조금은 평안해지니 특별히 글을 쓸만한 거리가 없달까요. 참 고맙게도 말입니다 :)
그런데 그런 평화가 오늘 새로운 글을 쓸 거리를 만들어줄 거라고는 저는 미처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주말 식탁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쉬는 날이라고 집에서 뒹굴거리며 부모님과 밥을 먹고, 그 사이사이 주말이라고 제가 부모님과 먹으려고 사 온 성심당 빵들과 딸기, 그리고 지난 조문 때 전주에서 사 온 풍년제과 초코파이와 설에 조카들과 먹으려고 사둔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은 후, 빵빵한 배를 꺼뜨리는 조금 늦은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려고 하는 저에게 부모님이.. '그런데 너 요즘 살이 좀 찐 것 같다?" 라고 하시는 겁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매일 얼굴을 보는 가족이 '살이 쪘다' 라고 말할 때에는 진짜로 찐 겁니다. 그것도 꽤 많이 찐 거죠...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 뭔가 겉옷들이 점점 소시지 껍질 같은 느낌이 되고 있다는 거. 아니 실은.. 이미 체중계로 확인하고 있었으니까요 -_-
아들이 하루 한 끼 저녁만 같이 먹게 되니 어머니는 저녁에 힘주어 반찬을 차리고, 저는 차려주신 마음이 고마워서 많이 먹고, 아버지는 아르바이트하느라 고생했다고 쏘맥을 말아 주시니... 이 3개가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며 최근 한 달 사이에 한 3~4킬로가 쪘더라고요.
뭐 제가 알아서 절제하면 될 일이기도 하지만, 어머니가 요리를 하실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는 개인적인 기쁨도 있었고, 오랜만에 음식 요리를 하실 수 있게 되니 그동안 못해준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발동하셨는지 어머니가 엄청 열심히 만들어주시는 요리들을 남기기가 죄송스럽기도 해서 열심히 먹어댄 덕분입니다.
점점 옷들이 얇아질 계절이 다가오는 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입을 옷이 얼마나 있을지, 옷을 새로 사야 하는지, 헬스를 등록해야 할지... 어머니의 건강이 회복된 건 너무 좋은데, 제 살은 어떻게 빼야 할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