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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로백수 Apr 14. 2022

오랜만에 진짜 '과로백수' 모드

어머니 대학병원 진료로 종일 바빴던 하루의 잡념들

언제나 그렇지만 병원에 다녀오는 건 참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큰 병원은요.
접수와 정산 프로세스는 뭐 그리 중간중간 많으며, 모니터에 뜨는 대기자 명단 순서가 줄어들기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또 왜 그렇게 길고, 중간에 뭐 하나 추가로 검사하거나 어디 다녀오라는 디렉션이 떨어지면 같은 과정들은 왜 그렇게 반복해서 많은 걸까요? 왠지 21세기쯤 되면... 그런 거 어떻게 스윽... 하고 효율화해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말이에요.


예를 들자면.. 뭐 호텔 투숙할 때처럼 최초 진료 접수 시 개인의 신용카드를 오픈으로 결제하고, 병원에서 필요할 때마다 중간중간 자동으로 결제하게 하는 방식으로 접수/결제 프로세스를 줄이고, 스벅 사이렌 오더처럼 대기자 접수와 대기 순번 알람을 앱으로 하고... 뭐 그런, 이미 외부에서 실행되고 있는 서비스들을, 병원 행정에 접목하는 건.. 어려운 일일까요? 뭐 분명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하는 이런 생각들, 병원 관계자분들이 다 검토해보셨을 거고, 안되니까 안 하는 거겠죠?


최근 어머니의 병원 진료 중에 심장판막과 좌심방, 대동맥류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초음파 검사를 한 후 대형병원(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되어서, 아침부터 몇 시간을 병원에 있다가 돌아오는 길.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병원에서 몇 시간 멍 때리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한 번에 끝나지 않는 추가적인 검사가 다음 주에 다시 잡혔고, 저는 아마 이 과정을 다시 몇 번을 더 경험할 듯 싶습니다.


그래도 이틀 동안 내리던 비는 그쳤고, 최근 담당 업무가 바뀌면서 야근까지 하는 아르바이트로 평일 대낮 시내 풍경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호사는 누리지 못하다가, 머니 바람도 쐬어드릴 겸 병원 진료 후 부근 외곽에 나가 점심도 먹고, 대청댐 부근 드라이브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돌아오니 기분이 좋습니다. 아.. 한정한 평일 오후의 느긋함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처음 백수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에는 이런 하루가 당연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


돈을 버는  말고, 부모님이나 나의 삶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바쁜 백수가 되겠노라고, "과로백수"라고 필명도 지어놓았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온전히 "과로백수" 같은 하루를 보내는  같아 그래도 내심 흐뭇합니다. 어머니도 대청댐 풍경을 보며 드시는 커피 한잔이 좋으셨는지 무척 즐거웠다고 하셔서  그렇습니다. ... 역시 저는 백수가 체질인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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