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챗봇을 넘어, 자율 에이전트로
우리가 사용하는 AI는 놀랍도록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하나의 답변을 내놓는 '대화형 챗봇'의 형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만약 AI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고, 여러 단계를 거쳐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것이 바로 '자율 에이전트'의 세계이며, 이러한 에이전트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하는 강력한 방법이 바로 행동 트리(Behavior Tree)입니다.
『AI 에이전트 인 액션』에서는 이 행동 트리를 활용해 자율 어시스턴트를 구축하는 방법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행동 트리의 기본 개념부터, AI 에이전트에 적용하는 실전 사례까지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행동 트리(Behavior Tree)란 무엇인가?
행동 트리는 원래 게임 속 캐릭터(NPC)나 로봇의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검증된 제어 패턴입니다. 복잡한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마치 나무처럼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구조로 설계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AI가 "사과나 배를 먹는다"는 행동을 결정하는 과정을 상상해 봅시다.
이 간단한 트리조차도 행동 트리의 핵심 구성요소인 '노드(Node)'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행동 트리의 핵심 구성요소 (노드)
시퀀스 (Sequence, →): '그리고'의 논리입니다. 마치 체크리스트처럼, 연결된 자식 노드들을 왼쪽부터 순서대로 실행합니다. 중간에 하나라도 실패하면 즉시 멈추고 '실패'를 반환합니다. 모든 자식이 성공해야만 '성공'을 반환합니다.
셀렉터(Selector, ?): '또는'의 논리입니다. 백업 계획과 같습니다. 왼쪽부터 자식 노드를 실행하다가 하나라도 '성공'하면 즉시 멈추고 '성공'을 반환합니다. 모든 자식이 실패해야만 '실패'를 반환합니다.
액션 (Action):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노드입니다. "코드를 작성한다", "파일을 저장한다"와 같이 구체적인 작업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반환합니다.
컨디션 (Condition): '조건을 확인'하는 노드입니다. "파일이 존재하는가?", "코드에 오류가 없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참이면 '성공', 거짓이면 '실패'를 반환합니다.
행동 트리는 어떻게 작동할까?
행동 트리는 위에서 아래로,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실행됩니다. 트리 전체는 주기적으로 '틱(Tick)'이라는 신호를 받는데, 이 신호를 받을 때마다 루트 노드부터 다시 실행을 시작하며 상황에 맞는 행동을 결정합니다.
앞선 예시에서 만약 AI에게 사과는 없고 배만 있다면, 실행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책의 그림 6.2에서 이 흐름을 상세히 보여줍니다.)
루트 노드인 '셀렉터'가 실행됩니다.
첫 번째 자식인 '사과 먹기 시퀀스'로 이동합니다.
'사과가 있는가?' (컨디션) 노드가 실행되지만, 사과가 없으므로 '실패'를 반환합니다.
'시퀀스' 노드는 자식 중 하나가 실패했으므로 즉시 '실패'를 반환하고, '사과를 먹는다' (액션) 노드는 실행되지 않습니다.
'실패'를 돌려받은 '셀렉터'는 다음 자식인 '배 먹기 시퀀스'로 이동합니다.
'배가 있는가?' (컨디션) 노드가 실행되고, 배가 있으므로 '성공'을 반환합니다.
'시퀀스'는 다음 자식인 '배를 먹는다' (액션) 노드를 실행합니다. 이 액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성공'을 반환합니다.
모든 자식이 성공했으므로 '시퀀스'는 '성공'을 반환하고, 최종적으로 '셀렉터'도 '성공'하며 이번 '틱'에서의 실행이 종료됩니다.
실전 사례 1: 스스로 코딩 문제를 푸는 AI 에이전트 팀
『AI 에이전트 인 액션』에서는 이 행동 트리를 AI 에이전트와 결합한 ABT(에이전트형 행동 트리)라는 강력한 개념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액션과 컨디션 노드를 LLM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 AI 어시스턴트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코딩 문제 사이트의 문제를 자동으로 푸는 에이전트 시스템을 ABT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책의 그림 6.8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코딩 챌린지 ABT 구조
루트 (시퀀스): 전체 과정을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해커 (Hacker) 에이전트 (액션 노드): 첫 번째 단계로, 'Python Coding Assistant' 어시스턴트가 코딩 문제를 받아 해답 코드의 초안을 작성하고 파일로 저장합니다.
심판 (Judge) 에이전트 (액션 노드): 두 번째로, 'Coding Challenge Judge' 어시스턴트가 초안 코드를 읽고 주어진 테스트 케이스들과 비교하여 평가합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수정 의견을 제시합니다.
검증 (Verifier) 에이전트 (컨디션 노드): 마지막으로, 또 다른 코딩 어시스턴트가 수정된 코드가 모든 테스트를 완벽하게 통과하는지 최종 검증합니다. 이 노드가 '성공'을 반환하면 전체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것입니다.
다음은 책에서 소개된 코드를 단순화한 예시로, 어떻게 AI 어시스턴트를 행동 트리의 노드에 연결하는지 보여줍니다.
실전 사례 2: 자동화된 소셜 미디어 콘텐츠 매니저
행동 트리는 여러 도구를 사용하는 복잡한 마케팅 캠페인 자동화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주제의 최신 유튜브 영상을 찾아 트위터(X)에 게시하는 에이전트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순차적인 행동 트리로 구성됩니다.
유튜브 리서처 (액션 노드): 'YouTube Researcher' 어시스턴트가 주어진 주제로 유튜브를 검색하고, 가장 관련성 높은 영상들의 자막을 다운로드하여 요약한 뒤 파일로 저장합니다.
트윗 작성가 (액션 노드): 'Twitter Post Writer' 어시스턴트가 요약된 내용을 분석하여 가장 흥미로운 영상을 선택하고, 280자 미만의 매력적인 트윗을 작성하여 파일로 저장합니다.
소셜 미디어 매니저 (액션 노드): 'Social Media Assistant' 어시스턴트가 작성된 트윗 파일을 읽고, 실제 트위터 계정에 게시합니다.
왜 AI 에이전트에 행동 트리를 사용해야 할까?
모듈성 (레고 블록처럼): 각 에이전트의 역할과 행동이 독립적인 노드로 분리되어 있어, 재사용하거나 수정하기 매우 쉽습니다.
확장성: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면 트리에 새로운 노드를 추가하기만 하면 됩니다. 전체 시스템을 재설계할 필요가 없어 복잡한 시스템으로 확장하기 용이합니다.
가독성 (한눈에 보이는 구조): AI 에이전트 시스템의 전체 의사결정 흐름을 시각적인 트리 구조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고 디버깅하기가 매우 편리합니다.
결론
행동 트리는 단순한 대화형 챗봇을 넘어, 스스로 계획하고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수행하는 진정한 자율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한 강력하고 검증된 설계 도구입니다. 에이전트의 행동을 모듈화하고, 그들의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구성함으로써 우리는 더욱 지능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된 개념과 사례들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AI 에이전트 인 액션』과 함께 직접 코드를 작성하며 여러분만의 자율 에이전트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AI가 당신의 복잡한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https://wikibook.co.kr/ai-agents/
《AI 에이전트 인 액션》에서는 프로덕션에 바로 배포할 수 있는 수준의 어시스턴트와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 자율적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RAG 기반 지식 및 기억 능력과 추론, 계획 수립 등 에이전트의 필수 구성요소들을 익히고, 스스로 소프트웨어 도구를 사용하고 작업을 자율적으로 계획하며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를 개선하는 다중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을 만든다. 또한 다양한 실습 예제를 통해서 오픈AI 어시스턴츠 API, GPT 넥서스, 랭체인, MS 프롬프트 흐름, 오토젠, 크루AI 같은 최신 도구들을 사용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