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멸치볶음 레시피
눈이 잦아지는 겨울에는 밥상 풍경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김이 오르는 밥 한 공기와 함께 손이 가는 반찬 하나쯤은 꼭 필요해진다. 그 자리를 가장 익숙하게 채워주는 것이 멸치볶음이다. 냉장고에 있어도 마음이 놓이고, 한 숟갈 얹는 순간 밥이 훨씬 든든해진다.
하지만 막상 만들어보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멸치는 딱딱해지고, 양념은 겉돌아 금세 젓가락이 멀어진다. 조금만 순서가 어긋나도 맛과 식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겨울 내내 부드럽고 바삭한 멸치볶음을 먹고 싶다면, 조리 과정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실패 없이 완성하는 고추장 멸치볶음의 방법을 정리해봤다.
멸치는 조리 전 전처리가 가장 중요하다. 멸치 표면의 가루는 팬에 닿으면 금방 타버려 쓴맛의 원인이 되므로, 조리 전 반드시 체에 밭쳐 가루를 털어내야 한다.
가루를 제거한 멸치는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마른 팬에 약불로 3~5분간 천천히 볶는다. 이때 잡내를 잡겠다고 물이나 술을 넣으면 오히려 식감이 질겨질 수 있다. 기름이나 수분 없이 볶아내야 멸치 속의 고소한 풍미가 살아나고 식감도 바삭해진다.
이번 레시피의 핵심 비법은 양념을 넣기 전 진행하는 '밑간' 작업이다. 마른 팬에 볶아낸 멸치에 꿀과 참기름을 먼저 섞어두는 것이다. 꿀만 사용하면 단맛이 강하고 질감이 무거워질 수 있지만, 참기름을 함께 섞으면 고소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양념을 조리 마지막에 넣으면 멸치 겉면에만 맴돌기 쉽다. 하지만 조리 초반에 꿀과 참기름으로 버무려두면 양념이 속까지 깊게 배어들어, 시간이 지나도 맛이 겉돌지 않는다.
양념장에는 간장 대신 멸치액젓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액젓은 간장보다 멸치 고유의 맛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짠맛이 튀지 않고 깊은 감칠맛을 낸다. 양념 재료에 물이나 맛술을 넣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수분이 들어가면 멸치가 금세 눅눅해지기 때문에, 건조한 상태의 양념을 사용해야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다.
마늘은 결대로 길게 썰어 약간 약한 불에서 충분히 볶아 쫀득한 식감을 살리고, 생강은 쓴맛이 나지 않도록 잘게 다져 향만 입힌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양념과 멸치를 섞는 타이밍이다. 양념을 센 불에서 졸이면 딱딱해지므로 재료가 섞일 정도로만 살짝 데운 뒤, 불을 끄고 한 김 식혀야 한다. 양념이 미지근해졌을 때 멸치를 넣고 버무려야 속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한 최상의 식감이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생고추를 썰어 넣고 매실청으로 마무리하면 산뜻한 끝맛까지 즐길 수 있다.
■ 요리 재료
- 주재료: 멸치 100g, 마늘 6쪽(20g), 생강 5g,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 밑간 재료: 꿀 2큰술, 참기름 2큰술
- 양념 재료: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설탕 1/2큰술, 맛술 2큰술, 멸치액젓 1큰술
- 마무리 재료: 매실청(기호에 따라), 통깨 약간
■ 만드는 순서
1. 멸치를 체에 넣어 잔 가루를 털어낸다.
2. 식용유를 두르지 않은 팬에 멸치를 넣고 약불에서 3~5분간 볶아 비린내를 날리고 고소한 향을 낸다.
3. 볶은 멸치에 꿀과 참기름을 섞어 10분간 재워둔다.
4. 팬에 식용유 반 큰술을 두르고 편 썬 마늘을 약간 약한 불에서 볶다가, 다진 생강을 넣어 향을 낸다.
5. 준비한 양념 재료를 넣고 재료가 어우러질 정도로만 살짝 끓인 뒤 불을 끈다.
6. 끓인 양념을 한 김 식힌다.
7. 식힌 양념에 밑간해 둔 멸치와 썰어 둔 고추를 넣고 골고루 섞는다.
8. 매실청과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마른 팬에 충분히 볶아 수분을 날려야 바삭한 식감이 살아난다.
- 양념장을 미지근하게 식힌 뒤 섞어야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운 상태가 유지된다.
- 마늘을 결대로 썰면 조리 후에도 쫀득한 식감이 살아난다.
- 생고추는 조리 마지막 단계에 넣어 가볍게 섞어주면 뒷맛이 깔끔하고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