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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이 있기에 마타하리가 있었죠" <마타하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배우 옥주현

by 위키더뮤지컬

“중요한 상황에 놓인 비범한 인물 마타하리를 표현하기 위해선 옥주현 배우가 필요했어요”


뮤지컬 ‘마타하리’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지난 6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긴 말인데요.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마타하리’에는 2016년 초연부터 함께한 옥주현이 솔라와 함께 다시 한번 타이틀롤을 맡아 더욱 깊어진 연기를 선사합니다.


0[2024 마타하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옥주현(마타하리 역) 인터뷰 오피셜 포토_제공 EMK뮤지컬컴퍼니 (5).jpg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에서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창작뮤지컬인데요.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지킬앤하이드’의 작곡가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옥주현의 목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특정 인물을 위해 공연을 만드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죠. 여성 중심의 서사를 가진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한 후 운명처럼 옥주현 배우의 목소리를 알게 됐는데요. ‘몬테크리스토’의 넘버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를 들었던 순간을 잊지 못하죠. 옥주현의 목소리는 마치 재즈를 연주하는 색소폰 같았어요.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력하게 감성을 표현하는데요. 오케스트라 전체를 대변해 준다고 느낄 때도 있답니다.”


0[2024 마타하리] 옥주현 배우 인터뷰 오피셜 사진_제공 EMK뮤지컬컴퍼니 (29).jpg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마타하리 합류 어땠냐고요? 장거리 연애 연인 만나는 기분!


‘마타하리’는 초연 당시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창작 뮤지컬이었던 만큼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며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 볼거리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 등에 많은 공을 기울인 작품인데요. 덕분에 초연임에도 평균 객석 점유율 90%의 흥행을 기록하고, ‘예그린뮤지컬어워즈’를 비롯한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죠. 하지만 창작 뮤지컬 특성상 매 시즌마다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마타하리’의 모든 시즌에 함께 했던 옥주현은 “삼연부터 관객들이 기대하는 볼거리와 극의 서사, 음악의 연결성이 알맞은 퍼즐처럼 완성됐다”라며 “새롭게 시작하는 사연을 누구보다 기다렸다”고 새 시즌에 참여한 소감을 덧붙였습니다.


“마치 장거리 연애 중인 연인을 만나는 것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첫 연습을 갔는데요. 첫 송 스루부터 쫀득한 게 정말 좋았어요. 최근 몇 년 사이의 기억 중 가장 완벽했다고 느낄 정도로요. 이번 사연은 삼연에서 잘 쌓아놓은 벽돌 사이사이에 시멘트를 발라 견고한 성을 만든 느낌이에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많이 녹아있는 시즌인 만큼 큰 감동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e526eb93850811c0c87cd891dc6a08c7.jpg.jpg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알려진 인물로 산다는 건 양날의 검, 공감대 많은 마타하리


옥주현이 작품 속에서 연기하는 마타하리는 고혹적이고 관능적인 춤으로 모든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당대 최고의 무희지만, 이면에는 어두운 과거의 상처를 지닌 인물인데요. 1세대 아이돌 핑클 출신으로 시작해 수십 년째 연예계에 종사한 옥주현은 작품 속 마타하리를 연기하며 본인과 맞닿아 있음을 느꼈다고 해요.


“모두에게 알려진 인물로 살아가는 건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이슈가 생길 때 오히려 ‘이런 일이 찾아왔구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재료가 주어지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성장동력으로 삼으려고 하죠. 물론 작은 불씨가 큰 불로 번지게 되는 건 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요. 뮤지컬 배우라는 명함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저를 잘 잡으려고 해요”


[2024 마타하리] 옥주현 배우 인터뷰 오피셜 사진_제공 EMK뮤지컬컴퍼니 (15).jpg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티켓파워 수식어? 무섭지만 영혼을 갈아서 준비해야죠


2005년 뮤지컬 ‘아이다’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지도 어느덧 20년 차에 접어든 옥주현은 명실상부 막강한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로 성장했는데요. 옥주현은 “‘티켓파워’라는 수식어가 무섭습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며 “제가 어떤 작품이든 매진을 시키는 배우는 아니에요. 그냥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단 생각이죠.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나면 영혼을 갈아서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예전에는 ‘무대에서 뭘 해야 하는지’만 생각했다면, 시간이 흐른 지금은 그냥 ‘무대에서 살고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며 “먼저 경험한 노하우를 뮤지컬계 후배들을 위해 잘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선배로서의 따뜻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2024 마타하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인터뷰 오피셜 포토_제공 EMK뮤지컬컴퍼니 (6).jpg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제 작품 4편이 동시에 오르는 기분이요? 말도 안되는 일이죠!


한편 ‘마타하리’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이번 연말연시에 본인이 쓴 뮤지컬 네 편(‘마타하리’, ‘지킬앤하이드’, ‘시라노’, ‘웃는 남자’)를 잇따라 선보이는데요. 와일드혼은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인 만큼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내년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됩니다.


글 : 공연전문인터뷰어 이우진

사진 : EM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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