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배 씨는 ‘낙성대 묻지마 폭행’을 보고 불의를 참지 못했다. 망설임 없이 피해자를 구한 그에게 돌아온 것은 치료비 문제였다. 7시간 넘게 수술을 받았지만, 피의자로부터 수술과 입원, 치료에 드는 비용을 받지 못한 것이다.
곽경배 씨 / 뉴스1
'흉기 찔리며 온몸으로 막은 '낙성대 의인'이 혼자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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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듣고 나선 곳은 LG였다. 곽경배 씨는 ‘LG의인상’ 덕분에 큰 걱정을 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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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인상’ 미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회 곳곳에 ‘어벤져스’와 같은 영웅이 있다면, 이들을 지켜보고 놓치지 않는 ‘LG의인상’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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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인상’ 특징은 수여식이 따로 없다는 점이다. 곽경배 씨 사례처럼 치료비에 빨리 쓰일 수 있도록 지원 과정이 일주일 안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의인들에게 실용적이면서도 뜻깊은 상이 되는 ‘LG의인상’ 영웅담 7개를 추려봤다.
1. 고(故) 정연승 특전사 상사
고 정연승 상사가 후배들에게 공수강하 교육을 하던 생전 모습 / 이하 뉴스1
고(故) 정연승 특전사 상사는 ‘LG의인상’을 처음으로 받은 의인이다. 고인은 평소 양로원, 장애인 복지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형편이 어려운 아동을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정연승 특전사 상사는 지난 2015년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구하려다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LG복지재단은 ‘LG의인상’을 수여하고 유족들에게 위로금 1억 원을 전달했다.
2. 곽경배 씨
곽경배 씨
곽경배 씨는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노숙인에게 이유없이 맞던 여성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노숙인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당했다.
오른팔 동맥과 오른손으로 이어진 신경 6개가 절단돼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그에게 돌아온 건 수백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였다. 의상자 지정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던 상황에서 곽 씨를 도운 건 ‘LG의인상’이었다. LG복지재단은 수여식 없이 곽 씨 병문안을 통해 상장과 상금 5000만 원을 수여했다.
3. 신승용 구조대장
신승용(왼쪽) 대장 / 이하 LG그룹 제공
여수해양경비안전서 122 구조대는 태풍 ‘차바’로 좌초된 여객선을 구해냈다. 신승용 대장과 구조대원 7명은 초속 36m로 부는 강풍 속에서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견디며 선원 6명을 전원 구조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을 구해낸 이들에게 LG 측은 ‘LG의인상’을 줬지만, 이들은 상금 5000만 원을 다시 기부했다. 신승용 대장과 해양경찰 5명은 해경 장학재단인 ‘해성 장학회’와 유니세프, 지역 사회복지관에 상금을 전달했다.
신 대장은 “앞으로도 24시간 출동대기태세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기부금이 뜻 깊은 곳에 사용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4. 반휘민 중위
반휘민 중위
반휘민 중위는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한 시민에게 ‘생명’을 선물했다.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반휘민 중위는 서울역 고속철도 승강장에서 목에 이물질이 걸려 쓰러진 남성을 응급처치로 구조했다. LG복지재단은 반휘민 중위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반휘민 중위의 의로움은 상을 받은 뒤 더욱 빛을 발했다. 반 중위는 상금 전액을 노숙자 보호시설인 경기 성남 ‘안나의 집’에 기부했다.
5. 이태걸 경사
이태걸 경사
이태걸 경사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 얼음장처럼 차가운 강물에 풍덩 뛰어든 의인이다. 이 경사는 지난해 12월 경북 안동댐 인근 취약시설을 점검한 뒤 경찰서로 복귀하는 길에 물 속에 빠진 여성을 발견했다. 한겨울 차가운 강물었지만 이 경사는 뛰어들어 여성을 구했다.
LG복지재단은 이 경사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으나, 이 경사는 장학금에 써달라며 안동시 장학회에 상금을 모두 기부했다.
6. 박종우 경사
박종우 경사 / LG그룹 제공
박종우 경사는 맨손으로 고령의 할머니를 불길 속에서 구한 의인이다. 박 경사는 지난해 3월 17일 가평의 한 마을을 순찰하던 중 화재 현장을 목격하고 뛰어갔다. 그 곳에서 박 경사는 다리에 불이 붙은 할머니를 발견하고 맨손으로 불을 껐다. 이 과정에서 박 경사 역시 2도 화상을 입고 말았다.
박 경사는 순찰차에 있던 소화기로 불을 꺼 산불도 예방했다. 박 경사는 LG복지재단으로부터 받은 ‘LG의인상’ 상금을 쪼개 할머니가 화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달했다.
7. 원만규 씨
원만규 씨 / 뉴스1
원만규 씨는 놀라운 재치로 일가족의 목숨을 구했다.
지난해 11월 22일 경기 부천시 여월동에 있는 한 다가구 주택에서 불이 나자 4층에 살던 일가족 5명은 베란다로 대피해 있었다. 집안에 불길이 일고 연기가 나는 상황에서 서둘러 대피해야 했지만, 주변 전선들에 걸릴 위험이 커 소방대 사다리도 접근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퇴근하던 길에 이를 목격한 원만규 씨는 자신의 크레인을 이용하면 가족을 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곧바로 크레인을 몰고 왔다. 크레인에 소방대원을 태운 원 씨 덕분에 일가족 5명은 무사히 화재현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원 씨는 LG의인상과 상금 30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상금을 쪼개 이주노동자를 돕는 단체인 아시아문화연대와 부천창영초등학교 관악부에 기부했다.
원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생각지도 못한 상과 상금을 받았고, 창영초등학교 관악부가 전국 1위임에도 불구하고 단복 마련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LG는 앞으로도 ‘LG의인상’ 발굴에 계속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수상 관련 연락을 했을 때 ‘한결같이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일부는 ‘좋은 일을 했다고 받은 위로금인 만큼 뜻 깊은 곳에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다”며 “이렇게 훌륭한 의인을 발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