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요!(-,.-)"
"피부가 짓물러요~"
"환경을 파괴하는 기분이에요(ㅠㅠ)"
생리대를 쓸 때 느끼는 가장 큰 고민이다. 최근 생리대 가격 인상 소식과 함께 '비싸서 생리대를 쓰지 못했다'는 취약계층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였다. 두 가지 비보는 우리에게 '생리대'라는 물건 자체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일회용 생리대를 대신하려는 움직임은 전부터 있었다. 자발적으로 면 생리대를 만들어 쓰거나 체내 삽입형인 탐폰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면 생리대는 휴대성이 떨어지고 직접 세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체내 삽입형 탐폰은 자칫 독성쇼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여성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현상인 생리를 더욱 기쁘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린컵 박기영(24)대표는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를 휴학하고 생리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박기영 대표가 일회용품 생리대의 대안으로 생리컵을 연구한 계기는 특별했다.
박 대표는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습지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한 여학생이 생리 때문에 빠진 일이 있었다. 알고 보니 생리통이 아니라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집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연이었다"고 말했다.
청년 스타트업 린컵 박기영 대표와 생리컵에 대한 오해를 풀고 진실을 알아봤다.
천연고무로 만든 생리컵은 재질 특성상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다. 대신 '실리콘'은 무독성 물질로 알레르기 반응이나 피부 발진을 일으키지 않는다. 제품에 쓰이는 실리콘은 중금속이나 유해물질 등이 검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검사 중이다.
처녀막과 생리컵은 관계가 없을까? 린컵 박기영 대표는 "만약 처녀막이 파열될까 걱정하는 여성이라면,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처녀막은 비단 성관계뿐 아니라 자전거 등 운동 때문에 파열될 수 있다. 생리컵은 처녀막을 파열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기 때문에 처녀막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생리컵을 안 쓰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성 생식기는 질과 자궁 경부, 자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궁 경부는 굉장히 두꺼운 근육 조직이라 생리컵이 자궁으로 넘어갈 수 없다. 인체 구조상 이물질이 자궁경부를 넘어서 갈 수 없어 생리컵이 들어갈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생리컵 1개 가격은 2만 원 후반대에서 3만 원 중반대 사이다. 1개 가격은 비싸게 느껴지지만,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저렴하다. 박기영 대표는 "평생 일회용 생리대 대신 린컵을 사용하면 약 27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성쇼크증후군이란, 탐폰을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다. 탐폰을 구매하면 상자 겉면에 '독성쇼크증후군'을 주의하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는 탐폰 면 조직에 포함된 고농도 고분자화학 물질에 예민할 경우, 독성쇼크증후군을 겪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박기영 대표는 "생리컵은 화학물질로 생리혈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컵으로 생리혈을 받아내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박기영 대표는 "설명서에 적혀있는 대로만 잘 따라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3주기 정도는 적응 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하다. 중간중간 생리대를 교체하거나 생리대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피부발진, 악취로부터 벗어난다는 주장이 있다.
박기영 대표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바로 편하게 사용하기엔 어렵다는 점이다.
박기영 대표는 "처음부터 무리해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사용 시간을 늘려보라"고 말했다. 기존에 쓰던 생리대나 탐폰과 병행해 적응하시는 시간이 필요하다. 박 대표는 "절대 무리해서 사용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는 생리컵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후기를 전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 바로가기)
캐나다 가정의 저널(Canada Family Physician)에서 2011년 6·7월호(제57호)를 통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생리컵은 기존 일회용 생리대나 탐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저널에서 연구팀은 "실험자들이 처음에는 사용에 어려움을 겪다가 3주기 후(약 석 달 후) 91% 사용자들이 만족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만족'이란 제품을 좋아하고 다른 이에게 추천함을 뜻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생리컵 안정성에 대해서는 향후 의학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국은 "생리컵이 생리혈을 막아 모아두기 때문에 생리혈이 역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부족해 실제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리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인체 해부학적 구조상 생리컵이 자궁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너무 깊이 넣거나 잘못 넣으면 뺄 때 어려울 수 있다"고 당부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에 따르면 생리컵을 이용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1. 사람에 따라 적절한 크기·모양·재질의 생리컵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2. 삽입 방법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3. 제거 시 생리혈이 새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