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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Nov 02. 2017

미인대회 나가 여성혐오 고발한 참가자들

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올해 미스 페루 선발대회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여성들이 겪는 폭력의 참상을 알리는 무대였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스 페루 선발대회의 최종 결승 진출자 23명은 무대에서 자신의 가슴·허리·엉덩이 둘레를 언급하는 대신 폭력의 희생자가 된 수많은 페루 여성을 대변했다. 


이날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로미나 로사노는 "나는 칼라오미 지역 대표다. 내 사이즈는 3114"라며 "2014년까지 3114명의 여성이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됐다"고 밝혔다.


리마 지역 대표 카밀라 카니 코바는 무대에 올라 "나는 리마 지역 대표다. 내 사이즈는 2202"라며 "페루에서 지난 9년동안 2202건의 여성혐오 살인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23명의 대회 참가자들은 "내 사이즈는"이라고 운을 뗀 뒤 Δ81%의 소녀들이 친인척에게 폭행당하고 Δ70%의 페루 여성이 길거리에서 성희롱을 경험하며 Δ10분에 소녀 한명이 성적 착취로 사망하는 페루 여성의 현실에 대해 전달했다.


심사위원들도 여느 때와 달랐다. 참가자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취미나 자선활동에 대한 질문 대신 "우리는 매일 자신의 남자친구나 전(前)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하는 여성들의 뉴스를 접한다"며 "법률을 바꿀 수 있다면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리마 시립극장에서 진행된 미인대회는 TV를 통해 페루 전역으로 전해졌고, 날카로운 비판과 지적들은 가벼운 엔터테인먼트를 기대했던 관객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스 페루 출신이자 내년 대회 기획을 맡은 제시카 뉴튼은 이 같은 진행 방식을 고안한 이유를 "국가의 여왕(미인대회 우승자)은 보통 여성,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모든 여성을 대변하는 사람이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로미나 로사노는 내달 25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미인대회 참여자들과 함께 행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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