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 이제 파운데이션으로 가리지 말자

지나친 화장은 안면 홍조를 더욱 심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기자가 절대 사지 않는 화장품이 있다. 바로 볼에 바르는 블러셔

셔터스톡

새하얀 피부에 블러셔를 살짝 올려주면 얼마나 예쁜지 알지만 내겐 꿈같은 이야기다. 바로 안면 홍조 때문... 이미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어 블러셔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영화 '미쓰 홍당무'에 등장하는 삽질의 여왕, 양미숙도 안면 홍조에 시달린다. 시도때도 없이 빨개지는 양미숙 얼굴이 너무나 촌스러워보였다가도 '나 같아서' 안쓰러워진다. 

영화 '미쓰 홍당무' 포스터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배우 강예원 씨도 안면 홍조를 공개했다. 그는 "찬바람 맞으면 촌년 볼따구로 변신한다"며 제발 비비크림만은 허락해달라고 애원했다. 전국 '홍조인'들의 심금을 울린 장면이었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안면 홍조가 콤플렉스인 일반인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안면 홍조는 '일단 화장으로 가리고 보자'는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잡티, 여드름 등 다른 피부 고민보다 케어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낮은 게 현실. 

SNS에는 홍조를 가리기 위해 '커버력 좋은 파운데이션'을 찾아 헤매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되돌아보니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안면 홍조를 가리기 위해 파운데이션을 볼에 얹고 스펀지로 마구 두드렸다. 그걸로 부족해 컨실러를 수차례 덧발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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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화장으로 가리는 건 한계가 있다. 지나친 화장은 안면 홍조를 더욱 심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안면홍조란 얼굴, 목, 머리, 가슴 부위의 피부가 갑작스럽게 붉게 변하면서 열감이 나타나고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증상이다. 지오 피부과 전문의 김현진 원장에 따르면 안면홍조는 피부의 온도변화, 감정 변화, 음식, 폐경, 약물, 음식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김현진 원장은 "최근 피부과에 찾는 민감성이나 트러블성 피부의 환자분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고민 중 대다수가 피부가 쉽게 붉어지는 것"이라며 "(홍조는) 선천적, 후천적으로 인한 민감한 피부에게서 쉽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칸타 TNS에 따르면 20~39세 여성(응답자 650명) 중 홍조와 관련된 고민을 가진 여성은 전체 중 72%, 예상보다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홍조 현상은 매우 다양하다. 세안이나 샤워를 한 뒤 볼이 붉어지거나 환절기에 피부가 쉽게 붉어지면서 민감해지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외부 자극으로 일시적으로 울긋불긋 달아올랐던 피부가 쉽게 진정되지 않거나 피부 관리를 받은 후 더욱 붉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화장을 해도 피부톤이 고르지 않은 것도 홍조 관련 고민 중 하나다. 피부 화장이 마음에 들지 않다 보니 커버력 있는 제품만 찾게 되고, 메이크업은 점점 두꺼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흥미로운 점은 홍조 증상을 경험하면서도 스스로 '홍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여성도 꽤 많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응답자의 22%를 차지했다. 

피부과학회가 지난해 종합병원 피부과에 방문한 안면홍조 신규 환자 500명의 진료기록 차트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약 68%의 환자가 본인 증상 및 질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홍조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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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최근에 홍조 관련 고민을 화장으로 가리기보단 근본적으로 해결해보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하지만 아직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진정팩이나 민감성 라인 화장품 사용에 그쳤다. 

김현진 원장은 "홍조를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고 했다. 미세먼지, 급격한 온도차이 등 외부 환경이나 피부 트러블, 스트레스 등으로 생긴 홍조는 일상에서도 쉽게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음주를 자제하면 홍조를 유발하는 원인을 피할 수 있다. 족욕, 반신욕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피부 온도를 맞춰주는 것도 필요하다. 

김현진 원장은 "저자극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진정 제품으로 자극 받은 피부를 진정시켜주면 일시적으로 붉어진 피부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내에도 붉어지는 피부를 집중 케어해주는 화장품 라인이 있다. 

먼저, 유럽 내 홍조 시장에서는 이미 1위를 차지한 아벤느 ‘안티-레드니스’가 한국에 상륙한다고 한다. 안면홍조가 스트레스였던 사람들에게는 무척 설렐 희소식이다.

아벤느

안티-레드니스 라인은 붉어진 피부를 진정시키고 집중 케어하는 '안티-레드니스 세럼'과 '안티-레드니스 수딩 마스크'로 구성됐다. '안티-레드니스 세럼'은 자연 유래 고농축 루스커스 추출물이 함유돼 일시적으로 붉어지고 민감해진 피부를 집중 케어하며, '안티-레드니스 수딩 마스크'는 쿨링 효과가 있어 외부 자극에 의해 일시적으로 붉어진 피부의 급속 진정과 집중 케어를 돕는다.

피지오겔

지난 해 이맘때쯤 피지오겔에서 출시한 ‘카밍 릴리프’ 라인 역시 건조하고 민감한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는 대표적인 붉은기 완화 제품이다. 특히 카밍 릴리프 라인은 클렌징부터 기초케어 단계까지 총 5종으로 구성되어 민감해 붉어진 피부를 집중 케어 하는데 좋다.

피지오겔만의 바이오미믹 테크놀로지와 스킨 수딩 콤플렉스가 함유되어 자극 받은 피부에 풍부한 보습을 주고, 피부를 편안하게 해준다.

이 라인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인 ‘카밍 릴리프 세럼’은 유분감이 없어 가벼운 제형이지만 보습감은 탁월해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켜 주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더마

마지막으로 바이오더마 ‘센시비오 포르테’이다. 이 제품은 ‘급진정 119 크림’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을 만큼 뒤집어지고 붉어진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킨다. 피부과 시술 후에 피부가 자극 받아 붉어졌거나 건조로 인해 열감 등이 있는 피부에 사용하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제품 역시 아벤느, 피지오겔 제품과 마찬가지로 산뜻하게 피부에 흡수되어 사용감이 좋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 춥고 건조한 가을•겨울철이 되면 안면 홍조가 특히 심해진다. 이번엔 기자도 두터운 화장에 기대기보단 홍조 집중 케어에 도전해볼 예정이다. 

안면 홍조를 개선해줄 생활 습관부터 전용 화장품까지 찾고나니 마음 한편이 든든해졌다. 올해도 '촌년 볼따구' 탈출기는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