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에 걸리면 개고생”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주방위생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위생에 신경을 써도 잘 몰라서 혹은 무심코 한 행동 때문에 식중독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주방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모아봤다.
1. 생닭을 싱크대에서 물로 씻는다.
생닭을 물에 씻으면 주방이 오염된다. 닭을 씻은 물이 사방으로 튀면서 닭에 있는 식중독균이 퍼지기 때문이다. 생닭에 있는 캄필로박터균, 살모넬라균 등은 구토, 복통, 설사 등을 일으킨다.
시중에 판매되는 닭은 위생 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씻을 필요가 없다. 식중독균은 75도 이상에서 1분만 가열해도 모두 죽기 때문에 잘 익히기만 하면 안전하다.
2. 갈아놓은 소고기로 만든 음식을 덜 익혀 먹는다.
소고기는 고기 표면에만 세균이 번식하기 때문에 겉만 잘 익혀 먹으면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크를 레어로 먹어도 안전한 이유다. 하지만 갈아놓은 고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겉과 속이 뒤섞이기 때문이다.
소위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도 소고기에 있는 병원성 대장균인 O157에 의해 발병한다. 평소에 레어로 익힌 소고기를 선호하더라도, 햄버거 패티는 속까지 충분히 잘 익혀서 먹어야 한다.
3. 냉동 식자재를 실온에서 해동한다.
냉동된 식자재를 해동하겠다고 실온에 방치하면 식중독균이 번식할 위험이 높다. 해동할 때는 전날 미리 냉장고로 옮겨 천천히 해동하는 게 가장 좋다. 급할 때는 지퍼백에 밀봉한 채로 차가운 물에 담그고, 30분마다 물을 갈아주면서 해동한다. 해동된 후에는 즉시 조리한다.
4. 도마를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는다.
생고기가 닿은 도마에 야채를 썰거나 하면 식중독균이 옮겨가는 교차 오염이 발생한다. 도마를 중간중간 깨끗하게 씻어서 사용하거나,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 도마를 갖춰놓는 게 좋다.
칼도 마찬가지로 날고기나 생선을 다룬 자른 다음에는 씻어서 사용해야 한다.
5. 먹다남은 음식은 식히지 않고 냉장고에 넣는다.
뜨거운 음식을 식히지 않고 냉장고에 바로 넣으면 냉장고 내부 온도가 상승해 다른 음식들도 상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음식을 식히려고 실온에 너무 오래 방치해도 식중독균 번식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지퍼백에 담아서 얼음물에 식히거나, 표면적이 넓은 용기에 옮겨 담으면 빠르게 식힐 수 있다.
6. 고기나 생선를 트레이나 용기에 옮기지 않고 냉장고에 넣는다.
고기나 생선은 트레이나 밀폐 용기로 옮긴 다음 보관해야 한다. 고기나 생선에서 새어 나온 즙이 냉장고 내부나 다른 음식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7. 곰팡이 핀 음식을 곰팡이만 걷어내고 먹는다.
음식에 핀 곰팡이를 발견했을 때 겉만 걷어내고 먹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곰팡이도 식물이 뿌리를 내리듯 내부까지 침투하거나, 포자를 퍼트리기도 한다. 눈으로 보기에는 겉에만 피어있어도 실제론 음식 전체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8. 청결하지 않은 수건, 행주로 손을 닦는다.
수건, 행주는 의외로 주방에 교차 오염을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젖은 수건이나 행주는 식중독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수시로 소독할 여유가 없다면 차라리 일회용 타월을 사용하는 게 훨씬 위생적이다. 손이 더러워졌을 땐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는 게 가장 좋다.
셰프들이 어깨나 앞치마에 걸어놓고 사용하는 수건인 '사이드 타월'도 마찬가지다. 오염된 손이나 조리 기구가 닿으면서 박테리아 소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식품위생 전문가들은 뜨거운 손잡이를 잡는 용도로만 사용하길 권한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는 한 방송에서 외국 셰프들이 어깨에 걸친 수건으로 프라이팬 손잡이를 잡는 이유가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