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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Nov 30. 2018

화제의 농촌 유튜버 '두더지 아저씨' 인터뷰

밭에서 잡은 두더지 찍은 유튜브 영상으로 화제가 된 농촌 유튜버

이하 유튜브, '성호육묘장'


한 시골 농부의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성호 육묘장'에는 '두더지가 농작물에 주는 피해와 잡는 방법. 땅 파는 장면'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은 중년의 한 농부가 밭에서 잡은 두더지 한 마리를 공개하며 시작된다.  


꿀고구마 수확을 위해 밭에 갔던 농부는 두더지를 발견하고 잡았다. 농부는 "두더지가 어린 농작물이 자라는 흙을 파고 지나가 농작물을 말라 죽게 한다"면서도 두더지가 힘을 제대로 못 쓰자 안쓰러워했다. 


유튜브, '성호육묘장'


열심히 흙을 파는 두더지 모습을 구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농부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는 "잡힌 지 하루가 지났는데 먹이를 못 먹어서 힘이 없어 보인다. 농작물 피해를 주기도 해서 없애버려야 하지만 차마 그렇게 못하고 산에다 풀어주겠다"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10분 남짓한 영상은 화려한 편집기술이나 특별한 홍보 없이 2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구독자들은 농부의 친근하고 구수하지만 중독성 있는 말투와 귀여운 두더지 모습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이 화제의 유튜버 안성덕(64) 씨는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농사를 지으며 모종 사업을 하고 있다고 위키트리에 자신을 소개했다. 유튜브 속에서 들었던 친근한 말투는 여전했다. 


안성덕 씨는 "인기가 실감이 안 난다"라고 말하면서도 "댓글을 다 읽어보고 있다. 이제는 댓글이 너무 많이 달려서 다 읽지도 못할 지경"이라고 했다. "제 말투가 친근하고 꾸밈이 없이 순박하다네요. 귀엽다고도 해주고"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안성덕 씨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부터 농사일을 접했다고 밝혔다. "유튜브를 보니 농사에 관한 영상이 많이 있더라. 나도 농사를 50년 정도 지었으니 사람들에게 내 농사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서 찍기 시작했다"고 했다. 


하우스 짓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안성덕 씨


지난 6월 안성덕 씨는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다. 상추 키우기, 수박 순치는 법, 대파 재배법, 해충 제거하기 등 알찬 정보들을 영상에 담았다. 그렇게 제작한 영상이 지난 5개월 동안 100여 편에 달했다. 


영상은 주로 아내가 촬영했다. 유튜브에 올리는 일은 아들에게 맡겼다. 대신 영상 편집 없이 짧고 간단하게 찍었다. 피망, 고추, 부추 등 약 70~80가지 모종을 키워 판매하는 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유튜브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이유다.   



안성덕 씨는 "젊었을 때 마을회관이나 기관에서 영농교육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도 천안시 영농 지도자 중 한 명이다"라고 밝혔다. 유튜브 영상에서 농사 지식을 막힘없이 술술 쏟아내던 말솜씨는 여기서 비롯됐을 테다.  


농사 노하우 외에도 안성덕 씨 유튜브에는 번외편이 있다. 강아지, 토끼 같은 반려동물과 개구리 사마귀 등 다양한 농촌 생물들을 촬영한 영상이 그것이다. 이 번외편은 꽤 인기가 많다. 


유튜브, '성호육묘장'
안성덕 씨가 키우는 토끼 영상 중 한 장면. 최근 새끼를 5마리 낳았다고 소개했다.
최근 번외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길냥이


두더지 영상도 그중 하나다. 안성덕 씨는 "도시 사람들이나 아이들은 이런 곤충과 생물들을 많이 못 봤을 것 같아서 찍는다"면서 번외편을 찍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두더지 얘기를 꺼내자 "제가 너무 두더지에 대해 안 좋게 말한 것 같다. 유익한 점도 많은 동물"이라면서 "농작물을 심고 나서 기계를 이용해서 땅속에 공기를 넣어주기도 한다. 그러면 잔뿌리가 썩지 않는데 두더지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꿀고구마 농사를 망친 두더지지만 이 두더지 덕분에 농촌 유튜버는 대박이 났다. 안성덕 씨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인기를 얻게 해줘서 두더지한테 고맙다. 다음에 산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성덕 씨는 "제 머리속에 있는 지식을 다 전해 드리겠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영상을 지금처럼 계속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성덕 씨에게 잡힌 두더지. 안성덕 씨는 촬영 후 이 두더지를 산에 풀어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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