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가 나오거나 맛집 탐방을 하는 영화는 많지만 음식에 관해 경각심을 주는 영화는 드물다.
건강, 생명 등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 관련 영화를 소개하려 한다.
1. 옥자
봉준호 감독이 낸 최신 영화 '옥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논란이 된 작품이다.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폴 다노(Paul Dano)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참여해 큰 관심을 끈 '옥자'는 유전자 조작 돼지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세계적 기업 '미란도'는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전세계 농부들에게 돼지를 키우도록 한다. 미란도는 강원도 산골에 살던 옥자를 최고의 돼지로 선정하고 뉴욕으로 끌고 간다.
옥자와 함께 사는 미자(안서현)는 돼지를 구하기 위해 동물 보호 단체 ALF 도움을 받아 뉴욕으로 가게 되지만 사건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작품 후반부에 옥자를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 미란도와 이를 막기 위한 미자의 사투가 그려진다.
영화를 본 일부 관객들은 포털 사이트에 "도살장 앞에서 울부짖는 슈퍼 돼지 모습을 보고 한동안 돼지고기를 먹지 못했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9일 개봉한 '옥자'는 CGV, 메가박스, 롯데 시네마 등 멀티 플렉스가 상영을 거부하면서 상영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2. 파닥파닥
옥자가 돼지 도살장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면 '파닥파닥'은 횟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치던 고등어 '파닥파닥'은 어느 날 그물에 잡혀 횟집 수족관에 잡혀 온다.
횟집 수족관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올드 넙치'와 달리 주인공은 바다로 돌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한다.
회가 떠지는 과정과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 심리상태가 잘 그려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수족관에서 물고기 사이에 벌어지는 일도 실감 나게 묘사했다.
3. 소시지 파티 (Sausage Party)
지난 2016년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소시지 파티(Sausage Party)'는 제목만 들으면 어린이와 함께 봐도 될만한 작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화를 들여다보면 동심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토마스와 친구들'을 만든 그렉 티어넌(Greg Tiernan)과 성우이자 감독 콘래드 버논(Conrad Vernon)은 어른들을 위한 만화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일상적인 공간에서 그리는 잔혹 동화를 기획한다.
주인공 소시지와 친구들은 마트에서 손님에게 팔려가는 것을 '천국에 가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마트 식자재들은 장바구니에 담기고 계산이 되는 과정을 신에게 축복받는 것으로 생각하며 마트를 떠난다.
자신들이 어떻게 될 운명인지 몰랐던 식자재들은 부엌에서 갈기갈기 찢기고 온몸이 산산이 조각난다.
영화는 맹목적으로 무언가를 믿는 사회를 풍자하기 위해 마트를 소재로 삼았다. 영화 후반부에는 자신들을 잔인하게 대하는 인간에게 대항하는 모습이 잔인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4. 슈퍼 사이즈 미 (Super Size Me)
2004년 제작된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는 저예산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감독 모건 스펄록(Morgan Spurlock)은 2003년 2월 한달간 삼시 세끼 맥도날드 햄버거만 먹으며 영화를 촬영했다.
그는 점원이 슈퍼사이즈를 권할 경우 무조건 '슈퍼사이즈 밀'을 먹었다. 그가 '슈퍼사이즈 밀'을 먹은 날은 하루 500Kcal를 섭취하기도 했다.
스펄록 감독은 의사들과 함께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 달간 실험을 했던 감독은 몸무게가 11kg이 증가했고 신체나이도 23.2세에서 27세로 늘었다.
그 외에도 우울증, 성 기능 장애, 간 질환 등을 겪어 예전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1년 넘게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다.
5. 착한 식단을 찾아서 (Food Choices)
지난해 10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착한 식단을 찾아서(Food Choices)'는 온갖 먹거리가 넘쳐 나지만 제대로 된 식자재 정보가 드문 현실을 꼬집었다.
영화 전반부에선 육식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룬다. 그동안 언론과 방송에서 육류, 유제품, 달걀, 생선류를 먹어야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영화에서는 꼭 그렇진 않다고 지적한다.
육식 재료가 생산·공급되는 과정을 다루며 항생제, 성장 촉진제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영화 중반부에는 '붉은 고기는 몸에 나쁘지만 닭과 생선류는 괜찮다'라는 말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작품에서 인터뷰를 한 파멜라 포퍼 박사는 “생선은 바닷속 먹이사슬에 따라 중금속이 쌓여있을 수 있다. 생선을 섭취한 인간에게 좋을 게 없다"라고 밝혔다.
영화 후반부에는 생명권과 환경 파괴에 관해 다루며 "전 세계 육류 소비를 감당하기 위해 하루에 수만 그루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