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ㅅㅌㅊ”
“아닌 척 해도 우리에겐 뭔가 ‘있어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가오’는 소중하니까!”
[요즘사람 김가오] EP16.
"생각보다 ㅅㅌㅊ" 멜론 떠나 방황하는 자들을 위한 '바이브' 3개월 리뷰
음원사이트 '멜론'의 사기혐의 압수수색 소식으로 연일 소란스럽다. 무려 510만 명이 넘는 유료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인만큼 '멜론'을 사용해온 유저라면 놀랄 수 밖에 없다.
필자는 '멜론'과 옛정이 깊다. 10년 넘게 딱히 불편함 없이 이유도 따지지 않고 쭉 사용해왔다. 그러다 올해 2월, '멜론'을 해지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큰 이유는 신박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국내외 뮤직서비스가 대거 출몰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 중 나의 선택은 'VIBE(바이브)' 였다.
생소할지 모르지만 바이브는 작년 6월 네이버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인공지능 기반 음악 추천 서비스다. 유저가 듣는 음악을 토대로 선호하는 장르와 가수를 파악하고,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악까지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아무리 인공지능 AI 시대라고 하지만..."
인공지능 서비스라 하면 일단 복잡하고 조금은 어렵게 느껴진다. 음악 하나 듣는데 인공지능 기술로 추천까지 받아야해? 싶었지만 ‘3개월 무료 체험’ 문구에 홀려 그만... 그렇게 '바이브'를 사용하게 됐다. 그 후로 3개월이 지나 벌써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괜찮은' 서비스로 조금 더 써보기로 했다.
"그래서 바이브 뭐가 좋은데?"
"일단 예뻐요. 딱 봐도 트렌디하잖아요."
바이브가 '생각보다 좋았던' 이유 중 첫번째는 그냥 예뻐서다. 바이브의 UI는 큼지막한 타일 형태로 구성해 앨범 아트웍 위주로 볼 수 있고 직관적이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좋아하는 곡에 하트 버튼을 누를 때다.
하트를 누르면 레이저가 나타나며 화면이 네온효과로 가득찬다. 이렇게 하트를 누른 곡들은 보관함에 차곡차곡 쌓인다. (버튼 누르는 맛이 있다보니 좋은 노래를 발견하면 무한 하트를 누르게 된다..♥♥)
"귀차니즘이라면 바이브가 딱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더이상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멜론을 사용할 땐, 대부분 인기차트를 듣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 수록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서 들었다. 하지만 이 플레이리스트는 금방 질려 새로운 노래를 추가하기 위해 이리저리 검색하며 떠돌곤했다. (너무 귀찮아ㅠㅠ)
바이브는 이처럼 귀차니즘과 변덕스러운 음악 감성을 지닌 유저들에겐 최적의 서비스다. 처음 바이브 APP을 시작할 때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5명 이상 선택해야한다. 하나 둘 하트를 누르다보면 자연스럽게 아래에는 '내가 좋아할만한 아티스트'가 저절로 뜬다. 누르다보면 "어? 어떻게 알았지..." 하는 마음이 들 정도다.
그렇게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하고 나면 나를 위한 '믹스테잎'이 만들어진다. 믹스테잎 속에는 마음에 들었지만 누구 노래인지 놓쳤던 곡들도 있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알지 못했던 곡들도 섞여있다. 어쨋든 유저가 좋아할만한 노래를 스펙트럼 넓게 추천해준다는 점은 너무나 간편했다.
"디제이 없어도 바이브만 있으면 파티 준비 완료ㅋ"
멜론은 가요나 인기 팝을 듣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야말로 최근 유행하고 많은 이들이 즐겨듣는 노래가 순서 매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과 홈파티를 즐기거나, 한강에서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기거나, 땀 흘리며 헬스 운동을 할 때 항상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다보면 지루해졌다.
추구하는 음악 취향 하나 없이, 그저 남들이 많이 듣는 음악만 듣는 건 가오가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바이브'의 DJ스테이션 기능을 마지막 이유로 꼽고싶다. 이 탭에서는 느낌별, 장르별 스테이션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느낌별 스테이션에는 '힙터질 때', '파티할 때', '멍때릴 때', '사랑했을 때' 등 그 날의 내 기분에 따라 고를 수 있다.
★한 가지 꿀팁 더!★
평소 클러빙이나 페스티벌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AI 디제이 스테이션'을 적극 추천한다. EDM, CHILL, TECHNO, HIP HOP 네가지 중 선택할 수 있으며 AI 기반으로 선곡한 음악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AI 디제이 스테이션의 묘미는 마치 디제잉하는 것처럼 다음 곡으로 넘기면 믹싱이 된다는 점이다. 이전곡, 다음곡을 재생할 때 뚝뚝 끊기던 플레이리스트와는 전혀 다르게 마치 DJ가 직접 믹싱하듯 재생되던 곡은 페이드아웃되고 다음곡으로 연결된다.
3개월 동안 바이브를 사용해 보니 왜 네이버가 ‘3개월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막상 써보니 아침 출근길에는 ‘요즘 외힙’ 스테이션을, 운동할 때는 ‘힙 터질때’,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들썩 거리고 싶을 땐 AI 디제이 스테이션을...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바이브를 이용하고 있었다.
멜론을 떠나고는 싶지만 선택지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 밑져야 본전 아닌가. ‘바이브’의 인공지능 추천 서비스가 나와 잘 맞을지 일단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