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라면 마니아들이 꼽은 '최고의 라면'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 이전에는 간편한 조리 방법 덕분에 식사 대용으로 찾았다면, 이제는 식사로도 야식으로도 하루에 여러 번 찾게 되는 '국룰 메뉴'로 자리 잡았다.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 라면 인기에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유행에 따라 마라탕, 짜장 맛, 짬뽕 맛 등 무궁무진한 메뉴로 변신해 신제품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영화 '기생충' 흥행으로 인한 짜파구리 열풍까지 더해져 올해 3분기까지 국내 라면시장은 약 1조 6500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오늘은 무슨 라면을 먹지..?" 편의점에 라면이 진열된 공간만 가더라도 고민에 빠지게 되는 지금. 라면 좀 먹어봤다 하는 전국 라면 마니아들이 꼽은 '최고의 라면'은 무엇일까.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지역별 라면 매출 제품'을 들여다보자.
전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면은 부동의 1위 농심 ‘신라면’이 차지했다. 신라면 팬이 특히 많은 지역은 충청북도로, 점유율 12.9%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신라면은 특유의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로 출시 이후 35년째 사랑받고 있다.
새로운 종류의 라면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지만 '라면'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제품일 만큼 가정에서도, 식당에서도 신라면은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라면에 한 번 빠지면 중독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신라면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한 라면은 바로 '짜파게티'다. 점유율 7.1%를 기록했으며 짜파구리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유명 유튜버와 TV 방송에서도 다양한 짜파구리 레시피가 전파되며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마트에서도 찾기 어려운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전국 라면 인기 지도에서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신라면이 유일하게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지역은 부산과 경남이다. 부산, 경남지역과 경북지역에서 1,2위를 차지한 제품은 '안성탕면'으로 유독 경상도에서 강세를 보였다. 구수한 된장 맛을 선호하는 경상도 소비자들은 소고기 육수를 바탕으로 된장과 고춧가루가 어우러진 제품이 딱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라도 지역에서는 '삼양라면'이 돋보였다. 전라북도에서 4.5%, 전라남도 5.6%로 3위에 안착한 삼양라면은 지역의 전통적인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특징 때문으로 추측된다. 또한 호남에 생산공장을 둔 삼양식품에 대한 친근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 외에 군부대가 많고 레저 휴양 시설이 밀집한 강원도에서는 '육개장 사발면'이 3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 또한 얇은 면발로 등산을 가거나, 여행 갔을 때 찾는 고정 소비자들이 있다. 오뚜기의 '진라면 매운맛'은 수도권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 충북 지역에서 3위를 차지하며 신라면, 짜파게티 뒤를 이었다.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오지 않은 3분기이지만, 벌써 누적 라면 시장 규모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날씨가 점차 쌀쌀해지는 11월과 12월은 더구나 따뜻한 국물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라면 성수기'라 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연말까지 라면시장 규모는 2018년 세웠던 최대 규모인 2조 9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으로 밥 대신 '라면'을 꼽는 이들이 생길 정도로 국민들의 식탁 깊숙이 자리 잡은 라면 제품들. 2020년 전국 라면 인기 지도에서 알 수 있듯이 전 국민이 한 번쯤 먹어볼 만한 유행 제품이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라면은 얼큰한 국물에 면발을 즐기며 속을 풀어내는 제품이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