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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Oct 05. 2016

"아내·남편이 스트레스 받으면 내가 살찐다"

● 남편의 허리 사이즈 증가는 아내의 만성 스트레스와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있다. 이 경우, 남편이 결혼 만족도가 낮거나, 아내가 결혼 만족도가 높았다. 


● 아내의 허리 사이즈 증가는 남편의 만성 스트레스와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있다. 특이 이때 남편의 결혼 만족도가 낮았다.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노년학 연구(Journal of Gerontology: Psychological Sciences) 학회지 온라인판에 공개된 연구 결과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진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2042명을 종단연구한 결과다. 결혼한 지 평균 34년된 부부가 연구대상이 됐다. 연구진은 2년에 1번씩 연구대상자를 만나 허리 둘레를 측정하고, 개인 심층 면담을 했다. 허리 둘레는 연구대상자의 비만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기본 척도로 사용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연구 시작 무렵 남성 참가자 59%, 여성 참가자 64%가 악화되는 비만·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연구가 끝날 무렵 비만·질병이 악화된 남성 참가자는 66%, 여성 참가자는 70%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가설을 세웠다. '결혼한 관계에서 비만이 심해지는 데엔 본인의 스트레스 뿐 아니라, 배우자의 스트레스, 결혼생활 불만족 정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내 살은 네 탓이기도' / pixabay


 

연구진 가설대로, 내 살은 내 탓만이 아니라 배우자 스트레스 탓도 있었다. 남자와 여자 모두 마찬가지였다. 남자와 여자의 허리 사이즈 증가는 아내 혹은 남편의 만성 스트레스와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있었다. 


단, 남자와 여자 각각의 결혼 만족도와 배우자의 비만 사이에는 다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내의 허리 사이즈 증가는 남편의 낮은 결혼 만족도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남편은 아내의 결혼 만족도가 높을 때도 허리 사이즈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연구진은 여자에 비해 남자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대체로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이유로 꼽았다. 남자 쪽이 여자에 비해 결혼생활에 덜 민감한 탓이기도 하고, 결혼이 여성에 더 불리한 제도인 탓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자가 결혼생활이 불만족스럽다고 했을 때는 그 결혼은 정말 정말 나쁜 상태일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경우 남자와 여자 모두 스트레스가 높고, 비만 정도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른 가설도 있다. 만성 스트레스지만 결혼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 여자들이 '너무 많이' 남편에게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받아주느라 스트레스를 받은 남편이 비만이 된다는 해석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로 나의 행복과 건강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으며, 특히 배우자의 만성 스트레스와 상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짚었다. 


만약 배우자가 몇 년 째 스트레스에 힘들어하고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배우자에게 힘을 북돋아주길 바란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배우자를 평가하고 판단하고 창피주는 대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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