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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Oct 11. 2022

현대차가 영국에서 이색 전시회를 연다

'현대 커미션: 세실리아 비쿠냐: 브레인 포레스트 키푸' 작품전


'현대 커미션: 세실리아 비쿠냐: brain forest quipu' 전시 전경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전동화 계획은 공격적이다. 목표는 2030년까지 회사 매출의 중심축을 전동화 차량으로 대체하는 것. 지난해 전기차 14만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2026년 84만대로 6배, 2030년 187만대로 13배 이상 전동화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굿바이 내연기관'을 위한 현대차의 의지는 문화사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열리는 '현대 커미션: 세실리아 비쿠냐: 브레인 포레스트 키푸(brain forest quipu)' 전시회가 11일부터 내년 4월 16일까지 개최된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체결한 장기 파트너십에 따라 진행되는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로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초대형 전시장 터바인 홀(Turbine Hall)에서 매년 혁신적인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 2016년 필립 파레노, 2017년 수퍼플렉스, 2018년 타니아 브루게라, 2019년 카라 워커, 2021년 아니카 이에 이어 예술가 칠레 산티아고 출신의 세실리아 비쿠냐가 이번 일곱 번째 현대 커미션 작가로 참여한다.  


테이트 모던 관장 프란시스 모리스, 현대 커미션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 현대자동차 고객경험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이번 전시회는 친환경차 회사로 우뚝 서려는 현대차의 목표와 부합한다.  자연 재료와 전통 직조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텍스타일(textile: 직물이나 옷감 등을 활용해 구체적인 형태나 형상을 만드는 것) 조형 예술 및 대형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예술가이자 시인 세실리야 비쿠냐가 그간 생태계, 환경 등 현대 사회의 주요 쟁점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여왔기 때문이다.


세실리야 비쿠냐가 준비한 이번 작품전은 산림 파괴와 기후변화에 따른 토착인 피해에 대한 애도를 표현한다. 여러 형태와 색상으로 매듭지은 끈을 이용해 의사소통한 고대 안데스 지역의 언어 체계 키푸와 작가가 주목한 다양한 토착 역사와 문화, 환경 문제를 조명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키푸란 안데스 산맥 일대에서 사용한 결승문자(結繩文字)다. 솜과 털로 만든 여러 색과 굵기의 끈으로 매듭을 묶어 의미를 부여해 의사소통에 활용했다. 끈의 색깔, 매듭을 짓는 횟수, 매듭의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다.


전시 진행은 테이트 모던의 프로그램 디렉터 캐서린 우드와 국제 미술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피온탄 모란, 커뮤니티 프로그램 큐레이터 헬렌 오말리가 맡았다.    


현대 커미션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


전시는 테이트 모던의 터바인 홀 천장 양 끝에 설치한 길이 27m의 조형물과 오디오 및 디지털 작품으로 구성됐다.


터바인 홀 양 끝을 잇는 두 개의 조형물은 키푸에 기반을 둔 작품으로 가공되지 않은 양모, 식물성 섬유, 판지 등의 재료를 라틴 아메리카계 지역사회 여성들이 수집한 영국 템스강 유역에 버려진 점토 파이프, 도자기 조각 등과 함께 엮었다.


조형물의 형태는 죽은 숲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 질감과 색은 앙상한 생태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각 조형물 내부의 스피커를 통해 전시장 안에 흐르는 오디오 작품 ‘사운드 키푸’는 콜롬비아 작곡가 리카르도 갈로와 협업한 것으로 토착인들의 전통 음악, 즉흥 연주, 현장에서 녹음한 숲의 소리 등을 한데 모았다.


이와 함께 전시장 내 스크린과 테이트 미술관 공식 웹사이트에서 토착인 사회 활동가들의 영상을 송출하는 작품인 ‘디지털 키푸’를 통해 사운드와 디지털 요소가 더해진 전시를 완성했다.    


'현대 커미션: 세실리아 비쿠냐: brain forest quipu' 전시 전경


메인 전시와 더불어 오는 14일 전시 연계 활동으로 테이트 모던에서 ‘키푸 오브 인카운터스:리추얼즈 앤 어셈블리스(Quipu of Encounters: Rituals and Assemblie)’ 행사가 열린다. '만남의 키푸: 의식과 집회'로 번여고디는 이 행사에선 전 세계 예술가와 환경운동가, 과학자, 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위기 예방을 위한 참여 의식을 갖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실리아 비쿠냐가 선보이는 이번 현대 커미션은 전통과 문화, 역사와 기억이 어우러진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한층 더 확장된 시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인간, 시대, 문화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예술을 후원함으로써 예술 생태계 전반의 발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테이트 미술관과는 현대 커미션과 별도로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Hyundai Tate Research Centre: Transnational)’을 통해 전 세계 문화·예술 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예술, 문화,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전 지구적 관점의 연구와 협업을 2025년까지 진행한다.


한편 테이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 등 글로벌 뮤지엄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대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세실리아 비쿠냐는 누구?>


1948년 칠레 산티아고에서 태어난 세실리아 비쿠냐는 1971년 칠레대학교 국립미술학교(National School of Fine Arts, University of Chile)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72년부터 1973년까지 영국 런던에 있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Slade School of Fine Art, 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올해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에서의 개인전 외에도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쿤스트인스티튜트 멜리(Kunstinstituut Melly), 멕시코 시티의 국립멕시코대학 현대미술관(Museo Universitario de Arte Contemporáneo (MUAC)), 스페인 마드리드의 CA2M 등에서 회고전을 개최했으며, 미국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in New York), 칠레 산티아고의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 Santiago), 영국 런던의 ICA(Institute of Contemporary Arts), 화이트채플 아트 갤러리(Whitechapel Art Gallery) 등 다양한 기관의 전시에 참여했다.


또한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평생 공로상, 2019년 Premio Velázquez de Artes Plásticas, 허브 알퍼트 예술상(Herb Alpert Award in the Arts), 1999년 뉴욕에서 Anonymous Was a Woman Award, 그리고 1997년 앤디 워홀 재단 상(Andy Warhol Foundation Award)을 받았다. 2015년 코넬대학교에서 초청 강사(Messenger Lecturer)로 임용됐으며, 27권에 이르는 시집의 작가이자 아티스트 콜렉티브 Artists for Democracy의 창립 멤버다.



'현대 커미션: 세실리아 비쿠냐: brain forest quipu'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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