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키트리 WIKITREE Jun 28. 2023

한국 대기업 회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핵인싸 된 이유

부산 엑스포 유치 위해 파리 찾은 최태원 SK회장의 활약상 눈길


이하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쓰고 있는 '감투'는 세 개다. 그룹 회장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더해 2030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최 회장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다. 엑스포 유치 민간유치위원장 자격으로 지난 20일(현지 시각)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총회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와 함께 엑스포 유치를 위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PT에 퍽 만족했던 까닭일까. 최 회장은 행사장을 떠나며 취재진에게 말했다. “엑스포 유치해올게요!” 엑스포 유치를 자신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최 회장의 파리 방문은 사실 쉽지 않았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발목에 깁스를 한 상황에서 목발을 짚고 출국길에 올라야 했다.

     

발목 부상으로 깁스를 한 최태원 회장의 6월 9일자 인스타그램 사진.


엑스포 유치 민간유치위원장이란 사람이 발목에 깁스를 하고 목발까지 짚고 PT 현장에 나타나면 파리의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 최 회장이 복안을 냈다. 목발을 '인싸템'으로 만들자고. 그는 직원들에게 지시해 부산 엑스포 로고를 새긴 홍보 패드를 목발에 부착했다. 엑스포 홍보 문구로 한껏 치장한 목발은 행사장에서 사람들 눈길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최 회장 목발은 웨이브(WAVE)를 소개하는 QR 코드까지 박은 덕분에 더욱 시선을 끌었다. 웨이브는 지구촌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으자는 최 회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인류 문제해결 플랫폼이다. 웨이브는 부산 엑스포를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해 온라인에서도 즐기고 협업할 수 있는 ‘오픈 엑스포’로 만들고자 하는 최 회장의 지시로 개발됐다.    


부산 엑스포 홍보 패드가 부착돼 있는 최태원 회장 목발.


파리 출장을 떠난 그룹 전용기도 심상찮았다. 파리가 패션의 도시라는 점을 고려해 전용기에 '엑스포 타투'를 새기고 파리 하늘에 입장했다. 12미터짜리 대형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문구가 전용기에 새겨졌다.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문구를 새긴 SK그룹 업무용 항공기.


최 회장의 화끈한 현지 인터뷰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프랑스 유력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필요성을 파리지앵들에게 어필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하기로 한 이유를 물어봐 달라”며 “그렇게 일찍 입장을 밝힐 이유가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리야드를 2030 엑스포 유치 장소로 지지한다고 밝힌 데 대해 아쉬움을 밝힌 것이다.  


그는 왜 부산이 엑스포 최적지인지도 설명하면서 2030 세계박람회는 경제적 이해관계나 한 특정 도시를 위한 전시장이 아니라 지구를 위한 유익한 솔루션을 선보이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21일자 프랑스 현지 언론에 실린 SK의 부산 엑스포 전면 광고.


SK는 최 회장의 파리 방문에 맞춰 현지 언론에 부산에서 엑스포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를 홍보하는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불편한 몸임에도 최 회장은 바쁘게 파리를 누볐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공식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한 그는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대통령을 따로 만나 왜 부산에서 엑스포를 유치해야 하는지 홍보했다.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환담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이 마크롱 대통령에게 SK 차원의 프랑스 투자를 언급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닌 부산을 지지해달라고 설득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최 회장은 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공연한 세계 1위 비보이팀 진조크루,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인 가수 시아준수와 기념촬영도 했다. 공식 리셉션 현장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옆에서 목발을 들고 찍은 기념사진은 두 경제 거물의 귀여운(?) 포즈 덕분인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프랑스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목발을 들고 있다.


최 회장은 PT를 비롯해 파리에서 진행한 유치 홍보 활동이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면서도 자만을 경계했다. 그는 공식 리셉션에서 "한국이 내용과 형식에서 압도했다”라면서도 “PT에서 이겼다고 투표에서 이긴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작가의 이전글 화제의 제품, '샤크 플렉스타일' 실제로 써봤더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